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을 깔았다!

욕망과 슬픔 사이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by Tess

요즘 정말 미치겠다. 다름 아닌 성욕 때문에. 이혼 후, 내 몸이 이렇게까지 요동칠 줄은 몰랐다. 한 사람과 15년을 살면서 1~2주에 한 번쯤은 관계를 가졌던 그 리듬이, 지금 내 몸 어딘가에 박혀 있다. 끓어오르는 게 느껴진다. 며칠째 전남편의 체취가 미친 듯이 그립다. 목덜미, 겨드랑이, 사타구니 냄새까지. 내 몸 위에 올라왔을 때의 하중, 손깍지의 감각, 꽉 안겼을 때의 부피와 팔뚝까지. 그 모든 게 나를 무너뜨린다. 삽입이 그리운 건... 모르겠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살 냄새와 인간 체온, 그가 주던 ‘존재의 무게감’이 사라진 데서 오는 결핍 같다.


토요일에 정신분석 선생님이 말했다. “소개팅을 하든, 어플을 한 번 깔아보세요.” 그래서 나도 집 오는 길에, 진짜로 깔았다. 그리고 어떤 남자와 저녁을 먹었다. 손이라도 잡아주길 바랐는데, 거리만 유지하더라. 근데 더 놀란 건—그 남자가 전남편이랑 너무 닮았다는 거다. 생김새, 말투, 심지어 “돈 벌어야죠” 하는 현실감까지. 트레이너였고, 영업일을 하고, 가난한 집안 얘기를 서슴없이 꺼냈고, 성실하고 책임감 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또, 그런 사람에게 흔들렸다. 아, 나란 사람. 똑같은 남자에게, 똑같이 끌리고. 그걸 또 자책하면서, 정신줄 붙들고 있던 주말.


그때 문득 정신이 들었다. 내 안에 어마어마한 성욕이 있구나. 이건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정말로 욕망이구나. 물론, 사고를 쳐도 된다. 나는 이혼했고, 법적으론 싱글이다. 누굴 만나든, 섹스를 하든, 내 선택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내가 무너지진 않을까? 성욕이 해소될까? 오히려 더 자책하고, 더 상처 입진 않을까? 나는 그런 감정을 아직 감당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바이브레이터 충전해서 쓰는 중이다. 혼자 내 성적 판타지를 들여다보고, 어디서 쾌감을 느끼는지 탐색하며 버티고 있다.


퇴근 후엔 우이천을 달렸다. 집에 와서 옷 갈아입고 달릴 정도면, 내 성욕이 얼마나 센 건지 짐작이 가겠지. 달리면서도 괜히 젊은 남자들한테 눈이 간다. 이 에너지를 어딘가로 흘려보내야겠다 싶어서, 그렇게라도 몸을 움직였다. 글을 쓰다 보니 떠오른다. 박우란 선생님이 했던 말. 내가 무의식적으로 엄마라는 페니스와 결합된 상태로 있으려 한다고. 그런 상태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박샘은 내가 엄마의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질문을 던졌다. 나의 엄마는 한 번도 혼자 존재한 적이 없다. 그녀에겐 빈틈이 없었다. 포기란 말도 없었다. 그에 비해 나는 지금, 포기하느라 울고 있다. 이건 철저히 내 울음이고, 내 고통이고, 내 몸의 애도다.


이혼을 통해 나는 남편과 엄마(+아빠)라는 삼각구조에서 빠져나오려 몸부림치는 중이다. 그리고 그 여백을 누구로도 쉽게 채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데이트 어플을 깔았지만, 정신줄 열나게 붙들고, 욕망에 넘어가지 않으려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마저도 다 지워버렸다. 이 빈틈에 엄마가 다시 들어오지 않도록 막고 있다.


샴쌍둥이처럼 기형적으로 엉켜 있던 관계에서 찢겨져 나온 자리는 너무 아프고, 너무 낯설다. 추억 하나, 냄새 하나 스치면 견딜 수가 없다. 태어나 처음 맞이한 이 여백 앞에서 나는 무방비 상태다. 그래서 아이처럼, 매일 목놓아 울고 있다.

성욕은 폭발하고, 이별은 아프고, 공기 같았던 전남편은 사라졌는데, 그와 다시 잘 되고 싶지는 않고, 그런데 또 그가 어떻게 사는지는 궁금해서 미치겠고, 나는 왜 이러나 싶어 또 머리를 쥐어뜯는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널뛰는 요즘이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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