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양의 아이디어 대신 많은 양의 질문으로 접근하기
문제 해결이나 새로운 컨셉이 필요할 때 아이디어를 우선 많이 내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효과도 있습니다. 이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브레인스토밍일겁니다. 그 활용 빈도 만큼 사람들은 브레인스토밍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이죠. 또 많은 사람이 운영 방법을 알고는 있지만 그 가이드대로 진행되는 경우 역시 드문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방법들 또한 자주 언급됩니다. 서비스 디자인 씽킹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침묵의 아이디어 도출법 브레인라이팅이 대표적이죠. 그 외 브레인스워밍을 비롯해 다른 여러 방법이 제안되고 실험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은 아이디어, 특히 많은 양의 아이디어에 대부분 초점을 맞추죠(참조 ‘Ideation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른 접근으로 관점을 바꿔 아이디어가 아닌 문제 단위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즉, 문제 해결에 접근하기 위해 기존처럼 다량의 아이디어를 만드는 대신 다수의 질문에 집중해 뽑아내는 방법인 거죠. 이는 브레인스토밍의 핵심 요소를 질문으로 대체한 형태이자 일종의 보완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란 잠재적인 답으로 결과 중심이라면 질문은 해결 과정이 왜 필요한지 좀 더 본질에 가깝게 이동시켜줄 수 있을 겁니다. 관련해 이번 글에서 기존의 내용과 최근 확인한 부분을 간단히 정리해 소개합니다.
먼저 영상 하나를 소개합니다. 할 그레거슨(Hal Gregersen) 교수의 MIT CFO Summit 중 'Catalytic Questioning'입니다. 한글 번역이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촉매 작용의 질문법’ 정도로 내용상 이야기해도 될 듯 합니다. 자막은 영어로 보셔야 합니다.
이 영상의 주인공인 할 그레거슨 교수가 바로 앞서 소개한 다량의 질문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인 ‘Question Burst’를 제안하였습니다. Question Burst는 답이 아닌 질문 기반의 브레인스토밍이라 할 수 있으며 ‘Brainstorm for Questions Not Answers’라고 설명합니다.
할 그레거슨 교수는 Question Burst를 자신의 웹사이트(https://halgregersen.com/big-ideas/question-burst/)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설명한 Question Burst를 위한 세 단계 활용 방법을 기초로 실제 활동을 준비하며 반영한 부분까지 함께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Set the Stage
- 도전적인 과제/문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직접 연관이 없고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두세 사람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2분 정도 준비한 문제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2. Brainstorm the question
- 문제와 관련해 가능한 많은 질문을 3~5분 동안 만들어야 합니다. 이 때 질문에만 완전히 집중하기 위해 두 가지 룰을 적용합니다.
(1) 질문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하지 말 것
(2) 질문에 대해 설명하지 말 것
- 핵심은 브레인스톰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많은 양의 질문을 만드는 겁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적어도 15~20개의 질문을 얻어내려 노력합니다.
- 사람들은 답을 다루는데는 익숙하지만 질문을 계속하는 활동은 낯설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질문을 다양하게 뽑는데 집중해야지 질문 자체나 답을 만드는 일로 빠져서는 안되며, 진행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3. Identify a quest and commit to it
- 도출된 질문을 스터디하고 그 중 두 세 개의 '촉매적' 질문을 함께 고릅니다. 이 때 선택의 기준은 잠재력 있고 파괴적인 내용을 가진 질문으로, 흥미롭거나 기존과 달라 불편한 질문이 무엇인지를 고려해 찾아봐도 좋습니다. 필요하면 후속 질문으로 확장해 봅니다.
- 선택한 질문에 대해 함께 살펴보며 ‘문제 자체를 재구성하는 질문’을 얻었는지 확인합니다. 재구성된 질문을 통해 대안을 바로 찾거나 또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제 해결을 원하는 다양한 조직들은 새로운 방법의 도입을 자주 찾게 됩니다. 그만큼 새로운 접근 방법에 대한 관심은 늘 높은 편인데 며칠 전부터 여러 채널의 추천 내용으로 퀘스천 버스터에 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그런데 할 그레거슨 교수의 웹사이트나 앞서 영상은 아주 최근 공개된 건 아니고, 살펴보니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8년 3/4월호에 관련 내용이 나왔더군요. 한글판도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해당 글을 챙겨봐도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에서 5Why와 브레인라이팅을 다루었지만 질문을 기반으로 하는 Question Burst를 하나의 방법으로 차근히 정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미루었던 일을 이번 기회에 실제로 활용하며 참조할 내용만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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