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좋게만 보려 하지 말자.
한참 동안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있었다.
제목만으로도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누군가 날 싫어하고 험담 해도,
문제없다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책은 말해주었다.
미움받는 용기를 가지라고 했다.
왜 나는 그런 용기가 부족할까,
생각하다가
퇴근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를 충분히 싫어하고
나의 싫음을 대놓고 표현한 적이
별로 없었다.
'싫어'라는 의사표현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남의 싫은 소리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내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무례한 말에도
'허허-'웃으며 넘어갈 줄 알아야
어른이 된 거라 생각했다.
권위와 나이를 앞세워
나에게 짜증과 화를 쏟아내도,
참고 이해하는 것이
예의이자 도리인 줄 알았다.
정색했어야 했다.
싫다고 대놓고 말하는 용기가
부족했으면
표정으로라도, 눈빛으로라도
싫다는 경고를 날렸어야 했다.
그래도 되는 사이고,
그래야 지만 내가 다치지 않는 관계인데.
사람이든 물건이든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 것은 내 자유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고 배려해주지 않듯,
나 또한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며 살 필요는 전-혀 없다.
정말 전! 혀!
그러니 마음껏 싫어하며 살자.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음식이든 뭐든.
나는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다.
나에게 좋은 사람들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
그러니 내 마음 가는 대로
싫어하며 살아야지.
나는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