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여행_27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관리합니다.
패션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자신들의 모습에 신경을 쓰고 관리합니다. 대부분은 앞모습이나 옆모습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자신들의 뒷모습은 관리하는 경우는 적다고 봅니다. 누구든지 거울을 보는 이유는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남들이 보는 시각으로 자신을 살펴보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좌, 우 모습도 보고 여러 가지로 고쳐보고 치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뒷모습은 꾸미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눈은 뒤를 볼 수 없게 신이 만드셨기 때문이니다. 아마도 우리가 뒤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더라면 우리의 눈은 어디에 달아놓아야 하나요?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면 걸어 다니면서 아니 모든 각도의 우리 모습을 신경 쓰다 보면 우리는 미치거나 우울증에 빠져서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 뒷모습은 우리 자신은 모르니 다른 사람만이 보고 이야기하고 판단합니다.
보통 '뒤'이란 글자가 들어가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이 있습니다.
'험담', '뒷거래', '뒷돈', '뒤통수치기'등등.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지 않고 몰래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뒷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뒤를 가꾸는 데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보기 안 좋은 것은 전부 뒤로 배치합니다. 전자제품도 필요한 배선, 접속단자는 전부 뒤로 배치합니다. 우리도 남들에게 보이기 싫은 것은 우리 뒤로 감추고 숨깁니다. 그리고는 겉으로는 우리의 앞모습을 보여주고 우리의 뒤를 보여주기를 꺼려합니다. 아마도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들은 앞 베란다는 화초도 키우고 예쁘게 단장하는 반면 뒷베란다는 거의 창고 수준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것 사용빈도가 적은 것은 전부 뒷베란다에 보관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뒷모습은 우리가 만들어 내지만 그것을 보고 즐기고 판단하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앞모습은 내가 꾸미고 나도 즐기고 남도 즐깁니다. 그러나 뒷모습은 내가 만들지만 남이 보고 즐기고 판단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뒷모습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매일 거울에 비친 뒤태를 관리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뒷모습은 우리의 순간순간의 생각과 마음이 반영되어 나타납니다. 그대로 여과 없이 드러납니다.
혹시 가끔씩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찍힌 우리의 사진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사진에는 아마도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을까? 하는 모습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모습이 우리 본래의 뒷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무의식 중의 행동이 아름답고 호감 있게 비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 봅시다. 그리고 뒷모습이 아름다운 분들을 따라 걸어봅시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우리도 그 모습대로 변하지 않을까요?
자식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습니다.
뒷모습이란 말뜻이 와닿지 않았는데 제 아들 두 녀석을 키우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로 나무라거나 아니면 어떤 행동에 대해서 질책하면 우리 아들들이 하는 말은 '아빠도 그러면서 저는 안 돼요', 저번에 아빠도 하는 것을 보았는데요'주로 이런 말로 자신들의 실수를 대변합니다. 내가 무의식 중에 하는 행동이나 말투 등에 대해서 늘 보고 있다가 우리 아빠도 저렇게 하니 나도 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그때 내 유전자로만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뒷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 된 자는 뒷모습도 잘 관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너무나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 아이 앞에 어는 맥주 한 잔을 얽고 싶어도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는 마시지 않고 자는 걸 확인하고 마셨습니다. 항상 제 앞모습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제가 하는 행동을 뒤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에서 가르칠 때는 설명을 해주고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저의 뒷모습의 교육은 아무런 설명 없이 여과 없이 교육이 되는 것을 보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려 주려고 사려 합니다.
또 하나 뒷모습은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멋있어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젊었을 때는 내가 다른 사람의 뒤를 쫓아가고 앞서가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 속에서 자신의 닮아가는 모습을 배우기 때문에 오히려 남들에게 뒷모습은 보여줄 기회가 적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고 40-50대가 넘으면 어느새 우리는 남들의 앞에 서서 가는 사람들로 그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뒷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면의 아름다움으로 사람에게 보이고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뒷모습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 인생 후반부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서로의 뒷모습을 보고 걸었습니다.
닮고 싶은 모습을 많이 보셨나요. 저는 두 분이 걸어가는 모습도 보았고 혼자서 걸어가시는 분도 보았습니다.
어떤 부부를 뒤에서 걸어가면서 '참 좋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로가 말씀을 하시지 않은데도 남들이 보면 서로가 사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부들은 조금씩 따로 걸으시면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는 뒷모습도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늘 노란 점퍼를 입으시고 같이 걸의 시는 고도원 님과 윤나라 실장님의 뒷모습도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제 저도 남들에게 보이는 뒷모습을 잘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들고 허리를 곧게 펴고 잘 걸어가는 모습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아름다운 뒷모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되어 연습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인생의 50세 전환점을 돌기 전에 본받고 싶은 뒷모습을 많이 보고 배워 몸에 익혀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50세가 넘는 시점부터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려 주려고 합니다. 그동안 저의 뒷모습이 앞서가려고 했던 달리는 자세의 뒷모습이라고 하면 이제는 정말로 천천히 걸어가는 여유 있는 뒷모습으로 바뀔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보다 연배가 많으신 아름다운 뒷모습을 지니신 분들과 이 좋은 여행을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는 아름다운 뒤태를 가꾸기 위해 걸어가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터닝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