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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Feb 22. 2024

36만 유튜브 'AND (인싸담당자)' 미방송분

MD가 되려면


올 초에 구독자 3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AND (인싸담당자)'에 출연했어요. PD님의 돌발 질문 공세에 땀이 삐질 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 6분짜리 영상 촬영에 무려 2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안 비밀. 저는 일할 때 늘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하기'를 강조하는데요. 이것을 유튜브 세계에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흔히 말하는 '유튜브 각'이죠. 좋은 내용을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한 스킬업이 필요하다는 자기반성을 하며 미방분 중 중요한 내용들을 공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TDNpNr5cb4



Q. 이학기 반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학창 시절에 반장 선거에 나가면 꼭 2학기에만 반장이 되더라고요. 그땐 낯가림이 심했고 내성적이라 1학기엔 극강의 I 성향을 보였죠. 그러다 분위기 파악이 끝나면 2학기엔 극강의 E 성향으로 돌변했어요. 보시다시피 제가 상남자 하드웨어를 갖고 있지만, 내면에는 소녀 감성의 소프트웨어도 갖고 있어요. 술천재처럼 보이지만, 사실 술바보이기도 하고요. 이런 저의 반전 매력을 잘 표현하기 위해 '이학기 반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MD 직무가 유독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게 두 가지, '권한'과 '자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매력을 느끼는 단어이기도 하죠. MD는 Merchandiser의 약자로, 상품을 통해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능력자라고 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모든 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합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면 MD는 회삿돈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MD가 '뭐M든지 다D 한다'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많은 권한이 주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MD는 전공이나 스펙보다 다양한 경험이 더 중요한 직무에요.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서 오히려 자유로워 보이죠. 이런 매력 포인트들이 취준생들에게 와닿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패션 MD로서 트렌드에 영향을 끼친 경험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온라인에서 여성복을 쇼핑하는 소비자에게 오프라인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쿠팡에서 여성복을 사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보면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서 자기 전에 옷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 전에 배송된 옷을 입고 출근하죠. 반품도 자유롭고요. 백화점 오픈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입어보고 반품하는 것이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비문화가 탄생한 거죠. 저는 5년 전에 쿠팡 로켓 패션 패션 신규팀이 만들어지면서 어패럴 팀에 론칭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가야 했기에 처음에 시스템과 운영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PM을 맡았어요. 당시 업계에서는 신선 식품이나 생필품이야 로켓 배송으로 하루 만에 받아보겠지만, 패션을 누가 그렇게 구매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어요. 그런 인식을 전화하기 위해 분석하고 설득하며 실행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했어요. 그렇게 어렵게 여성복을 론칭했고 5년이 지난 지금은 여성복 매출이 몇 천억에 달하는 사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Q. 만약 작가님 자신이 제품이라면 어떤 제품에 해당할까요? 그리고 그 제품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이벤트를 한 번 기획해 주세요.

아내가 저를 면도기 같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부드러운데 예리한 면이 있다고 하면서요. 저는 2가지 이미지로 제품을 브랜딩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아이가 아빠를 면도해 주는 이미지, 편안한 표정의 아이 볼에 아빠가 입을 부비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어요. 첫 번째 이미지는 부드럽고 안전하게 면도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죠. 두 번째 이미지는 아이도 따가워하지 않을 만큼 예리하게 면도가 잘 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겁니다. 이벤트로는 면도기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안하면서 면도기 소독기, 면도날, 쉐이빙 폼, 애프터케어 제품 등을 옵션으로 연계 판매가 가능하도록 구성하면 어떨까 싶네요.



Q. MD로서 평소 업무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철학이 있으세요?

저는 진심을 담아 상대가 잘 되게 도와주는 것이 곧 내가 잘 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상대가 잘 되게 도와주는 과정에서 나만의 지식과 노하우가 쌓이고, 나를 믿고 따르는 지원군이 생기게 됩니다. 그것이 곧 나의 가치를 높이고 내가 잘 되는 길이거든요. 커머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그것이 반드시 좋은 성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나 하나밖에 모르고 이기적으로 살아오던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품은 지나가지만 사람은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MD에겐 상품 확보보다 사람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Q. MD가 되고 싶은 취준생들에게 꼭 명심해야 할 것 3가지가 있다면?

경험, 사람, 강점 이 3가지에 집중하면 좋습니다. 커머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종합예술의 장입니다. 이곳에서 뭐든지 다하는 MD는 바로 종합예술가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첫 번째로 경험이 중요합니다. 전공이나 스펙보다도 나만의 경험과 그것을 통해 얻은 나만의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래야 자기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MD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인데요. AI가 예술의 영역까지 뛰어들 정도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입니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인간을 더 잘 이해하고 감성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는 자기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나의 강점은 내 주변에 물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떨 때 강점이 잘 발휘되었는지 피드백 받아서 정리해 보세요. 강점으로 일해야 일의 능률도 오르고 성과도 좋아집니다.



Q. 취준생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자녀의 진로 선택을 위해 해준 말인데 인상 깊어 전해드립니다. 여러분은 A와 B라는 두 회사가 있는데 A는 100명을 뽑고 B는 10명을 뽑는다면 어느 회사에 지원하시겠어요? 대부분 A를 선택하죠. 그래서 A에는 1,000명이, B에는 20명의 지원자가 생겼어요. A의 경쟁률은 10대 1, B의 경쟁률은 2대 1인 상황. 이제는 어느 회사에 지원하시겠어요? 다수가 가려는 길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갈 수도 있거든요. 나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나에게 꼭 맞는 길을 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회사가 나를 면접 보는 것 같지만, 사실 나도 회사를 면접 보고 있는 거예요.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과정인 거죠. 만일 나의 그릇을 알아보는 회사가 단 한 군데도 없다면? 그건 직접 회사를 만들라는 하늘의 뜻일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
목 : 이학기 스쿨의 목요일 직장반
금 : 이학기 스쿨의 금요일 고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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