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왜 하는데요?
책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이 함축되어 있다.
한 권을 읽으며 내가 직접 보고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지라도 책을 통해 나는 여러 세상과 상황 속에서 여행을 하며 그들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다니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읽으며 느끼고 마지막으로 기록을 하며 읽기의 여정을 마친다.
기록을 하면 책을 다시 제대로 읽는 것만 같다. 발췌문을 보고 깨닫고 느낀 것을 써 놨으니까 그 책을 대표하는 단어라도 기억하고 있다. 꼼꼼하게 정리가 된다. 느낀 것을 스스로 곱씹어 보는 시간을 마련 해 주는 셈이다. 또한 좋은 습관으로 물들이고 싶은 나의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게 책은 성숙한 길로 나아가게끔 방향을 제시 해준다. 기록은 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 흡수하게 해 준다.
이 여정이 주는 가장 뿌듯한 점은 과거의 내가 읽고 써 놓은 것을 몇 년이 지난 후에 읽어 볼 때 나타난다. 오래된 일기장을 펼쳐 읽었을 때 느낌과 같다. ‘정말? 내가 정말로 이런 것을 느꼈다고?’ 뿌듯해 할 수도 있고 기억에 오래 남지도 않은 책이었던 것 같은데 ‘사서 읽기에 아깝다. 왜 베스트셀러인지 모르겠다!’ 이런 문장을 발견하면 속이 후련해진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히 다르다. 지금의 내가 읽었을 때와 미래의 내가 읽었을 때의 깨달은 것은 다르다. 왜 그럴까? 한 달에 한 권을 읽든 두 달에 한 권을 읽든 읽으며 책속에 나를 발견하며 여러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볼 시간이 조금이나마 찾아온다. 이 시간을 거치고 차곡차곡 쌓여 한 뼘씩 스스로 성장한다. 그 당시의 나는 느끼지 못할지라도 마음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리라, 믿고 있다.
우리는 책에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찾아서 읽고 있는 게 아닌가. 책이 끝나고 난 다음 깨달음에 바탕을 둔 경험이 시작된다. 알고만 있는 지식으로 남는 건 소용이 없다. 제대로 누리기 위해 쓴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한 첫 발자국이 되어 준다.
몇 년 째 하고 있는 독서기록, 이제 내 보물 1호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일기장 몇 권 모은 기분이다. 이 기록을 다시금 꺼내어 글을 쓰며 나만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오래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