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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zam Sep 23. 2021

랜덤넘버

머리만 뉘이면 잠에 드는 남자친구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잠꼬대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너무 너무 사랑한다고, 이렇게나 좋아서 어떡하느냐고, 걱정스러운 말투로 내게 새삼 고백했다. 그리곤 곧장 다시 잠에 들어서 그의 말이 맨 정신에 한 말인지, 잠꼬대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한동안 마음이 크게 부풀어서 지끈거렸다. 난데없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명치께가 저려오는 것처럼.


달력 위에 놓인 아무 숫자 중의 하나인 하루, 시계 위에 놓인 아무 숫자 중의 하나인 시간에, 저렇게 달콤한 말을 남길 줄 아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음에 고마웠다. 그날, 그를 영원히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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