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객 심층 인터뷰 역량을 키워야 하는 이유
서비스 디자인이나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의 앞 부분에 이해하고 관찰하는 단계가 진행되고, 주요 활동으로 현장 관찰과 심층 인터뷰가 강조됩니다. 여기에서부터 다른 프로세스와 차별화 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 진다고 얘기하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관찰하기의 전반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실무자 입장에서 직접 고객 인터뷰를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어떤 포인트를 알고 있어야할지 어떤 부분을 챙겨야할지 함께 생각해보죠.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인터뷰, 특히 정성 조사의 주요 활동인 심층 인터뷰(In-depth interview)는 고객과 그들의 환경에 밀착된 발견점을 도출할 수 있어 서비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서 자주 강조됩니다. 스타트업이 중요하게 다루는 스티브 블랭크의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역시 활동 운영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관점은 거의 유사합니다. 요약해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 만나 묻고 관찰해야합니다.
부지런히 준비해도 고객 인터뷰는 막상 현장에서 다양한 변수를 가집니다. 인터뷰 중 당황스러운 부분들이 튀어 나올 수 있다는 건 예상되기도 하고 그래서 또 이 후 고쳐가면 되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고객을 만나는 또 그 과정마저 복잡해지는 상황이 팀의 누군가에게는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프로젝트 팀 차원에서 이를 쉽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고, 서로 인식의 차이가 생긴채로 이후 다른 프로세스 과정이 이어지면서 팀이 맞춰야할 합을 어렵게 만들곤 합니다.
이는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가 협업과 협력에 의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또 프로젝트 팀의 관리 측면에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특히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기존의 비즈니스 사고에선 낯선 활동이 많을 뿐 아니라 다학제적 팀의 구성을 강조하고 있어 이런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프로세스 중 이러한 부분을 주의 깊게 다루어야 합니다. 다만 이 글은 팀과 멤버 관리 측면을 더 깊게 다루려는 건 아니라서 그런 점이 있으니 이를 미리 생각해봐야한다 정도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겠습니다.
주위를 보면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비롯해 이런 저런 이유로 관찰과 조사 역량의 부족함을 채우려 외부의 전문 기업/컨설턴시(또는 사람)에 의뢰하고 기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말그대로 케바케이므로 정말 맡겨도 좋을지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로 점검해야 합니다. 실제로 전문 기업/컨설턴시 중에는 온라인 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실무자들은 그다지..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또는 그 반대 경우를 의외로 (정말) 자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전문 컨설턴시가 팀 형태로 함께 할 때 그 팀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의 원활한 수행에 꽤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개인이 아닌 협업이 중요하다면서?’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 활동은 프로세스 과정의 진행 뿐만 아니라 그 외 여러 상황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리더의 커리어 기간과 과정에 따라 단지 인터뷰와 같은 스킬적인 부분 외에도 프로젝트 전반을 잘 진행할 수 있는지에 차이가 생깁니다. 그 중 하나로 앞서 언급한 협업과 팀의 이슈도 있죠.
게다가 참여한 컨설턴시 멤버 모두가 일정 역량이 아니기 쉬운데 (클라이언트 입장에선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이들의 트레이닝을 현장에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게 낯설다기 보다 전문 컨설턴시가 개별 프로젝트나 비영리 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항상 역량을 꾸준히 보완해온 곳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라면 훨씬 원활한 운영도 가능하고 자체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 또한 충실히 보유해 프로젝트 운영에도 보탬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의뢰할 때 전부 맡기며 손 터는 게 아니라 담당 관리자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활동 하나 하나를 잘 짚어보며 지속적으로 진행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죠.
그런데 앞에서 다룬 내용은 협업을 보다 고려한 실무 가이드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우리가 고객을 직접 만나 조사해야 하는 그리고 연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별 거 없습니다. (정말 정말 현실적으로) ‘딱히’ ‘흔쾌히’ 대신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사활동을 의뢰하는 경우 비용을 비록 지급하지만 컨설턴시 입장에서도 심층 인터뷰는 타 활동과 비교해 연구원, 시간, 인터뷰이 등에서 더 집중력이 필요하고 따라서 그들의 활동과 노력을 반영하면 금액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즉 고객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활동에 대한 의뢰 비용 자체가 애초에 너무 비쌀 수 밖에 없고 기업들이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거죠.
따라서 고객과 사용자를 만나야 하는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마냥 의존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문 조사 기업에 의뢰를 하고 또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진행 비용이 높은데다 이에 투입된 조사 인원들이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비교적 간단한) 고객 조사에 대비해 직접 인터뷰하는 부분을 학습하고 연습해 실무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전문 진행자에 비해 관련 역량이 떨어질 수 있음이 염려될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전문 기업 특유의 연구와 학습의 시선이 아닌 현장의 관점을 충분히 반영하여 시장에 더 적합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자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물론 고객 개발 또는 린고객 개발과 관련된 자료가 이제 적지 않으므로 필요를 느끼고 결심한다면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환경도 어느 정도 조성되었다 생각합니다.
실무자가 고객 심층 인터뷰 역량을 키우고 고객 인터뷰를 직접 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전문 컨설턴시에 완전히 기대기 쉽지 않은 측면이 존재하고, 시간과 노력 등을 감안했을 때 의뢰하는 쪽도 받는 쪽도 부담이 되는 현실적 부분이 있고, 그럼에도 고객 개발 측면에서 반드시 진행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각자 현업의 상황도 다르고 인더스트리도 같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전문 컨설턴시의 입장도 모두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연습할지 또 그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역시나 진리의 케바케일 수 있겠죠. 하지만 확실한 건 그럼에도 앞서 말한 여러 내용을 고려해 고객 대상의 심층 인터뷰 역량을 실무자라면 각자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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