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들

연민

by 이시용

연민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겨울만 되면 어김없이 오는 추위가 지긋지긋해질 때쯤부터 길거리의 노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박스를 한 가득 리어카에 싣고 다니시는 어르신들. 털모자와 방한조끼를 차곡차곡 껴입고서 한 걸음 한 걸음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들. 짠했다. 이런 표현이 무례일 수도 있지만 짠했다. 다른 곳은 꽁꽁 싸맸으면서 손에는 얇은 목장갑을 끼거나 그마저도 맨손일 때가 더러 있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물론. 손주 재롱 보며 여생을 즐겨야 할 나이에 나가기도 싫을 만큼 추운 날 리어카를 끌고 다닌다니. 골목골목 다니며 힘들게 폐지를 줍는 모습이 내 탓은 아니지만 계속 마음에 걸렸다.


아직 치기 어린 이십 대의 어느새부턴가 내 목표는 이들이 겨울에도 따뜻하게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되었다. 그 목표는 지금도 유효하고. 가능 여부를 떠나 다른 이들에게 이 기회를 빌어 선포하고 싶었다. 사실 스스로에게 되새기며 하는 말이지만. 아직 내 안에 다른 이들을 향한 인지상정이 자리 잡고 있노라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포장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동기라고.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자그마한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삼십 대의 겨울은 이렇게 다시 찾아왔다.

이전 10화같이 산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