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로 뭘 골라야 하지?

아빠 책도 사야 하고 엄마 책도 골라야 하고...

by 작은우주인 김은주

매일이 바쁘고 피곤한 직장맘이지만

남편과 아들이 없는 주말에는

혼자라도, 잠깐이라도 외출을 한다.


외출에는 2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는 남편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서점, 도서관, 미술관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이고


두번째는 햇빛을 보기 위해서이다.

20년 이상 사무실에서 보낸 세월 때문인지

햇빛은 내게는 여유시간에 주어지는

보상같은 것이다.

내가 외출할 때 모자나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오늘은 즐겨가는 서점에 들렀다.

이상하게 책이 가득 모여있는 곳에 가면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고등학생 아들과 자꾸 부딪히는 것이

내 말투 탓인 것 같아 말투에 관한 책 몇 권을

골라서 읽다가 차근히 봐야 할 것 같아 구입했다.

책을 읽은 영향일까?

괜히 다정한 문장 한 줄을 아들에게 보낸다.

평소 몇 번의 문자를 보내야 답장을 하는

아들이 시크한 대답을 금방 보내주었다.

기분이 가벼워졌다.


새로 나온 책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키 큰 책장 아래 주저 앉아 책을 고르고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았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어린이 책이 있는 위치가 아니고

소설과 수필이 꽂혀있는 책장인데...

조금 있다가 들려 온 아이의 말

뭘 고르지?
아빠 책도 골라야 하고,
엄마책도 사야 하는데...

어쩜 이런 기특한 아이가 있을까?

늘 '우리 아이 무슨 책을 읽혀야 하나?' 하고

어린이 책 코너에 서 있는 부모는 많이 보았으나

초등학생 아이가 부모의 책을 고르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고

아이들 모르게 사진을 슬쩍 찍게 되더라.


오늘 서점에서는 좋은 책을 고른 만큼

예쁜 광경을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책 읽기 좋아하는 우리 아들에게

선물할 책 한 권 골라봐야지.



keyword
이전 06화무채색에서 시작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