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여행기'
금요일까지 빡세게 일하고, 어제 오후 비행기를 타서 13시간(+2시간… 연료 문제로 제때 출발 못하고, 비행기 안에서 2시간 대기;; 티웨이 쉽지 않음…) 동안 날아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도착했다!
공항 근처 숙소로 들어오니 새벽 1시. 자는 둥 마는 둥, 눈만 감았다 떴다 반복하다 보니 지금 8시다. 아침을 해결하고 자그레브 시내로 들어갈 예정!
이번 여행의 컨셉은 **여유롭고 편안하게!**인데, 자리탓 + 시차에 민감한 나는… 여유롭게가 잘 안 된다. 잠을 잘 못 자니까, 깨어있는 시간 내내 심심함과 외로움을 맞이하며 견뎌야 한다. 책도 영상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호텔방 천장과 창문, 휴대폰만 들락날락하며 바라봤다.
한편, 저 기나긴 비행시간 동안 오지게 울었다. 그냥 눈물이 났다. 일, 사람 관계, 낯선 남자와의 섹스로 도피했던 아래에는 헤어짐, 이별, 상실에 대한 슬픔이 있었다. 혼자 여행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만큼 꿋꿋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뒤돌아보지 않을 만큼 단호한 건 아니다.
그래서일까? 혼자 있게만 되면 우는 것 같다. 쌍문동에서도 맘 편히 울지 못했던 나는… 슬퍼하고 애도하기 위해 애쓰며 크로아티아까지 온 거다.
사진을 너무 많이 지워버려서 안타까웠다. 좀 남겨둘 걸…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그렇게 처음 만났던 상황이 떠올랐다.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만난 당신은, 그때 나의 보호자였다. 러시아어도 잘하고, 경험도 풍부하고, 지리도 잘 알고 있던 너가 얼마나 든든했는지!
하지만 한국에서, 그리고 결혼 후에는 역할이 바뀌었던 것 같다. 나는 그게 굉장히 무거웠다. 나도 아직 보호가 필요한 아이로 남고 싶은데… 어찌 당신까지 내가 책임지랴?
이번 여행에서는 그 보호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집중해서 볼 생각이다.
나는 아이가 맞는가?
아이로 있고 싶은가?
이 욕구를 놓지 못해 얼마나 큰 결과들을 불러왔는가?
아! 편안하고 이지한 여행이라 했는데 ㅋㅋㅋㅋ 너무 독기 있게 썼네. 볼 만큼만 보자. 볼 수 있는 만큼만.
일단 한 마음을 정리하러,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러 온 것이 우선! 내가 우선이다.
종이책으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권』을 들고 왔고, 전자책으로는 캐롤라인 냅의 『욕구들』을 보고 있다. 둘 다 묵직해서 책을 펼쳤다 덮었다 반복 중ㅎㅎ
쓰다 보니, 내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크로아티아까지 와서 이래야 해, 저래야 해 하면서 쪼는 거다. 멈추자!
오늘은 자그레브 시내 관광을 하려고 한다. 아침부터 든든히 먹고, 여행 시작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