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의 삶은 평온한 것일까. 고됨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것은 중요할까. 엄청난 의지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다람쥐가 결국 쇠쳇바퀴를 돌게 되는 불상사는 없을까.
적당한 무료함이 주는 평온함과 적당한 분주함이 주는 생동감은 양립하기 어려웠다. 이 둘의 면도날 균형에선 약간만 방심해도 각자의 단점에 의해 쉽게 베이고 만다. 과한 무료함은 되레 조바심과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과한 분주함은 고속도로 위, 자동차의 바깥으로 흐릿하게 이어지는 수평선처럼 매일을 의미 없이 스쳐 지나가게 했다.
의무교육, 대학, 취업과 같이 앞선 이들이 따랐던 통과의례들을 하나 둘 답습하다 보면, 내가 쳇바퀴 위의 다람쥐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다, 무료함과 분주함의 양 극단으로 요동치는 것에 아이러니한 권태로움을 느끼면 어떤 결심이라도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이 또한 쳇바퀴 같은 삶이다. 끝에 이르기까지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진 쳇바퀴는 이제 무한의 러닝머신이 된 것이다. 뛰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분주하게 달리는 것조차도 무료한 일상이 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불확실성이 치솟은 지금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앞으로의 새로운 일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장의 내일이 어떤 모양일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탄력성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물론 열심히 달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