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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인 Jul 15. 2018

[작년의 생각] 노력한다는게, 말이 되지 않는 순간

- 노력해도 안되니, 맘편히 포기해야 하는 것들


어느 순간부터 마주쳐도
애써 눈을 피하는 것이 느껴졌다.

몹시 가까운 사이는 아니더라도
한 번씩 마주치면 안부도 묻고

반갑게 인사하던 사이였는데,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는걸까?' 고민했다.

'에이, 바빠서 그러셨나보지.
 다음번엔 내가 먼저 인사드리자.'

그렇게, 나는 넘어갔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알 수 없는 냉담함이
계속 되었다.

같은 팀도 아니고 업무로 부딪힐 일도 없고

말 실수를 할 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였던지라

내가 잘못한 것이 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없는 잘못을 만들어내려고
'혹시나..'로 시작되는 문장들을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퇴근 길 버스 안,

무심결에 듣던 노래에서 생각이 멈췄다.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노력으로 안되는 게 있다는 게,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되니?"

- 박 원 노래, 박 원 작사, '노력' 가사 중 발췌 -


그렇다.
세상에는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날은 내 마음도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마음에도 없는 사람을 노력해서 사랑하긴 힘들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감정도

내가 노력한다고 바뀔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너무나도 간단한 사실인데
왜 나는 누군가의 차가운 시선 앞에서

발만 동동구르면서 하지도 않은 잘못을 곱씹어보고

어린아이처럼 전전긍긍 해하며 있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사랑하며 살기에도 모자란 인생이다.
그러기에도 바쁜 인생이다.

그러니, 내 인생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엔

일일이 마음쓰며 살지 않겠다.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럴 땐 그냥 포기하면 된다.

나는 오늘,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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