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이 가장 자주 꾸는 꿈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빵과 케이크와 담배 그리고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이었다 … 하지만 꿈을 꾼 사람들은 꿈에서 깬 다음 수용소 생활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꿈속의 환상과 현실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했다.”
- 빅터프랭클, <죽음의 수용소> 중에서 -
다카시: “오늘부로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부장: “이 자식이. 아침 댓바람부터 헛소리 지껄이고 앉았네. 이래서 요즘 젊은것들은 글러 먹었단 거야! 일은 더럽게 못 하면서 자존심만 높아서 근성이라곤 없지. 안 그래? 사회가 뭔지 알기나 해? 이 정도도 못 버티는 놈은 어디 가서 뭘 하든 사람 구실 못해! 평생 실패만 하다 패배자로 인생 종 치겠지!”
다카시: “제 인생은 저와 절 지켜봐 주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부장: “뭐? 결국 다 팽개치고 도망가는 거잖아! 어디서 건방지게! 물러터진 자식이! 너 같은 놈이 다음 직장을 그리 쉽게 찾을 것 같아? 착각도 정도껏 해!”
다카시: “쉽게 찾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전 이 회사 입사를 너무 쉽게 결정했습니다. 취직을 빨리하고 싶어서 안달 난 나머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 채 이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까지 고생하게 만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부장: “죄송합니다 좋아하네. 네가 뭔데 맘대로 지껄여? 회사 규정상 사직서는 한 달 전에 내야 해! 그것도 모르고 까불어? 그래도 관두겠다면 징계해고로 처리할 수밖에.”
다카시: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사흘 전까지 이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조차도 내일부터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준 소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직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부턴 언제나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저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부장: “이 자식이 누구 놀리나. 치약 광고라도 찍냐? 어디서 쪼개고 있어? 언제나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살고 싶어? 그러면 밥이 나오는 줄 알아?”
다카시: “부장님.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인정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부장: “까불지 마.”
다카시: “가능하다면 부장님도 잠시 쉬세요.”
부장: “닥쳐!”
-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중에서 -
[이학기 반장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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