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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GOING HOME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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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Nov 04. 2022

스스로를 인정하기 시작하다.

비우기 시리즈 3.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성찬 한 세계적인 영적 스승이자 정신과 의사인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님의 저서 [놓아버림]이라는 책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분노에는 에너지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 때면 에너지가 차오름을 느낀다. 무의욕과 비탄에서 재빨리 분노로 올라간 다음, 다시 분노에서 자부심으로 뛰어오르고, 계속해서 용기로 올라가는 것도 익혀 둘 만한 비결에 속한다. 또한 분노 속에는 행동하려는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로 인해 행하는 상태에 이른다.    

놓아버림 | 데이비드 호킨스, 박찬준 저



무기력하고, 두려움이라는 낮은 에너지 레벨이 있던 사람이 분노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면, 삶의 의욕을 빠르게 되찾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저에겐 엉터리 사주 어플에 쓰인 제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무기력하고, 두려움에 떨던 저 자신을 분노의 단계로 넘어가게 해 준 큰 계기였는데요.


물론 이 분노의 에너지가 삶의 더 나은 긍정적인 에너지 단계로 넘어가기엔 부족한 면은 있지만, 일단은 저를 침대 밖으로 나오게 도와주었습니다.


사주는 확실히 타로에 비해 훨씬 더 길고 방대한 양의 정보들이 넘쳐났고, 이에 대해 역술인마다 굉장히 다양한 해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뭘 안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단 굉장히 방대한 해석 속에서 제가 밤새워 공부해서 그 당시에 사주에 대해 알게 된 큰 맥락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주에서는 사람을 태어난 년, 월, 시에 따라 고유한 특성을 가진 동물로 표현하는데, 일종의 포켓몬과 유사하다.
나라는 포켓몬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특정 시기에 주어진 미션을 사주를 통해 알 수 있다.
사주는 통계나, 운명론이라기보다는 그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해석이 달라진다.



사주에는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 그 일자와 시를 반영해서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의 5가지 속성(물, 불, 흙, 돌, 나무)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동물로 표현합니다. 


저는 이런 표현이 요즘 시대로 비유하자면, 포켓몬스터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보면, 굉장히 다양한 속성을 가진 몬스터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피카츄는 전기 속성의 쥣과입니다. 이 전기 속성을 가진 쥣과의 포켓몬이 진화를 갑자기 꼬부기라는 물 속성의 거북이 몬스터로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전기 속성의 피카츄가 그다음 단계가 전기 속성의 라이츄라는 동일한 쥣과로 진화하듯이 사주에서도 개인이 가진 고유한 능력과 기질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또한 저는 나라는 포켓몬에 대해 설명하는 도구로 사주를 해석하니, 그동안 다른 이들과 어울리면서 두드러졌던 저만의 특징들이 어디서 기인했냐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사주에서 볼 때 저는 청룡이라는 동물로 태어났다고 하는데요. 이 청룡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공통으로 백호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느껴지시겠지만, 굉장히 파워가 느껴지고, 추진력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고요. 청룡과 백호가 같이 있다 보니, 다른 동물들에 비해 겁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에 도전할 때 간을 보고 들어간다기보다는 호탕하게 빠른 승패를 보고 밀어붙이는 힘이 강하고, 주변 상황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합니다. 이런 특징을 좋게 말하면 도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위험 감지 능력이 살짝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 당시에 사주 리딩을 할 때는 그냥 재미로 봤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뒤에 제가 TCI라는 타고난 기질과 사회에서 형성된 성격을 알려주는 검사를 전문적으로 받아보았을 때 사주에서 언급하는 저의 고유한 성향들과 겹치는 지점이 많아 깜짝 놀라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청룡들끼리도 각자가 타고나게 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속성이 다른데요. 


저의 경우는 물과 불을 동시에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와 구름을 같이 사용한다고 보면 되는데요. 비를 내렸다가, 냇물을 만들었다가, 이슬을 만들기도 하고, 무지개를 만드는 등 정해진 규격 없이 상황에 맞게 필요한 형태로 무언갈 사회에 만들어 내는 존재입니다.


예전에 한창, 사주를 운명론적으로 접근하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같은 시간 같은 날에 태어난 쌍둥이들의 운명이 같다 틀리다로 갑론을박이 있었고, [실제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채널에서도 이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그냥 편하게 태어난 날과 시간이 같으면 그냥 서로 같은 속성과 능력을 갖춘 포켓몬이라고 생각하면 좀 이해하시기 편하실 겁니다.


왜 포켓몬스터에서도 보면 같은 피카츄끼리 대결을 벌여도 각자 환경이나 트레이닝 방법에 따라서 전혀 다른 역량을 보이는 것처럼, 사주가 같은 사람이라면 그냥 서로 포켓몬이 같은 거였던 겁니다. 다만, 그 사람이 자란 환경과 의지, 선택에 따라 자기 삶이 달라지는 것인 거죠.


과거엔 항상 제가 하던 일들이 워낙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보니, 남들이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특히 사회에서 규정짓는 직업군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스스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결핍감을 느꼈습니다.


뭐 예를 들면 아직도 사람들이 저를 마케터, 디자이너, MD 기타 등등으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하나의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관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어느 하나 개입이 안 된 일이 없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실제로 제 사주를 해석하면 애초에 제 사회적 역할이 사람들의 삶에 물이 부족하면 비를 내려 냇가를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무지개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게 그냥 본래 저의 역할인 건데, 그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에 저는 남들이 보는 시선에 자신을 맞추느라 과하게 애썼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외에도 사주를 활용하면 개인적인 기질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특정 시기에 나라는 포켓몬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 어떤 성장의 과제가 삶에서 주어졌는지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20대의 10년이라는 기간은 방랑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온몸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습득하는 기간이라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갑작스럽게 일어나 삶을 불안정하게 했던 이슈들은 체화된 문제 해결력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과정이었던 것이죠. 그래프로 표현한다면, 산을 오를 때 초입이 항상 힘이 많이 들고 숨이 벅차듯이 저의 20대는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 산에 올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저를 화나게 했었던 사주 어플에서는 이 그래프를 단순하게 사람의 운이 올라가면 좋은 거고, 내려가면 안 좋은 거라고 해석을 했던 겁니다.


사실 사주를 해석하려면, 부모와의 관계, 주변 환경 기타 등등 여러 변수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매우 많은 곳에서 이 맥락을 무시하거나 리딩을 하는 사람의 관점에 한정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지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저희 외가 쪽에 스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역술 해설에 강한 어르신이 계셨는데요. 저에게 해주셨던 말 중에 역술은 말에 살이 있기 때문에, 그 말로 인해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으니 함부로 누군가의 운명을 읽어주고 뱉는 일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부족하고 짧은 견해로 포켓몬이라는 비유를 들어가며 당신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결국 모든 게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저처럼 자신을 믿는 힘이 부족한 시기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런 콘텐츠들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삶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콘텐츠들을 접했다가 그걸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우려스러워 부족한 실력이지만, 더 자세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타로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뭐 신기가 있는 사람이 타로를 잘 읽는 게 아니라, 결국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타로라는 매개체를 통해 읽어낼 뿐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마음이 불안하고 정확하게 이 매체가 하는 역할을 잘 모르던 과거의 저에겐 미래를 읽는 신격화된 대상으로 다가왔던 것이지요.


물론 제가 스스로의 사주를 해석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이후의 저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거나 엄청난 깨달음이 생긴 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을 인정하고 이해하는데, 사주를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이를 계기로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저 자신의 고유의 특성을 인정하게 되면서 나만 언어로 된 포트폴리오를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나 하는 말이지만, 저는 우리 가족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의 사주는 봐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 또한 알아가는 중이고 굉장히 어설픈 리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 말로 다른 이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족은 봐주는 이유는 오랜 기간 저와 함께 살아온 가족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항상 당신의 삶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방향은 스스로 질문을 해보고 충분한 대화를 하면 결국 알게 된다는 사실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럼 한 주간 무탈하고 평온하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주에 또 찾아뵐게요!


이상입니다.


김고래 드림.




상황에 따라 자꾸 바뀌는 MBTI가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기질과 성격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tci 검사를 추천해 드립니다.


TCI 해설은 혼자서는 어려워 함께 선택하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해설은 전화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hellomindcare/products/5359853233?



개인의 사주에는 항상 살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나에게 피해를 주는 흉한 살이라고 잘 못 해석하고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의 경우는 백호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주가 처음 성행하던 시대에는 호랑이의 공격으로 인해 죽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공격은 예고된 일이 아니다 보니, 백호, 즉 호랑이와 연관된 살은 갑작스럽게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흉살로 해석이 되었는데요. 과거엔 이런 살을 여자가 가지고 있으면 남편을 잡아먹는 것으로 취급되고, 여자가 아니더라도 일단 가지고 있으면 뭐 갑작스러운 사건 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는 호랑이 공격으로 죽는 경우보다, 교통사고나 산재로 인해 죽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백호살에 대한 해석도 달라지게 됩니다.


최근엔 오히려 호랑이가 가진 용맹함에 더 초점을 맞춰서, 어떠한 어려움에 부닥쳐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뒷심과 끈기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으로도 해석이 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현대적인 관점에서 백호살에 대해 해석한 이야기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avares.tistory.com/677




* 이 이야기는 영상 에세이 형태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혹시 긴긴밤 잠이 오지 않을때 제 이야기가 생각나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주세요. 



https://youtu.be/T5HsoZHf14E


*혹시 이야기를 이메일로 받아보시길 희망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0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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