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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Oct 23. 2021

왕궁 앞 댄스타임과 스페인 명동의 쇼핑 타임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_29


여행의 마지막 날
시작할 때는 길게도 느껴지던 여행이 이제는 마지막 날 아침이 되었고 그 기분은 이상하게도 차분했으며
흥분도 없었지만 그냥 여행이 일상처럼 다가온 것처럼 여행 중의 하루인 것처럼 느껴졌을 뿐이다.
귀국하는 날이지만 어제의 430호실인 6조의 형님과 누님인 이진환/임은희님방에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우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너무나도 행복하고 재미있는 여행의 끝을 너무나도 행복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진환/임은희님의 사전 준비하신 와인과 반찬(?) 그리고 원은미 님과 제가 준비한 노란 음료와 건조한 음식(?)으로 우리의 마지막 파티는 시작되었고 그동안의 6조 원들의 사이에 14일 동안 흐르게 된 정은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되었고 그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여행 후 "애프터 모임"을 가지기로 했으니 말입니다.  대학교 때 미팅하고 나서 상대방이 마음에 들 경우 애프터 신청을 해서 연락처 따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의 정을 확인이라 하듯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다음에 모이기를 다짐하였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서 여행을 하는 것이 이런 기분인가? 다른 여행도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다른 여행은 잘 몰라도 아침편지 여행이라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기분에 여행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구성원들이 다 좋으신 분이라 그런 건지 정말로 말로 표현하기에는
가슴이 따뜻해지고 뿌듯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처음부터 명함을 주고받는 업무적인 만남이 아니라 그냥 산티아고 길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가슴에 만난 것입니다

김명조 님이 6조 숙제를 하기 위해서 시를 적어주신 것이 전부 맞습니다.

        "내가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오고 이보다 더 표현할 길 없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2015년 10월 산티아고 치유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은 아름다웠고 특히 6조로 만난 12분은 정말로 아름다웠고 가슴들이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한 잔의 맥주와 한 잔의 와인으로 서로를 이야기하고 서로를 축복해주는  늦은 밤의 회동은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고 1시를 넘어가서야 끝났습니다. 오히려 공식적인 조별 모임보다 사적인 분위기 자발적으로 모인 조별 모임이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 마디씩 던지시는 이진환 님의 유머와 다음 모임을 확정하듯 도장 찍어주시는 그 결정타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그 옆에서 진환님의 술잔을 보면서 술잔이 비면 곧바로 리필해주는 센스의 제주도 여인 최영미 님 자신의 할 말은 반드시 하고 똑부러지는 영미님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원시원한 답변을 주시고 열정적이시며 참석해주시는 최경해님, 

경해님과 단짝으로 늘 동행해 주시고 바지런하신 유미예님 

맥주든 와인이든 상관하지 않으시고 늘 온화한 미소로 대해 주시는 임은희님, 
톡톡 튀는 귀여움과 솔직함의 임재연님, 

그리고 선비 같으시면 말씀이 없다가 마지막 날에 더욱 친근해진 박찬준님, 

늘 여유로운 모습과 배려의 이영숙님, 

우리의 순간을 캡처하여 우리의 순간의 모습을 알게 해 주신 조송희님, 

어느 순간부터  누나 동생을 불러가면서 친근해진 유일한 미혼 원은미님,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뭇 여성들에게 뭇매와 질타를 받으시지만 뭇 여인들을 치료하신 상원철원장님.
7080의 노래를 듣고 밝은 표정으로 사진의 포즈를 취하시는 김명조님
이런 분들과의 밤은 와인과 맥주 몇 잔의 술로 이렇게 가까워진다는 것은 알코올의 힘이 아니라 우리 6조 사이에 흐르는 15일간 잘 숙성된 마음의 술(心酒)이었습니다

24일 오전에 가장 잘 짜인 일정인 오전에는 스페인 왕궁을 구경과 프라도 미술관 그리고 오후에는 마드리드 명동에 해당되는 거리에서 쇼핑. 정말로 이보다는 더 좋을 수 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일정이었습니다.
스페인 왕궁에 도착하여 입장을 기다리는 사이 거리의 악사인 어는 노인분이 연주하는 아코디언은 우리의 들뜬 가슴을 더욱 흥이 나도록 부채질하였으며 음악소리에 스텝을 맞추는 김명조와 임재연님의 춤은 토요일 아침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우리는 거기에 박수로 화답하였다. 그렇게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왕궁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스페인 왕궁은 입헌 군주제로 국왕이 있는 나라이다. 이름만 있는 왕이 아니라 군대 총사령관이자 행정부의 임명과 과 해임권도 있는 권력을 쥐고 있는 왕이라고 한다. 우리가 오전에 가는 왕궁은 유럽에서 가장 큰 궁전으로 지금은 국왕은 살지 않지만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만 사용하고 마드리드 외곽에 별도로 사는 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웅장하리라고 생각했던 왕궁과 달리 세련되고 선이 날렵한 궁으로 보이며 펠리페 5세가 파리의 루브르 궁전을 회고하여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왕궁 내부에는 예전의 영광을 구가하던 시대의 보물과 귀중품을 소장하고 있고 145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만찬회장과 금실, 은실을 이용해서 꾸민 방도 있다.

붉은 융단과 거울로 둘러싸인 옥좌의 방도 있다. 더욱이 현존하는 현악기를 대표하는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세계 최고의 악기 안 스트라디바리우스 현악 5중주 악기 세트를 소장하고 있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스페인이 왕가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예전에 잘 나가던 스페인의 위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듯이 우리의 경복궁이 웅장하지만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비싸고 좋은 것으로 치장을 하고 우리를 맞이한 왕궁의 화려함은 우리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 후에 방문한 곳은 프라도 미술관이다.

1785년 카를로스 3세가 자연사 박물관으로 지었다가 페르난도 7세가 왕가에서 수집한 미술품을 관리하고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위해서 왕립 미술관으로 용도를 바꾸면서 지금의 미술관이 되었다고 한다. 스페인이 낳은 천재화가인 벨라스케스 무리요, 고야의 동상도 있고 주변에는 왕실 정원으로 사용하는 레티로 공원도 있다고 한다. 지상 3층으로 되어 있는 미술관에는 미술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그림들이 걸려있고 그 많은 그림을 한꺼번에 보기에는 어려웠는데 현지 가이드의 해박한 설명은 미술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우리들에게는 정말로 단비 같은 설명이었고 그 중간중간에 섞는 위트 섞인 해설은 우리 기분마저 즐겁게 하는데 그리고 전문 가이드 다운 포스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점심시간 후 이어지는 자유시간과 쇼핑시간이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으로 우리가 누비는 거리는 마드리드의 쇼핑거리. 그린비아 거리이다. 백화점과 유명한 모든 제품과 가죽 제품 등 모든 유명한 제품을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다. 가이드의 설명이 끝나자 각자 어디로 갈 것을 작정한 것처럼 순식간에 스페인 현지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고 나는 상원장님, 조송희님, 명조님, 영숙님과 여유 있게 커피 한 잔을 먹으면서 즐기는 토요일 스페인 명동길에서 자유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멈추는 그것도 순간이었다.
올리브기름과 와인으로 시작한 우리의 쇼핑은 사전에 계획된 것처럼 착착 이루어졌고 나도 집사람 선물을 사기 위해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처음 드는 캠퍼나 지옥스라는 신발 메이커,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자라야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자라의 가게에서 니트 1장과 우리 두 아들의 선물도 초치기로 사고 집합장소에 모였다.
정말로 많이들 사고 오신 것 같다. 두 손에 쇼핑 주머니들이 한두 개씩은 달려 있는 것이 그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가족들의 선물을 산 우리들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밝게 보였다.

우리들의 쇼핑시간이 30분을 단축한 것은 가이드의 센스.
공항 가기 전에 축구를 아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레알 마드리드 구장. 스페인의 축구 성지라고 하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으로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  스페인은 축구가 신앙이라고 불릴 만큼 모두가 열광하는 축구장, 알폰소 13세가 마드리드 CF에 레알(왕립)이라는 칭호를 수여하여 레알 마드리드가 되었다고 한다.

그 경기장 앞에 내리자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밖에서 찍는 사진으로 인해 일부 아침지기나 다른 여행객의 젊은 사람들은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다른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경기장도 구경하고  축구 광팬 큰 아들에게 줄 기념품도 살 수 있었는데...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는 버스에 올라 17시가 넘은 시간에 공항에 도착하여 티켓팅을 한 후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 6조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비행기에 몸을 실기 전까지 쇼핑도 하면서 저녁을 간단히 하고 몸을 실었다. 귀국하면서 비행기표가 한자리에 몰려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돌아오기를 바랐으나 서로 떨어진 좌석 배치로 우리가 잠시 꿈꾸었던 귀국길은 여행을 출발하는 비행기 모양과 비슷한 분위기에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모자란 잠을 청하고 있다.


이렇게 2015년 산티아고 순례길 치유 여행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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