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여행_30
여행길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은 우연 같지만 하늘에 계신 분의 오묘한 스케줄링에 만나는 것이라 하고 싶다.
여행 사전 모임 때 다른 조보다 참가인원 7명으로 적어서 이번 여행이 어떨지 매우 궁금하기도 했는데 참석인원이 다른 조보다 적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다만 매일 아침편지에 소개되는 사진작가님이 우리 조에같이 있다는 것으로 왜 이리 좋고 우리의 얼굴을 그나마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조보다 많이 주어진다는 기대가 좋은 신호였다
출발일에 인천공항에서 여권을 나누어 줄 때에도 서로를 잘 모르고 단지 여행가방에 매단 끈과 우리 목에 걸려 있는 이름표의 보라색만이 우리가 같은 조라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스페인에 도착해서 서로 통성명을 말하고 자기의 간단 소개가 이루어질 때도 정말로 다양한 구성원이 모였구나 하는 생각만이 들뿐....
스페인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아침편지 여행에 참가한 이유와 자신의 신상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서로의 탐색전에 우리는 돌입하였다. 그러나 아직 같이 한 시간이 얼마가 되지 않아서인지 단지 앞사람이 발표한 이상을 벗어지도 않았고 우리의 마음의 문은 단지 조금의 두드림이 있었고 서로를 향해 문을 활짝 열지 못한 상태였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우리는 다른 어느 조보다 잘 맞을 정도로 사전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불릴 만큼 모든 것이 말하지 안 해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조를 위한 모임이 가득하였다.
아침에 모일 때나 아니면 길을 걷다가도 아니면 쉬다가 모일 때도 우리는 항상 다른 조보다 잘 모이고 인원 파악도 쉽게 할 수 있어 다른 누가 하더라도 6조는 잘 굴러갈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고 단언한다.
아침편지 여행이 이번 참가로 4번째라고 말씀하신 이진환/임은희님과 소녀 같은 미소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김명조님, 그리고 다른 어느 분 못지않게 아침편지 여행을 대부분 다니신 조송희님, 진짜 혈육은 아니지만 언니 동생 하는 최경해님과 유미혜님, 이분들도 이번 여행이 처음이 아니시라는 점.
그리고 이번 여행이 처음인 박찬준/임재연님 부부, 서울에서 온 이영숙님, 분당에서 사는 프리랜서 미혼의 원은미님, 우리 조에서 가장 멀리에서 온 최미영님, 그리고 고도원님도 원장님이라고 부르시는 상원장님. 그리고 평범한 직장인 나. 남자 4명, 여자 9명으로 성비 구성이 현저히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최저 연령이 44세이며 그것도 40대는 4명밖에 되지 않은 원숙미를 나타내는 구성.
우리 조의 힘은 정말로 걷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걷기 첫날부터 쉬는 구간을 만나면 발 상태부터 묻고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다들 돈이 지갑에서 숨을 쉬지 못하겠다고 하는지 서로에게 그 맛있는 찐한 에스프레소 같은 커피와 신선한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사주려고 다들 열심이었고 우리는 그렇게 유로화를 서로에게 뿌려대고 있었다.
밥을 한 끼 먹더라도 아침에 호텔 식당에서 만나던지 길을 가다가 쉬면서 밥을 먹더라도 가급적으로 4-5명씩 모여서 밥을 먹기에 이번 여행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6조라는 것을 쉽게 전할 수 있어고 다른 조들의 시샘을 받기에 충분했으며 아침 지기들에게도 다른 조와 차별된 그 무엇을 보여 주었다.
호텔에서나 현지식을 먹는 외부 식당에서나 버스를 타더라도 꼭 붙어 다니는 커플들이 아닌 혼자서 여행 온
우리 조원들의 끈끈함은 보통 수준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여행이 더욱 재미있었고 서로 보면 웃기에 바빴고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진환/임은희님
- 우리 6조의 가장 좌장 격으로 가는 곳마다 우리 영혼의 갈급함을 적셔줄 와인을 준비해주시고 가장 맛있는 음식점을 사전에 결정해주신 진환님, 그리고 진환님의 결정하신 곳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선별해내는 탁원한 결정가이신 은희님, 처음에는 술을 잘하실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 진환님은 오히려 술을 좋아하시고 사람과의 만남을 즐기시고 오히려 와인이면 와인, 맥주면 맥주 가리시지 않고 맡은 양을 소화해내시는 은희님, 두 분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항상 저희 6조의 물주로 음식값도 많이 내주시고 모이는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최경해/유미혜님
- 항상 두 분이 자매이신 것처럼 이번 걷기 여행을 철저히 준비하신 것처럼 열심히 걸어주시고 늘 밝은 목소리로 따뜻하게 안아주신 두 분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하얀 목욕가운을 입으시고 호텔 로비를 바삐 걸어가신 그 뒷모습. 너무나 귀여우셨습니다. 조별 모임이 어디서 하든 먼저 물어주시고 같이 해주셔서 제가 너무 좋았습니다
박찬준/임재연님
- 말씀을 잘하시지 않고 묵묵히 다른 조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간혹가다 던지는 말씀이 좋았던 찬준님,
찬준님 옆에서 밝고 톡톡 튀는 모습으로 밝은 미소를 짓게 하시고 음주를 고발정신이 뛰어나신 재연님,
부부이면서 같이 걷지 않으시다가도 어느새 같이 계시다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시는 두 분의 사시는 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상형철 원장님
- 여행 내내 이름 대신 원장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시고 우리 조원뿐만 아니라 전체 참가자들에게 의사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며 야간에도 별도로 '산티아고 한의원'을 차려서 인기도 얻으시고 돈도 꽤 짭짤하게(?) 버셨다는 원장님.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진정성 시비(?)가 붙었지만 당신은 우리의 허준 선생이십니다
김명조님
- 부산에서 사시며 늘 밝고 소녀 같은 미소로 나이를 짐작하기에 힘든 외모로 사진을 찍을 때 귀여운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에 좋습니다. 음악이 나오면 예전에 감추어둔 춤 끼가 나와서 구게하임 미술관 강변과 스페인 왕궁 앞에서 춤을 추신 모습에 우리가 더 행복했습니다.
조송희님
- 공식 명칭은 작가님이라고 불리시며 걷기 여행 내내 앞에서 번쩍 중간에서 뒤에서 최대로 활동하시면서 우리 전체의 모습을 순간을 포착해서 프레임에 담은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너무 활동이 많으셔서 대부분 저녁은 메인 음식도 나오기 전에 방에 가셔서 쉬셔야 하셨던. 우리 사진은 공식적으로 잘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고서 마지막 날 밤 마음 나누기 영상에 6조의 사진을 도배해주신 마음이 우리는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이영숙님
- 걷기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다음부터는 수직 상승세의 컨디션을 가지고 새로이 장만한 카메라로 당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계시는 앞으로의 여행작가의 모습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사진에 앞으로 이영숙님의 독특한 감각과 센스가 발휘되기를 원합니다
원은미님
- 모일 때마다 느긋하게 나타나시는 여유와 아직 미혼의 톡톡 튀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다들 기혼자들 사이에서 우리들과 같이 맞추어주고 감사했습니다 여행 마지막으로 갈수록 감기 기운이 었었는데도
잘 이겨내셔서 감사했습니다.
최영미님
- 제주도의 여인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걷기에서도 다른 이들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늘 명품 사진 한 장을 추구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공무원(?)의 타이틀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제주도에서 언제든지 이야기만 하면 묶을 수 있도록 펜션을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조만간 제주도 펜션으로 불러주시면 다른 일도 제쳐두고 가겠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개성 있는 분들이 모여서 6조를 이루고 영혼의 동반자까지 추구하는 우리 조가 너무나도 좋습니다. 간혹은 길거리에서 간혹은 호텔 내부에서 모이라고 하기 전에 모이는 전체 여행의 모습이 좋습니다.
아무런 사심 없이 모여서 무엇을 하든 간에 상관없이 자신 안의 내면을 꺼내 보이며 하나가 되고자 했고
하나로 만들어 가진 6조 여려분은 한 분씩 한 분씩 아름다우셨습니다.
그 모습에 우리는 7일간 걸을 수 있었고 그 걸음으로 인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영혼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만남과 나눔이 계속되어 인생의 한 방향에서 아름다운 만남으로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터닝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