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구아 요새와 시엔푸에고스의 밤거리를 거닐며

쿠바 여행 10일 차_하구아요새_바 예궁

by 지음

점심은 테라스가 있는 식당에서 먹는다. 전부는 아니지만 테라스가 펼쳐진 좌석에서는 밖을 내다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를 하던 중에 야구팀으로 보이는 멤버들이 들어온다. 쿠바 사람들인지 아니면 동호회 수준의 야구팀인지는 모르지만 유니폼을 입고 단체로 이곳에 식사를 하러 온다. 이제 여기에서 먹는 점심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한편으로는 질리기도 하다. 4가지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선택메뉴도 하도 돌려서 먹었기에 그 맛이 그 맛이다. 얼마 남지 않은 비장의 볶은고추장 튜브를 하나씩 꺼내 야채도, 밥도 쓱쓱 비벼 먹는다.

[ 이런 표시는 주로 식당과 민박을 같이 한다는 표시이다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커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식당에서 즐겁게 식사와 함께 모히또 한잔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건물의 색깔이나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의 모슨 색깔이 각각의 특색을 자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Artistway ]


점심 먹고 향한 곳은 일명 ‘하구아 요새’라고 불리는 가스띠요 데 하구아(Castillo de Jagua)이다. 실제 이곳은 하구아는 원주민이 부르는 명칭이고 하구아 요새라고 불리는 이 곳에 오려면 ‘가스띠요’라고 해야지 알아듣는다고 한다. 이 요새는 1745년에 완공된 건물로 약 375년 정도가 된 오래된 건물이다. 이 곳에서 바다 쪽을 바라보면 시엔푸에고스 만으로 들어오는 모든 배를 감시할 수 있고 인근 마을까지 다 내려다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곳만 잘 지키고 있으면 만으로 들어오려는 해적선이나 적선을 쉽게 막아낼 수 있는 지정학적 요새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곳은 배를 타고도 올 수 있으나 우리는 버스로 이동해서 하구아요새까지 왔다.


[ 요새 위에는 매로 비 오는 새들이 날아다닌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요새 위에서 바라보면 만으로 보이는 곳으로 배가 지나다니도록 되어 있다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쿠바의 다른 요새처럼 바다의 입구를 지키는 곳이라 커다란 대포가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이 요새는 병사들이 쉴 수 있는 숙소와 지하에 예배들 드릴 수 있도록 작은 성당도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 사용하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칼은 해적들이 쓰던 것처럼 얇고 휘어진 칼과 권총이라고 하기보다는 당시 귀족들이 가지고 다닐법한 권총과 장총도 잘 전시되어 있다. 망루에는 바다를 향해서 커다란 대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포에 장전하는 포탄의 모형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육지에서 건너오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요새 주변에 해저도 깊게 파여 있다. 이곳만 잘 방어한다고 하면 시엔프에고스 일대를 방어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특히 만 안쪽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적어 말레꼰 해변의 파도는 그다지 심하지 않을 것 같다.


[ 하구아 요새의 입구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하구아 요새 내에 있는 성당(좌, 중간), 당시 사용하던 무기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무기와 지도 및 요새에 대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이곳에서 만 건너편에 있는 건물을 배경으로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종이 매달려 있다. 아마도 이 종은 망루에서 보초를 서는 병사들이 멀리 배에서 수상한 적이나 긴급한 일이 있으면 울렸던 경보시스템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그 종은 관광객들이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조형물로 전락했다.


[ 망루에 있는 종,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는다 @ Artistway -Travel for Life ]


하구아 요새를 떠나서 바예궁, 바예저택으로 향했다. 바예궁은 우리가 묵는 호텔과 인접해 있다. 이 저택은 시엔프에고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바예궁이라 불리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건축된 지는 약 100년 전인 1917년에 건축된 건물로 여러 나라, 여러 대륙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건물이다.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 건축양식, 비잔틴, 고딕 양식이 골고루 섞여 있다고 한다. 예전에 세워진 그대로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 바예궁, 이슬람 건축양식으로 만들어 놓았다 @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커다란 야자수 나무와 바예궁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1층에는 이슬람 문화가 느껴질 정도로 종교적 색채가 강렬하다. 아주 작은 문양화 세밀한 무늬로 1층을 덮고 있다. 그 질서가 주는 느낌은 고전 틱 하면서도 이슬람의 문화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 집은 돈이 많은 상인 바예가에게 결혼 선물로 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1층은 식당으로, 2층은 테라스 바로 운영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테라스가 펼쳐져 있다. 그것에서는 모히또를 비롯한 칵테일 주류를 팔고 있다. 우리가 올라갔을 때에는 여기의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먼저 올라오신 누님들이 벌써 살사 춤을 추며 주변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두 받고 있다. 우리에게 음악을 깔아주는 분들도 잘 맞추어준다. 이제는 쿠바 사람이 다 된 것 같다. 어디서는 음악을 만나면 춤을 추는 반사 신경이 이제 몸에 이식된 것 같다.

[ 바예궁 내부. 이슬람 문양이 내부 곳곳에 정밀하게 치장되어 있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2층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고 주변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건물 바로 옆에 바다는 잔잔하고 평화롭다. 이 건물의 외벽에는 3개의 탑이 있다. 탑마다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가운데 놓은 탑은 종교, 전망대 탑은 사랑, 요새 모양의 탑은 권력을 나타낸다고 한다. 모히또 한 잔을 마시면서 먼바다를 바라보는 잠깐의 휴식 시간은 너무나도 달콤하게 빨리 지나간다.


[ 바예궁 전만대에서 바라본 카리브 해안 @Artistway - Travel for Life ]


바예 궁 바로 옆에 있는 Jagua HOTEL이다. 바로 바다와 인접해 있는 호텔이다. 바예궁과는 달리 세련된 호텔로 호텔 안쪽, 바다 쪽으로 야외 풀장이 있다. 오늘도 다른 날보다 일찍 체크인을 했기에 객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1층에 있는 풀장으로 향했다. 바다가 아닌 풀장이라 물은 깨끗했고 풀장 주변은 비취 베드가 있어 편히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아쿠아 에어로빅을 하게 되었다. 풀장에는 우리 일행만 있었다. 오늘의 강사는 춤바람님이다. 물속에서 자기소개부터 수강생을 리딩 하는 모습이 남다르다. 알고 보니 닉네임답게 성남시에서 에어로빅으로 나가서 수상도 했다고 하니 우리를 리드하는 모습이 이 호텔의 직원이라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렇게 물속에서 단체로 노는 우리들을 주변의 외국인들이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다. 아마도 이 호텔의 풀장을 우리가 전세라도 낸 것처럼 밝은 웃음으로 채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 호텔 내의 수영장, 비치 벤치와 자유롭게 수영이 가능하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수영장 밖에는 태양이 붉게 물들면서 지고 있었다. 정말 풀장 안에서 지는 태양을 즐길 수 있었다. 어쩌면 가장 좋은 위치에 수영장을 배치한 것 같다. 많은 관광객들이 일몰을 보기 위해 옹기종기 호텔 밖으로 모여서 일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정말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일몰을 구경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재미있는 아쿠아로빅을 마치고 다시 바예궁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 객실에서 바라 본 호텔과 인접한 부두의 노을지는 모습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저녁에 노을 지는 배경과 호텔 수영장의 야간 조명이 어울린다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아까 들렸을 때는 1층을 자세히 못 봤는데 1층 안쪽에 마련된 식당은 정말 고급스럽다. 벽면에 아주 작게 장식된 무늬는 정말 이슬람의 색채를 충분히 느끼기 충분했다. 천장은 매우 높고 의자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이런 집을 지어 선물로 주었다고 하니 이것을 짓기 위해 쿠바 사람이 아니라 이슬람의 기술자를 데려다가 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서 지었을지 충분히 상상이 간다.

저녁을 먹고 오전에 계획했던 것을 실행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호텔 로비에 모였다. 실제 오전에 29번가 기념품을 사고서 쉬었던 곳까지 가서 오늘 시엔푸에고스에서 간단한 향연, 술자리를 갖기로 했던 것이다. 바닷가이고 저녁이라 긴 외투를 걸치고 길을 나섰다. 저녁에 쿠바의 길거리를 걷는 것도 꽤 괜찮았다. 7-8명의 한국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시엔푸에고스의 밤거리를 거닐었다. 우리 목적은 맥주나 모히또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적당한 바람도 불어 걷기에 좋았다.


[ 바예궁의 야간 전경, 낮에는 관광지 , 저녁에는 식당으로 이용 @Artistway - Travel for Life ]
[ 바예궁의 입구 - 야간 전경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조금을 걸어가니 클럽 시엔푸에고스가 나온다. 이곳은 해안가에 자리 잡은 곳으로 수영장, 레스토랑, 바, 테니스장을 갖춘 클럽형태이다. 여행자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기는 것으로 쿠바스럽지 않은 고급 형태이다. 처음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다. 안에는 입장료와 사용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일찍 왔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조금 더 걷다 보니 마리나 마를닌이라고 요트들이 정박되어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실제 여기는 돈이 많은 부자들이 개인 요트를 대거나 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요트를 타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부자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클럽 내부에 정박해 있는 요트 @Artistway - Travel for Life ]

우연찮게 들어가서 보니 마음씨 좋은 관리인이 근처를 한 번 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다. 정박되어 있는 요트의 크기가 만만치 않다. 필라르 형님의 말을 빌리면 상당히 고가의 요트라고 한다. 정말 저런 요트를 타고 파란 바다에 나가서 헤밍웨이처럼 낚시도 하고 모히또도 한잔하고 잔잔한 바다에서 바다 수영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 우리는 그곳에 아쉬움을 남기고 계속 걸어갔으나 오전에 봤던 선착장은 너무나 멀었다. 아마도 더 이상 가면 서로가 무리인 것 같았다. 단지 우리 욕심은 시원한 맥주와 잘 구워진 꼬치를 먹고 오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그것을 포기하고 다시 호텔로 방향을 틀었다. 약간은 어두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쿠바의 밤거리도 괜찮았다. 곳곳에 어둠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도 보이고 그 옆에서 주인을 지키고 있는 강아지도 보인다.


호텔로 돌아와 1층 야외 바에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맥주 한잔을 시키고 음악을 즐기는데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난다. 우리는 야외에 앉아 있는데 실내에서 시가를 피면서 연기를 뿜어낸다. 여기는 담배 피우는 것이 너무 자유롭게 허용하니 비흡연자가 오히려 자리를 피해야 한다. 이런 점이 고쳐져야 관광객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을 듯하다.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어 맥주 한 잔만 마시고 꼬치도 먹지 못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밤이 깊어만 갔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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