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은 있어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정신승리하지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은 있다.
그것이 더욱이 정말 간절했고, 노력했고,
또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면 말이다.
정말 우리 부부의 각자의 성격이나 환경을 놓고 본다면
우리에게 아이가 없는 삶은 말 그대로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할 정도로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하지만 왜 없겠는가?
아이가 있는 삶은 어떨까?
여자로서 내 몸에 한 생명을 품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등등
왜 궁금하지 않겠는가?
육아가 너무 힘들다고는 하지만, 아이의 웃는 얼굴과 잠든 평안한 얼굴을 보면
모든 고생이 씻은 듯이 없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말을
왜 직접 느껴보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서 회사 직원들의 출산/육아 휴직 공고가 나거나,
뉴스의 저출산 대책이 들리거나,
육아 예능 프로그램,
혹은 시험관 고생 끝에 아이를 가졌다며 행복해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
입이 삐죽삐죽 거려 지고 괜히 기분이 우울해진다.
아, 나에겐 출산/육아 휴직은 꿈도 못 꿀 일이지...
정부는 왜 이제야 저출산 대책을 내놓는가?
내가 시험관을 한창 열심히 할 때 지원 좀 잘해주지?
시험관 세 번 했다고? 그게 뭐 대수야?
적어도 10번은 해야 고생했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다둥이 가정이 이제는 셋째부터가 아닌 둘째부터라고 하면서 지원을 늘린다는데,
그럼 아이가 없는 가정은 역차별 아닌가?
그냥 내 안위를 위해 아이를 안 갖겠다는 것도 아니고
온갖 고생을 다했는데도 안 됐다면 그 노고 정도는 치하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
하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쌍심지를 켜고 괜히 심술부리듯 tv 채널을 돌려버린다.
그리고 '무자식이 상팔자야~' 하면서 애써 관련 뉴스에 관심을 두지 않고
스스로 정신승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