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풀 던 두 달

데이팅 앱을 지우다!!!

by Tess

예전에 범블을 지웠고, 지난 주에 틴더를 탈퇴했다. 많이 채워졌는지 시시하다.

아니, 그것보다 나를 성적대상으로만 보는 시선이 지겹다.


15년을 한 남자를 만났고, 그와 헤어진 후에는 다른 남자들이 나를 ‘여자‘로 보는 것에 신기해 적응을 못했다. 실제로 데이트 신청을 하는 남자에게 “제가 여자로 보여요?” 라고 물어볼 정도였음_

내 결혼생활이 저 정도로 드라이 한 것이엇나보다. 내가 가진 본래의 성별, 여성성을 말려 죽여야 할 정도로…..


그 후엔 두 번의 소개팅과 몇 번의 데이트들을 했었는데… 이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더라. 오래도록 ’임신만을 위한 섹스‘를 해왔던 나는 어떤 불을 꺼뜨려야만 했다. 활활 타올라서 나를 집어 삼키기 전에 있는 ‘욕구불만‘이란 불을…. 그래서 어플을 깔아 남자를 만나고 몸을 섞었다.

‘감정 없는 섹스가 가능할까?‘했는데 되더라. 오히려 더 좋더라. 잘 보이려는 노력 없이 오로지 감각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와 약 2달간 그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이 사람은? 저 남자는 어떨까? 나는? 나는 어떤 타입의 남자가 좋지? 나는 어떤 자세/어떤 행위를 좋아하지?’ 하면서 왕성하게 탐구했다. 그래도 오랫동안 한 남자만을 만났던 짬이 잇어서 그런가 ㅋㅋㅋㅋㅋ 엄청 못되거나 이상한 사람은 만나지 않았다.


자보고 아니다 싶으면 원나잇으로 끝나고 차단하면 되는거였고, 괜찮으면 2-3번을 더 잤다. 세 번쯤자면 시들해져서, 다른 사람을 찾아서 채팅을 했다. 이렇게 두 달을 해보니까… 이 또한 시들하다. 더이상 궁금한 것이 없다. 자신의 성기와 스킬을 자랑하는 남자들의 패턴도 똑같아서 흥미가 가지 않는다.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왕성한 호기심으로 탐험하고 있엇는데, 이젠 욕망만 채우는 그런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 내 몸과 얼굴만 보고 칭찬하고 .. 환심을 얻어보려는(그렇게해서 내가 대주기를 바라는 목적을 가진 관계)것이 지겹다. 나는 이 겉껍데기 말고도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제는 이런 나를 알아봐주고 교류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내가 가진 조건, 외모, 스킬(?)ㅋㅋㅋㅋ 말고도 나란 ’존재’ 자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_ 그런 사람과 짙고 깊은 교류를 하고 싶다.

그래서일까? 요즘 그렇게 데이트가 하고 싶다. 만나자마자 옷벗고 섹스부터하는거 말고… 예쁘게 차려입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시는 그런 데이트가 하고 싶다.


한편, 내가 이런 모드로 변화했다는 것은 지금만나고 있는 파트너의 역할이 클 것이다. 끊임없이 예쁘다. 섹시하다. 멋지다. 해주면서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내 삶에는 개입하지 않는 이런 파트너쉽이 오히려 나를 많이 채워주었다. 내가 아프다해도 ‘왜 아프냐, 관리 좀 하지 그랬냐’라면서 비난하지 않고 또 그렇다고 과하게 안쓰러워하지도 않는…. 그 거리감이 나에겐 위로이자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얽히진 않는다. 내가 이 친구를 깊이 좋아하게 된다면, 나는 또 고마워할 듯!)


10년 넘게 한 남자만을 만나면서 묶어놨던 성적 호기심과 욕망을 어플을 통해 모르는 남자들로부터 관심과 플러팅을 받으며 많이 충족시켰다. 그 안에는 큰 보상심리와 그이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감정 모두가 들어있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살풀이였다. 제대로 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꼬리뼈에도 큰 부상을 입었겠다. 당분간 섹스는 쉬어야 한다. 지금 만나고 있는 파트너도 정리가 되겠지… 전남편을 보내는 슬픔과 외간남자를 만나는 쾌락 사이에서 왓다갓다하던 세 달이 지났다. 그 교차점에서 더 진한 쾌락을 느낀 것 같다.


욕망의 파도가 지났고, 다른 흐름이 오고 있다. 어떠할 지…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거침없이 나를 내맡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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