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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Oct 06. 2021

구겐하임 미술관과 15유로가 준 행복한 하루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_13


어제 밤의 즐거운 저녁 산책으로 인한 여운인지 아침에 눈을 떴을때 다른 날보다 개운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늘은 걷기가 하루 쉬어가는 날. 어제밤에 밖에서 만 본 구겐하임 미술관을 오늘은 안으로 가서 관람까지 한다는 것이 더욱 좋았다.


호텔 창문 밖으로 보는 광장은 아침에 강아지들을 산책시키는 현지인들이 한가롭기만 하다. 호텔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보니 이런 구경도 하는구나. 오전에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고 부르고스로 이동하여 저녁에는  "15유로의 행복" 으로 현지 식당에서 자유롭게 먹는 저녁시간이 모든 것이 3일 동안 걸었던 모든 피로는 잊게하고  다들 아침부터 들떠있는 모습이다.


각자의 짐을 차에 실고 미술관으로 걸어가서 이동하는데 옷차림이 오늘은 예사롭지 않다. 다들 나들이 가는 가벼운 옷차림. 아침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도시 한복판에서 느끼는 바람이라 더 춥게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에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인테넷으로 조회해 보니 구겐하임 미술관의 해외 브랜치 같은 곳이다. 빌바오는 철강, 조선소로 번성을 누렸던  도시가 1980년대에 들어선 사업의 불황으로 쇠락의 길을 걷자 바스크정부가 도시를 살리기 위하여 1억달러를 모아서 공항과 지하철과 다리등을 건설하면서 예전에는 큰배들이 드나들던 네르비온 강을 중심으로 구겐하임 미술관을 짓게 됨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불러오게 함으로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하였다고 한다.


미술관의 외부는 타 미술관과는 달리 네르비온강을 떠다니는 배와 흡사하다고 하기도하고 물고기를 형상화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티타늄 33,000장을 장인의 정신으로 한조각, 한조각을 붙여서 만들어 햇빛이 비칠때와 조명의 빛에 따라 보이게 되어 있고 네르비온강을 건너는 다리와 강변중심으로 펼쳐진 모습은 우리들에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 미술관 옆에는 네르비온 강이 흐르고 실제로 배들이 지나고 있다 ]


프랑크 게리에 설계된 미술관이 우리를 처음으로 맞이하는 것은 계절마다 바뀌는 꽃으로 단장하는 매우 큰 강아지형태 조형물이었다. 스페인 사람들이 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것을 보여주는 알수 있었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계절이 바뀌는 시점이라 차양막으로 가려져 있어 아쉽게도 보지 못하고 큰 외양과 계절별로 찍어놓은 사진으로 대신하였다. 난 이 작품도 잘 몰랐는데 제프 쿤스의 유명한 '퍼피(Puppy)' 라는 작품이란다.

[ 계절마다 바뀌는 꽃으로 장식하는 퍼피라는 조형물, 아쉽게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다 ]

어쩐지 예사롭지 않거 보인다더니...... 높이가 13m에 꽃으로 장식한다고 하는데 6만송이가 필요하다고 한단다.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그 전의 사진을 찍어서 전시회놓은 것으로 만족하자.

내부로 들어서니 중앙은 천장까지 볼수있게 만들어져 유리로 만들어진 창으로 아침햇살이 비치게 하고 있었으며 성당처럼 대리석과 같은 기둥들이 받치고 있었다. 내부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2층은 내부 공사로 볼 수 없었고 1층과 3층을 관람하게  되어 있어  약 2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 각자의 취향대로 관람을 시작했다.


현대미술로 채워진 미술관으로 1층은 사진 촬영이 허용되었는데 입구 왼쪽에는 LED같은 작은 발광소자로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줄형태로 많은 줄이 내려오면서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작품이었고 나머지는 철로 이루어진 거대한 작품이었다. 이렇게 큰 조형물 그리고 철로 이루어진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나 생각해보면서 미로형태로 이루어진 좁은 길을 따라가다보면 그 안쪽은 어떠한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어 가장 안쪽까지 들어가게 하는 매력이 있다. 가장 안쪽에 다다르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게 하고 중앙에는 위로만 뚫려있어 마음을 가다듬거나 명상을 하기에도 적당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 철의 도시답게 내부에 두꺼운 철강판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
[ 높은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불빛 전시물 ]

다른 하나는 벽과 같으면서도 사람들이 기대고 싶을 정도의 곡선으로 되어진 곳에 많은 분들이 등을 대고 있어 오래된 철 조형물이 여행객에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하다.

2층을 걸쳐 3층으로 올라가니 나의 예상과는 달리 들어보지 못한 현대작가들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얼핏보면 어린아이들의 낙서나 미술시간에 그린 정도의 작품들이 걸려있었다. 좀 더 이해할 수 있누 식견이 없는게 아쉽다. 여행객중 화가분이 계셔 물어보니 눈으로 보고 각자 가슴으로 느끼라는 말씀. 


난 아직 눈이 열리지 않아 가슴으로 오는게 없네....
스페인 초등학생들이 그림 앞에 모여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인형같이 이쁘다.
저 아이들은 그림은 알아보나? 나도 스페인어를 조금이나마 알아들으면 바닥에 앉아서 같이 설명을 들었으면 하는 마음. 3층을 내려와 기념품 코너로 가서 몇가지 기념품을 샀다.  아내에게 줄 화장품 파우치와 시장백도 사고 몇가지 엽서를 사고  미술관밖으로 향하였다.

1층 유리창 밖에는 제프 쿤스의 다른 작품이 보였다. 얼핏 보기에는 은박지로 된 막대풍선을  불어놓은 듯한 작품인데 이것도 제프 쿤스의 '튤립(Tulips)'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한장씩을 찍을만큼 예쁜데 소재가 알고보니 '스테인리스 스틸'이라고 하니 제작할때 엄청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이든다. 구김살 없이 저럼게 곡선을 구현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 제프 쿤스의 튤립 작품, 빌바오 미술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


네르비온 강가쪽으로는 작은 연못에 큰 쇠구슬을 수십개를  수직으로 쌓아 놓은 아니쉬 카푸어 'Tall trees & The eye'가 우뚝 서 있고 사람들이 다니는 쪽에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루이스 부르조아의 대형거미 '마망(Maman)'이 있었다. 이 작품이 거미를 형성화한 것이구나  처음 볼때는 잘 몰랐는데 이것도 청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아니쉬 카푸어 'Tall trees & The eye' 작품, 네빌리온 강가에 근접해 있다 ]
[ 루이스 부르조아의 대형거미 '마망(Maman)', 크기가 엄청 커서 사람들이 밑으로 다닐 정도이다 ]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살리기 위해 미술관을 유치함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을 만큼 성공적이라고 하는데 나는 미술관의 1층에 빌바오의 과거의 성공을 누렸던 조선업과 철강업의 근본을 잊지 않고 쇠(Steel)로 예전의 번성을 구현하면서  그 소재를 잘 살려 예술작품을 만들어 1층을 채웠다는 것이 자신들의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와닿고 외부를 꾸미는 소재도 티타늄이라는 소재를 쓴 것도 철의 도시라는 것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밖에 전시한 모든 작품도 메탈계열로 되어 있어 도시의 옛 뼈대위에 새로움을 입혀서 재탄생한 구겐하임 미술관의 중심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네르비온 강에는 예전의 큰 배는 아니지만 보트가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고 광장에는 커다란 비누거품을 날리고 있고 그 위에 비치는 햇빛으로 더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옆에 빨간색을  살베 다리가 미술관의 외관과 잘 어울린다. 입구에 모여서 처음으로 단쳬사진을 찍고 버스로 이동하여 빠에야를 맛있게 먹고 빌바오에서 약 158km가 떨어진 부르고스까지 2시간정도를  이동했다.


우리6조의 관심사는 오늘 저녁만찬인 '15유로의 행복'을 어떻게 할 것이가가 더 쏠려있다. 구글의 모든 검색을 통해 이진환님이 베스트 3안에 드는 음식점을 확정하고 부르고스에 도착했다. 호텔은 옛날 수도원을  쓰던 건물로 '중정'을 중앙에 두고 객실이 빙둘러 있는 형태이다. 서둘러서 저녁외출 준비까지 마치고 부르고스롤 둘러보기 위해 대성당 앞으로 모인다. 매우 유명한 성당이고 크기가 매우 크고 외관도 매우 화려해 성당을 배경으로 조 단체사진을 찍고 우리는 성당으로 향하였다. 


성당 내부는 스페인와서 본 성당중 제일이다. 중세 사람들은 성당에 죽어서 하늘나라에 가기위해 무덤을 성당에 만들었고 부유하고 신분이 높을수록 성당내부에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성당내부에 개인별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개인 예배실도 있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는 그 개인 예배실을 몇개나 보았고 그 내부 화려함이 정말로 빈부나 신분 격차를 느끼게 할 만큼 차이가 나는 것을 볼수 있었다  간혹 관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는데 그 속에 시신의 뼈들이 보관되어 있으려나  한 사람이 죽으면 그 관에 담고 다음 사람이 죽으면 먼저 죽은 뼈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계속 관에 모신다고 하는데  얼만큼 가득차 있나 보고 싶네 가이드님 설명이 맞나 확인해보게,....



천장의 구조물과 장식도 다양할뿐만 아니라 스테인글라스도 너무 화려하고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대표적인 고딕양식의 성당으로 톨레도와 세비야 대성당으로 불릴만하다.  성당내부에는 예수님의 탄생부터 십자가에 달리심, 승천까지의 모든 과정을 커다란 대리석에 부조형식으로 해놓은 것을 보니 이걸 자발적으로 만들었든 아니면 강제로 만들었든 대단한 노력이 들었음에는 틀림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당 내부의자에 앉아서 기도드리는 포즈도 취해보고 신부님들이 입었던 제복도 보고 성당을 이렇게 세밀하게 보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거의 성당의 박물관 수준으로 모든 것을 다 보관해 놓은 듯한 내부.


[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부조로 나타낸 성당 내부 작품 ]


성당을 나오니 순례자가 힘들게 벤치에 앉은 모습의 조형물이 보인다.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보니 많은 상점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었으며  아직 음식점들은 오픈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다. 어디선가 군밤냄새가 퍼지는가 가보니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밤을 구워서 팔고 있었다. 우리것처럼 크지 않지만 한봉지를 사서 나누어 먹으니 쌀쌀해지기 시작한 가을저녁에 군밤도 별미였고 여행을 하면서 군밤을 먹는 것도 기억할 만 했다.



서둘러서 이진환님이 선정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1층은 앉을자리가 없어 2층으로 향하니 8명이 앉을 자리가 있다. 거기에도 우리보다 먼저 온 한국대학생들이 있었고 그들이 시키는 음식을 보고 시키려는데 우리와는 취향이 달랐다.  먼저 메뉴판을 달라고 해서는 음식 사진한장없는 글씨와 가격만 써 있는 메뉴판을 보고 글자만 봐서 알수 없어 이진환님과 나는 웨이터에게 음식을 물어본다.


 스페인어로 아니 서투른 영어로
    "Would you recommend BEST 8?"
    " Top 4 now,  and the other later,  OK?"


우리는 충분히 recommend와 8가지를 강조한 뒤에 먼저 4가지를 시키고 그 중에 성공한 음식을 또 시키고 나머지는 먹어본 후에 시키는 전략으로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 식사도중  우리 뒷자리에 들어온 2조도 비슷한 음식을 시키고  나오면서 뿔뽀를 찾아 헤매다가 먹지 못하고 온 5조에게는 우리 영수증을 건네면서 성공한 음식을 알려주고 나왔다. 아마도 그 집은 우리 여행객들 3개조를 받았으니 저녁수입이 짭짤했으리라.

어제 밤, 빌바오의 커피가 너무 좋아 15유로를 다 사용하기 위해 어느 새 중독(?)된 찐한 스페인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로 가서 티와 커피와 케익을 시켜놓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스페인 정식의 마지막 후식 코스를 즐기고 있었다.  저녁을 먹는 재미가 이렇게 쏠쏠할 줄이야. 이렇게 2시간을 먹어야 현지 정식인것 같다

정말로 15유로의 행복이었고 15유로의 만찬이었다. 이 여행이 끝나기전에 이런 기회가 다시 있으려나?
오늘은 눈과 귀를 포함한 모든 것이 즐거운 하루였고 3일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다가오는 4일의 걷기에 충분히 준비를 할 만큼 행복한 하루였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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