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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미리 Mar 01. 2024

돈은 벌지만 캥거루입니다

비미리기 ep4

꼭 독립해야 해?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캥거루족. 돈을 벌지만 독립하지 않는 나도 캥거루족으로 묶인다. 혼자 사는 예능이 흥할 만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저 부모님께 매달 생활비 드리면서 같이 사는 게 좋다. 당연히 용돈은 대학생 때까지만 받았다. 사실 회사까지 왕복 4시간의 통근을 하고 있어서, 다들 대체 왜 자취하지 않냐고 묻는다. 주변에서 자취 중인 사람들은 본가가 통근 불가능한 지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독립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나도 본가가 회사와 통근이 불가능한 거리라면 무조건 독립했을 것이다. 물론 왕복 4시간도 불가능한 거리라고 생각하는 들도 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혼자 살면 월세, 식비, 관리비 등의 지출이 커서 독립이 싫다. 실제로 자취하는 사람들은 자취하면 돈을 모으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경제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냥 가족이랑 떨어져 사는 것 자체가 싫다. 그렇다고 집안이 유복하거나 남다르게 화목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 사는 건 외롭다. 집에 있을 때도 방에 혼자 있기보다 안방에 모여 앉아 있을 만큼 혼자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다. 가끔 혼자 보고 싶은 거 마음껏 보는 상상을 하면서 자취하면 좋겠다 다가도 같이 사는 게 좋다.


평생 엄마 옆에 붙어있고 싶다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30살이 되면 독립하는 게 맞다는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독립해야 하는 나이가 꼭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하지 않는다면 30대에도 부모님과 사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독립했지만 다시 부모님과 사는 경우도 봤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룰 생각은 없지만 지금의 부모님, 동생들 조합의 이 가정이 참 좋다.


맨날 똑같은 회사 욕, 미래 고민 등의 찡찡거림을 진심으로 받아주고 들어주는 사람은 오직 가족뿐인듯하다. 친구에게는 아무리 친해도 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럴 때 가족이 최고다. 먼 미래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은 가족이랑 사는 현재가 만족스럽다.


엄마는 이미 현재 내 나이에 나를 낳아서 독립한 셈이었지만, 가능한 오랫동안 엄마 옆에 붙어살고 싶다. 대학생 때 잠시 기숙사에 살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낸 적이 있지만, 주말마다 무조건 본가로 돌아가곤 했다. 집이 멀어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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