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여성 임원!
오늘 강의를 아래와 같이 요약해본다.
#1. 직장에서 무언가 계속 하라
#2. 일을 잘 하라
#3. 먼저 다가가라
Don't look around! Look Inside or look up!
4년제 남성 대졸자들의 99%는 일을 하며 돈을 번다고 했다. 그들은 일을 통해 성장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그러니 여성들이여 일을 하라고. 그러나 우리는 이미 직장 여성들이니, 일을 하느니 마느니에는 해당 사항 없으니 길게 말씀은 않하시겠다 하셨다.
#1. 직장에서 무언가 계속 하라
유학생 부부로 그 시절 남편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갔다가, 우연히 청강으로 시작한 공부를 박사까지 마치게 되셨다고 했다. 아마 공부 머리가 남다르신 분같다. (여기서 나와는 완전 다른 DNA의 소유자. 그냥 마냥 부러워 하기만 하기로 나는 이미 강의 앞부분에 결심!)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셔서, 우연한 계기로 LG에 입사하셨는데. 생각보다 직장 생활은 너무나 힘이 들었다고 하셨다. 하긴 그 옛날 시절에 남성들의 시샘과 텃세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있었겠는가? 족적을 남기자는 생각 아래 품 안에 사직서를 안고 임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기안을 몰래 개발하셨다고 했다. 그 기안을 어찌저찌 통과는 시켰는데, 나중에 IMF가 오고 힘들어지면서 후배들에게 그 기안자로서 모든 책임을 묻게 되었다고 했던가? 그날 차를 몰고 돌아오며 눈물을 쏟던 이야길 생생히 해주셨다. (아마도 아직도 마음이 아프신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사직서를 진짜로 사용할까 하다가, 힘들 땐 그만두지 말자고 마음을 다졌는데. 그 해 말에 여자 임원이 있어야지 않겠냐는 분위기에 최초 여성 임원으로 발탁이 되셨다고!
그래서 말씀하셨다. "직장에서 포기하지 마세요. 문이 닫히면, 또 새로운 문이 열립니다." (오... 소름...)
#2. 일을 잘하라
일의 핵심과 본질에 주목하라. 소신을 갖고 주저하지 말라.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그 환경을 탓하지 말고, Don't look around하라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요즘 SNS 열풍에 우울증 환자가 급증했다는 그 뉴스와 일맥 상통한다 생각이 든다. 나와 남을 비교하면 그때부터 우울 시작 아니겠는가? 대신에,
Look Inside 하며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믿으라 말씀하셨고, or Look Up 하라 말씀하셨다. "룩업"하라 하신 말씀은 아마도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을 보고 배우거나, 혹은 더 높이 도전하란 말씀으로 해석이된다.
#3. 먼저 다가가라 (조직력)
여성들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남성들에게 인정 받는데 기준을 정하곤 하는데, 이것은 자신의 한계를 짓는 것이라고 하셨다. 남성들에게 인정을 받기 보다는, 자신만의 더 높은 기준을 세워서 그 이상의 것에 가치를 두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내가 그간 일을 한 경력을 죽 돌이켜보니 나의 사수도 남성, 나의 파트장도 남성, 팀장도 남성, 담당 임원도 남성이었다. 이들이 짜 놓은 조직과 문화의 틀에 나를 맞춰 넣어야했다. 나는 착한 K-장녀로 무탈히 자라 항상 엄마 아빠가 혼내는 일은 안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 온 나였다. 결혼을 한 뒤에서 시어머니 시누들에게 혼날 짓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결국에 나는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에서 살아 남기 위해 그들이 싫어할 만한 짓은 일부로 하지 않고 칭찬 받을 만한 뭔가 인정 받을만한 행동에 모든 초점을 맞춰 왔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 ㅋㅋㅋㅋㅋㅋ 뭐 어쨰야하나??? ㅋㅋㅋㅋㅋ)
오히려 높은 잣대를 세워 남성 멘토를 두라 말씀하시면서...
"저를 다들 경계하고 뭔가 트집 잡으려는 수 많은 임원 분 중에, 한 두분은 멀리서 봐도 딱 애정 있게 나를 지켜보시는 임원이 계세요. 그러면 저는 그 분을 꼭 찾아 뵙고 멘토 삼았습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를 그렇게 애정어리게 지켜봐 주시는 분이 계셨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치를 내가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내가 대견 했다. 오랫만에 나는 내가 대견해지고, 내가 한때는 열정을 불태워 회사일을 해냈었다는 그 과거에 잠시 마음이 푸근해졌다. 애정 어린 눈빛으로 나의 윗상사가 내 이름 석자 크게 불러주시면서, 열심히 해라. 한마디 하시면 그냥 힘이 났던 것 같다. (이거 인정 욕구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인정 받으면 간도 쓸개도 뼤줄 태세인 나란 인강 ㅋㅋㅋㅋㅋ)
여성, 남성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그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 낸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한계를 여성이라는 이름 안에 가두지 말라 말씀하시는데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강사님을 떠나 보내고 자리에 돌아와 앉은 나는 다시 현실과 마주한다. 열 받는데 확 한번 뒤 엎어? 이런 생각이 삐죽 삐죽 올라온다. 그런데, 윤여순 강사님이 목소리를 낼 때는 시간과 장소를 잘 맞추라 하셨다. 무조건 참으면 안됀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참는 타이밍과 말 할 타이밍을 잘 구분을 못하겠다. 어느 순간엔 계속 말을 하다가, 언제부터인가 나도 입을 꾹 다물게 됐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직장 생활은 내가 몸 담았던 초/중/고/대학을 합친 기간보다 조금 더 길게 다녔지만도,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음... 사실 직장 다니면서 큰 소리 치고 내가 왕 노릇하고 싶은거 사실이다. 대접받고 싶고, 인기 있고 싶은 것 인지상정 아닌가? 하지만, 직장 생활이란게, 여성이면 여성이라서 또 남성이라면 남성이라서 각자의 고충이 있는 것 아닐까? 물론 여성의 비율이 적긴 하지만, 이 또한 점차 극복되지 싶다. 나는 코로나 앞에서 재.택.이라는 꿈도 꿔보지 못한 경험을 해본 사람으로서,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가 불어닥칠지 모른단 생각이 든다. 이에 따라 더 중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를 갖추고 있는게 지혜로운 자가 아닐까? 어떤 조건에도 내가 긍정의 힌트를 보고 그것에 방향을 맞추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성임원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윤여순 강사님의 "나만의 목표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아.참. 가장 중요한 한 말씀. "죄책감 갖지 마세요. 엄마들. 일을 대하는 프로페셔널한 엄마의 태도에 아이들이 인생을 배웁니다." 오 감동. 오늘 좋은 말씀 다 좋았지만, 윤여순 강사님의 일을 대하셨을 태도와, 그리고 온갖 역경들을 포용력으로 대처하셨을 법한 인생의 철학이 그분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옴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감사합니다. 열정에 많은 온기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