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은 빼내도 못자국은 남는다지.
세상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니까,
가족 아니고 일 하다 만난 사이니까,
평생 볼 사이 아니니까,
쉽게 넘기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한 번 요동친 마음과 감정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니까,
가족이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거리를 두고 예의를 지킨다고 했는데도
불쑥 바운더리를 넘어와서
생채기를 내는 마음을
더 이상은 용서하지 못하겠다.
못은 빼내어도
못자국은 남는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질 지언정
자국은 사라지지 않는다.
생각 없이 TV를 보며 웃다가도
요즘같은 한겨울, 퇴근길 정류장에서
콩나물 시루가 된 버스를 보내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다가도,
그래서 겨우 올라탄 버스에서 손잡이만 붙들고
하차할 때까지 멍하니 서 있는 순간에도
순간순간 울컥하게 된다.
그래, 나는 쿨- 하지 못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나도 싸가지 없게 살 거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소중한 사람들만 든든하게 챙겨주고 마음 쏟고
그 바운더리 밖의 사람들에겐
차가워 지고 싶다.
그렇게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