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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루트 Dec 04. 2024

안녕, 딸


문을 열자, 

딸이 우두커니 서 있다.     


네 살짜리 아들을 품에 꼭 안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로.      

갈 곳이 없어서 왔다고 했다.


그림자마저 힘겨워 보여 

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손주를 번쩍 안아 올리며,

잘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곤히 잠든 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얼큰한 김치찌개를 끓여주는 것뿐이었다.      


잠에서 깬 딸이. 

그늘진 얼굴로 주방을 둘러보았다.  

    

늘 그랬듯이

내가 좋아하는 찌개네! 하며

신나게 숟가락을 들어 올리길.      


그러고는 이내,

살찌겠다 투덜대면서도 

밥 두 그릇을 뚝딱 비워내 주길.            


배부른 얼굴로 

천진난만하게 웃어 준다면..


그 모습 하나로도 나는 충분하다.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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