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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Centered Innovator Feb 13. 2018

고객 인터뷰를 나가며 체크해야할 다섯 가지 팁

이미 알고 있어도 고객 조사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앞서 두 번에 걸쳐 'Ideation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링크)''실무자가 고객 인터뷰를 왜 직접해야 할까(링크)' 포스팅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어서 실무자가 현장에서 고객을 만날 때 이 부분만 지켜도 한결 도움이 될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합니다.


연결고리를 가진 세 개의 글을 쓰게 된 개인 에피소드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전후 맥락 없이 그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것 보다, 거의 동일한 관점으로 'Designing for Growth'에 언급한 부분을 살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들이 책에서도 언급했 듯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정말 흔히 확인하게 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보다 나은 미래를 그려 보고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단번에 미래 전략과 같은 쪽으로 건너고 싶다는 유혹을 받음 → ②그로 인해 디자인씽킹이 브레인스토밍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으며, 일부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디자인이 모두 끝났다고 생각 → ③그러나 디자인씽킹 프로세스는 현재 시점의 지금 상태에서 시작됨: 현실에 대한 통찰력으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생성될 수 있음(만약 통찰력이 없다면 상상력은 메마르게 됨)
_역서 ‘디자인씽킹, 경영을 바꾸다’ 기준 P76~77의 내용을 참조 및 인용


이처럼 현실에 대한 관찰과 이해로부터 통찰력을 얻을 때 비로소 디자인이 원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현장 관찰이나 고객 인터뷰 등의 활동을 살펴보게 됩니다.

'새로운 혁신을 위한 일에서 고객을 만나는 건 부가적인 활동이겠지?’

실무자의 입장에서 이 질문의 답을 얻으려면 앞에서 설명한 현실로 부터 끄집어낸 통찰력과 이를 기반으로 도출된 아이디어의 관계를 결국 이해해야 합니다. 이 관계를 파악할 때 프로세스에서 다루어야할 활동과 업무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그리고 Ideation에서 고객 조사로 엮어진 이 글을 포함한 브런치 속 최근 세 개의 글 구성도 이해할 수 있겠네요).

고객 인터뷰와 관찰 역시 막연한 수행이 아닌 활동 진행을 위한 방법이 존재


앞서의 내용을 이해하고 고객 인터뷰에 대한 여러 자료를 찾아봤다면 ‘오픈 질문으로 하라’, ‘보조 도구를 사용하라’ 등의 조사 활동 수행에 필요한 여러 질문 방법과 팁 또한 이미 확인했을 겁니다. 지금부터는 그 중에서도 특히 현장에서 놓쳐버리기 쉬운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저의 회고와 또 여러분을 포함한 제 동료를 위한 정리.


가급적 지시 대명사 피하기

모두 배웠더라도 긴장이 풀어지거나 진행 간격이 느슨해지면 느닷없이 나오는 것 중 하나가 지시 대명사입니다. 지시 대명사의 잦은 등장은 인터뷰 전후의 상황에 따라 묻는 사람도 답하는 사람도 무심결에 또 반복해 넘기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늘면 결국 질문자 스스로도 모호한 부분이 늘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특히 노트테이커나 보조 역할 중인 동행 조사자의 생각의 간극을 벌어지게 만듭니다. 이는 이어지는 디브리핑이나 분석 과정에 혼란을 주는 요소도 됩니다.

우리가 외국어로 이야기하며 정확한 설명이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이것’ ‘저것’은 마법과 같죠. 복잡한 내용의 소개 없이도 타인과의 이야기를 보다 쉽게 이어나가게 해주니까요. 인터뷰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생깁니다. 응답자가 지시 대명사를 쓰면 충분한 설명 없이도 이야기가 가능하고 대화는 오히려 빨라집니다. 그러는 동안 질문자는 점점 답을 듣고 짐작하게 됩니다. 따라서 진행하며 고객 조사가 익숙해질 때까지 지시 대명사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게 방법의 하나겠지만, 동행자가 이러한 상황을 발견하면 질문자가 눈치챌 수 있게 살짝 상황을 환기시켜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상된 답은 오히려 더욱 주의하기

생각한 또는 미리 염두엔 두었던 답이 고객에게서 나오면 이유를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우리가 인터뷰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단답이 아닌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은 건데, 그들이 나와 같은 생각의 대답을 했다고 같은 생각이겠지 짚어 넘기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리고 진행자가 내 생각과 같겠지 넘겨 버리는 순간은 다른 연구원들은 혼란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간혹 낯선 소재를 다루는 경우에 전문 진행자 분도 이러한 상황에 빠지며 시간이 남아버리는 순간 충분한 확인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역시 보게 되는데, 하물며 인터뷰를 자주 진행하지 않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기 쉬운 부분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답이 나오면 오히려 ‘왜’에 대한 질문이 쉽게 나갑니다. 진행하는 내가 일단 모르고 궁금하니까요. 하지만 중요 질문의 경우 내 생각처럼 답이 나왔더라도 오히려 한 번 더 진행자가 정말 생각한 이유인지 놓치지말고 확인하거나 대화 전체를 가늠해 운영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말로 반복해 확인하는 바꾸어 말하기를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방문팀의 인원구성 점검하기

주위를 보면 FGD(Focus Group Discussion)와 같은 좌담회 형태나 지정 공간에서 운영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게 되지만, 디자인씽킹 프로세스에서는 홈비지팅이나 현장 관찰을 겸하는 경우를 더 자주 강조하고 권장합니다. 응답자의 환경으로 들어가는 만큼 누가 적절한지 선정하고 진행을 조율하는 등 여러 신경 쓸 부분이 있지만, 조사 방문팀의 전문성은 물론 데모상의 인원 구성에 대한 부분 또한 주의해야할 부분입니다.

고객 인터뷰와 관찰은 그들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이 제한적인데 진행팀의 성별, 나이 등이 너무 달라 응답자가 어색(불편)하고 대화가 어려운 관계로 느껴 충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거나, 어색함으로 진행이 더이상 원활해지기 힘들면 인터뷰 중단이 나은 경우도 생깁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적절한 인원 구성의 균형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물론 응답자의 성향에 영향을 받으므로 미리 안내를 하고 갔다고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진행 전 방문 인원과 활동에 대해 조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사전 반응 역시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침묵 참기와 밀어 붙이기

적절한 인터뷰 대상자를 만났다면 우리가 이야기하고 질문하는 내용을 자주 생각해보았을 겁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그 내용을 언어로 표현하는 건 또 다른 일입니다. 브레인스토밍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어려움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를 학습했어도 현장의 질문자가 되는 순간 다른 여러 요인과 부딪히게 됩니다. 인터뷰 시간, 프로젝트의 시급함, 다음 일정 등이 압박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점점 서두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응답자가 생각하는 데 필요하거나 알고 있는 부분을 충분히 표현하기 위한 이 침묵을 진행자가 못 견뎌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의 할 부분은 간단합니다. 참을 것.

특히 이러한 조급함이 앞서 소개한 예상된 답에 대한 행동과 복합적으로 연결될 경우, 답을 속단하거나 애매한 표현에도 확인했다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잦아집니다. 따라서 인터뷰 중간 중간 자신의 진행 속도를 가늠해보며 좀 더 깊이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반복 질문할 수 있는 또 다른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밀어 붙일 것.


과거 경험에 대한 집중력 유지하기

앞에서 혁신을 원하며 자주 보이게 되는 행동으로 현재를 넘기고 곧장 미래 전략과 같은 부분으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부분을 인용하여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고객 인터뷰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죠. 이렇게 이유를 알지만 인터뷰 중에 다시 미래 시점으로 건너뛰는 경우가 너무 자주 생기고, 그렇게 미래 시제로 점프하는 순간 우리가 원한 발견점을 놓치게 됩니다.

우리가 듣고 싶은 건 고객의 진짜 경험과 사례, 그리고 그에 대한 그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단서와 밑그림을 모아야 합니다. 물론 앞으로에 대해 전혀 묻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진행해야죠. 하지만 앞으로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이 많아질 수록 프로젝트 팀은 고객으로부터 들었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겠지만 단지 그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원하는 관찰 활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고객 인터뷰와 관찰을 적절히 교차하며 진행하는 경우


서비스 디자인 씽킹은 물론 UX를 비롯해 여러 경험 디자인을 다룰 때도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통찰력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모두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소개합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분명 계시지만 그러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 부분을 건너뛰고 아이디어나 프로토타입 단계로 점프하려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는 자신의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관점으로부터는 더욱 멀어지게 만들기 쉽습니다. 따라서 각자가 이러한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현장은 글로 배운 지식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활동의 빈도가 줄수록 현장에서의 반응 속도나 대처 능력 역시 함께 줄기도 쉽습니다. 변화하는 고객을 접하는 일이니 더욱 그렇겠죠. 따라서 예전 경험이 있어도 한 번 해봤더라도, 현장에서의 활동을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고 꾸준한 실행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생각에 위 내용들이 체크리스트로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1. 관련 내용을 더 깊이 살펴보고 싶다면 지금 서점에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링크)'!

+ 2. 더 많은 그림은 '수퍼김밥의 인스타(링크)'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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