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언제일지 모를 시간 부자 생활을 앞뒀다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2023년의 나였다면, '작은 일이라도 해볼까?'라고 생각했겠지만 2018년, 완전히 지쳐버린 나는 돈을 버는 어떤 행위도 하고 싶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약간의 고민 끝에 작고 쉬운돈 벌기 실험을 진행했다.
1. 수동적 돈 벌기 - 은행 이자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성공담이라고 생각했는데, 2023년의 기준에서 보니 또 애매하다. 2018년, 2.8% 정도의 말레이시아 은행 금리에 감사했었는데 요즘 한국 금리가 3.5% 가까이 되는 걸 보니 참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2018년 당시, 말레이시아 은행은 한국과 비교해서 적금 이자가 꽤 높은 편이었다.나는 몸이든 돈이든 어딘가에 강제로 묶여있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워 3 달마다 자동으로 갱신되는 적금을 들었다. 그 결과,한 달 치 커피값 정도가 이자로 들어왔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내가 사랑하는 카페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동시에 저축의 재미, 적금의 재미, 이자의 재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2. 능동적 돈 벌기 - 기록하며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것은 실패담입니다.
그 당시에 '디지털 노마드'가 한창 유행이었다.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돈을 벌 수 있는 시대. 코딩이나 디자인, 혹은 글을 쓰며 돈을 벌 수 있고 자신의 콘텐츠를 블로그나 유튜브에 잘 정리하여 공유하면 광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말이인터넷에 가득했다.
나는 블로그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방법이 가장 쉬워 보였기 때문이다. 내 일상 기록 겸 정보 공유를 하고 운이 좋으면 수익금으로 밥 한 끼 사 먹을 용돈이라도 벌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티스토리 블로그 아이디를 만들고, 글 몇 개를 올리고 구글 애드센스 신청을 했다. 신기하게도 애드센스는 신청한 지 하루 만에 승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콘텐츠의 문제인지 주제의 문제인지 복합적인 문제인지 한 달에 약 1달러씩 들어올 뿐이었다.
결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애드센스로 돈을 벌기 위한 블로그 글쓰기를 그만두었다.
글을 쓸 때 괜히 의식 하게 되고, 필요 없는 광고를 나도 모르게 내 블로그에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헛웃음이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로 돈도 벌고 특정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여기에 집착이 생기는 마음이 스스로 부담스러워서서히 그만두게 됐다.
'조금 더 해보지 그랬어!'라는 후회보다 하찮은 시도들이 웃기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아무래도 그 시간을 어느정도 잘 통과해 온 것 같다.
역시 별 거 아닌 것도 직접 해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고, 또 기록으로 정리하면 추억 하나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