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언어
다음 글은 마음언어를 배운 지인분이 쓴 글입니다.
그분의 동의를 얻어 제 브런치를 통해 소개합니다.
우리말에서는 공간과 시간을 함께 이야기할 때 시간을 먼저 표현합니다. 시공간이라고 표현하지 공시간이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제가 인지하는 순서를 관찰해보면 공간인지가 먼저 일어나고 시간인지가 일어납니다. 시간인지는 공간인지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에서 시공간을 어떤 순서로 표현할까요? 네이버 사전에서 예문을 찾아보았습니다
나는 시공간을 통해서 여행한다: I travel through time and space.
물리적 우주는 시공간적으로 한정적이다: The physical universe is finite in time and space.
시공간: world of space and time.
문장상에서 주로 우리말과 같이 time and space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서 인지 작용이 일어날 때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인지 작용이 공간인지 작용보다 먼저 일어날 수 있을까요? 저에게는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공간인지)과 동영상(공간인지+시간인지)을 생각해보면 사진을 여러 장 묶으면 하나의 동영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저는 궁금한 것이 하나 생겼습니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을까요? 이 질문을 통해서 저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대상을 인지할 때 머릿속에서 인지하는 범위 단위(넚이와 깊이)가 어느 정도 일까?를 관찰해 보려고 합니다.
① 이것은 제가 망원경을 통해서 외부 세상을 관찰한다고 가정하고, 네모난 렌즈로 관찰할 때, 별 모양의 렌즈로 관찰할 때, 배율을 높였을 때, 낮추었을 때, 저의 인지 범위 단위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② 동일한 조건의 망원경으로 한 지점을 1초씩 보았을 때 와 10분씩 보았을 때 저의 인지 범위(깊이) 단위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①번 질문이 공간인지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면 ②번은 시간을 통한 공간인지의 심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제가 강을 1초 동안 관찰하고 강물이 흐르는 것을 인지 하였는데, 10분 동안 관찰하였더니 하늘에서 새 한 마리가 강물로 하강하여 물고기를 낚아채는 장면을 보고 저는 강물을 흐른다 에서 강물 속에 물고기가 살고 있고 새가 물고기를 사냥한다는 인지의 확장이 일어났습니다.
즉 저의 공간적 관찰에 따른 인식이 시간 덕분에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관찰의 확장을 돕는 것은 시간이고 이 시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우리의 기억입니다.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강물을 10분 동안 관찰하고도 새가 지나간 후의 흐르는 강물만 머릿속에 남아 있겠죠.
이러한 기억은 우리에게 인지의 발달과 지식의 축척이라는 혜택을 선물하고 우리는 이러한 지식의 축척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고 기술과 문명을 이룩해 왔습니다.
여기 생각해 볼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언어(말, 글)입니다. 언어의 다양한 역할 중에 하나가 기억의 확장과 입출력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인지한 내용을 글로 남겨 타인에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지식의 형태로 전달할 수 있고, 저는 언어를 이용해서 제 뇌의 용량을 기억에 쓰는 대신에 관찰과 인지하는 데 더 많이 쓸 여력도 만들어 냅니다. 또한 타인은 제 글을 읽고 인지 범위를 넓히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언어 덕분에 우리는 관찰과 인지활동에 집중하고 필요한 내용은 기록의 형태로 포터블 하드디스크 또는 클라우드에 저장해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언어 배움의 시작을 언어의 이해에서 시작하는 이유가 우리가 인지를 할 때 상부 표면에 있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 – 태도 – 관찰 – 인지 – 기억 - 언어)
다시 언어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말과 영어에서 문장을 두 개로 나누어 쓴다는 것을 두 번의 공간인지가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려면 두 번의 공간인지를 기억(시간)을 이용해서 하나로 묶어주면 됩니다. 영어(언어)에서는 그 인지와 기억의 고리를 언어로 표현할 때 접속사로 이어주거나 선행사 뒤에 관계사를 붙여 표현하는 언어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예시: 접속사)
나는 아팠다. 나는 학교를 가지 않았다.
I was sick. I didn’t go to school.
나는 아팠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않았다.
I didn’t go to school because I was sick.
나는 TV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다
I watched TV. She was playing her violin.
나는 TV를 보고 있었고 한편 그녀는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다
I watched TV while she was playing her violin.
예시: 관계사)
친구가 나에게 소설책을 주었다. 그 친구는 철수이다.
The friend is Chul Soo. He gave me the novel.
나에게 그 소설책을 주었던 친구는 철수이다.
The friend who gave me the novel is Chul Soo.
이것은 나의 집이다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다
This is the house. I was bone in it.
내가 태어난 집이 이 집이다
This is the house in which I was bone. (전치사 + 관계 대명사 = 관계 부사)
This is the house where I was bone.
우리가 영어문장을 순서대로 읽거나 들을 때 접속사와 관계사를 접하게 된다면 화자가 머릿속에서 기억을 가지고 와서 한 공간에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문 중에 “나는 아팠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았다”에서 우리말은 사건의 발생순서대로 아픈 것이 일어나고 학교에 가지 않은 것이 일어났습니다. 시간(어순) 순서대로 인지하였습니다. 머릿속에서 두 가지 사건을 동일 공간에서 마치 하나의 시간 단위처럼 인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I didn’t go to school because I was sick”의 영어 예문에서는 사건이 시간(어순) 순서대로 인지 되지 않습니다. 내가 학교에 가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고 그 이유가 아파서라고 합니다. 두 개의 각각의 인지가 존재하고 하나를 설명(I didn’t go to school)하고 다른 하나(I was sick)를 기억에서 가지고 왔다고 표시하고 둘 간의 관계는 원인과 결과 관계임을 because라는 접속사를 통해 명확히 표현해 줍니다.
같은 방식으로 “나에게 그 소설책을 주었던 친구는 철수이다”에서 나에게 소설책을 주는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의 주체가 철수라는 것입니다. 물론 소설책을 주기 전에도 친구였고 이름은 철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장에서 인지의 핵심은 소설책을 주는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의 주체를 표현하는 행위가 나중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The friend who gave me the novel is Chul Soo”에서 화자(話者)는 친구(the friend)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나에게 소설책을 주었던 기억 정보를 인출하는 것을 who를 통해서 표현해 주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우리말은 인식범위가 넓고 깊어서 많은 인식을 한꺼번에 할 수 있고 영어는 인식범위가 좁고 얕아서 인식범위가 짧다 라기보다는 우리의 인지활동에 기반이 되는 언어의 특징에 따라 시공간을 인지하는 인지 단위의 범위(넓이와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By 윤병호
마음언어 기초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a5_veqx32PAYPXEo-dHWpB
마음언어 생활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kJxgggJj3-ZkcoQpZahfd9Bn0hFdJD0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