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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 Aug 27. 2018

나는 지금 저 사람이 또 좋아졌나보다

[사랑의 흔적] 기다림

‘항상 평범했던 일상도 특별해지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이렇게 설레는 일이었나.

30분이나 일찍나와 기다리는 지하철역 8번 출구.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어 주섬주섬 이어폰을 꺼내 음악을 틀었다.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퇴근시간이 겹쳐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를 대신한다.

볼륨을 너무 높게 올렸나. 귓가에서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볼륨을 낮춰본다.


아, 음악 소리가 아니었나보다.

쿵-쿵- 거리는 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들린다.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다.

나는 뭐가 그리 급했는지 마음을 나누지 않고 모조리 꺼내 보여주었다.


저 계단을 어디쯤 올라오고 있을까.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금방 찾아내어줄까.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까. 만나면 손을 흔드는게 좋을까 이름을 부르는게 좋을까. 반갑고 기쁜 마음을 표현해도 괜찮을까.

옷 매무새를 정리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많은 사람들 틈에 그 사람이 보인다.

귓 속을 맴돌던 음악이 잠시 멈추고, 머리 속을 돌아다니던 생각 대신 들리지 않던 고동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쿵- 쿵- 하고.


아, 나는 지금 저 사람이 또 좋아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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