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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리 May 07. 2021

모두가 특별한 사람이 될 순 없잖아!

평범한 40대가 어때서!

무심코 열어서 보는 sns에는 온통 특별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내 삶은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아이들과 지난한 하루를 보내는 것만 같은데 말이다. 그럴 때마다 문득 박탈감으로 인한 우울이 엄습해온다. 특정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부러워해서라기 보단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패배감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다.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함이 두려웠다.


아이들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되면서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삶에 만족 하노라 주술처럼 스스로 되내이곤 했지만 사실은 두려움이 늘 저변에 깔려있었다. 그냥 전업주부로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40대로 살아가야 할 내 미래가 말이다.




"너는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격려와 칭찬을 종종 아이들에게도 해주곤 한다. 너는 너만의 특별함을 갖고 있으니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를 새겨주고 싶어서일 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모두에게 특별하다고 하는 것은 모두가 특별하지 않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특별함'이란 프레임에 가둬버린 채 '넌 반드시 특별한 사이 돼야 한다'라는 무언의 압박을 게 된다. 그 무형의 에 갇혀버리면 평범함이란 것은 추구해서도, 좇아서도 안 되는 터부시 되는 그 무엇으로 전락한다.



나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포부로서 나는 나만의 특별함을 찾으려고 노력했었다. 그 특별함은 남과 비교해서 내가 조금 더 잘난 '그 무엇'을 찾는 과정이었다. 주변 아줌마들보다 외모가 그나마 조금 괜찮은 편이려나, 영어를 조금은 잘하는 축에 속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엄마표로 잘 키워내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아이들은 그래도 똘똘하게 잘하는 편이지 않는가... 하는 것들 말이다. 이런저런 내가 남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포장하고 과시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를 과장하고 보상받으려는 욕구가 커질수록, 내가 과시하고 있는 그 이상으로 잘하는 특별한 사람들은 세상에는 더 많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으며 더 큰 패배감만 맛볼 뿐이었다.


극단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뭔가 특별한 예외주의를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 기준에 나를 빗대어 보면 부족하고 초라하기 그지없음을 느끼며 우리는 불안과 절박함에 시달린다. 빨리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나만의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말이다.  그러나 '특별함'이란 프레임에 갇혀 버리면 우리는 절대로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없다. 그 틀을 깨고 벗어나서 내가 평범한 존재임을 먼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만 가치 있는 존재는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특별함'이란 결국 실체가 모호하다. 내가 평범한 존재인 것을 받아들이면 예외주의의 기준과 평가에서 자유롭게 된다. 내가 매일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깊이 음미해볼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시 나의 가족과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일, 아이들을 위해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일, 혼자 있는 시간에 깨끗이 집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는 일, 재미있는 영어 원서를 읽으며 날마다 배움의 발견을 알아가는 일,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잠시나마 쓸 수 있는 의지를 갖는 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우정을 나누는 일, 사랑하는 남편과 산책하며 미래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만들어보는 일...


이 모든 일상들에 깊이 침잠하여 진정한 내 삶을 가꿔나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일상을 잘 살아내면 그다음 하루는 조금 더 근사한 날이 펼쳐진다는 소소한 진리를 얻는 덤도 누 수 있다.



결국 멋지게  나이를 든다는 것은 익숙하고 따분하고 지루한 일상에서도 설렘과 기쁨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일상이 괜히 일상이겠는가. 날마다 반복되는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인정하는 실체없는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면 되는 것이다. 관객이 없어도 상관없다. 위대하든 소박하든 주인공은 주인공인 것이다.


평범한 40대이면 어떤가!

 

매일 반복되는 그 무대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면 그만이다. 기대하시라, 오늘과 다른 또 다른 근사한 연기가 내일 펼쳐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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