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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Dear Diary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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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혜이 Aug 17. 2020

새로운 세계

재주소년

 살아있는 걸 겁내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예전같이 생활하지 않으려 신경쓰고 있다. 아직까지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지만 매일같이 머뭇거리고 포기하게 되는 작은 일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냥 별 생각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 사람들을 피해 걷지 않는 것, 장보러 가서 이것저것 괜히 들었다놓았다 해보는 것. 새학기에도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기로 했다. 둘째는 공교육 시작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있게 되었다.

 여행가고 싶다. 처음 보는 얼굴을 보고, 다시 만나지 않을 얼굴을 기억하고 싶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듣고,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에 대답하고 싶다.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곳에서 돌아가야 할 곳을 그리워하며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 나를 구경하고 싶다. 우리의 모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런 곳으로 떠나고 싶다. “나에게 없는 자유로움을 네게서 느낄 수 있어 그래서 난 좋아 전혀 다른 세계 나와는 다른 세계” (새로운 세계, 재주소년)  못할 것도 없지. 하지만 나는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 아이들이 보고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가 지금 이 세계에 있기까지 겪어온 예상 밖의 일들을 기억한다. 바라는 것과 주어진 것 사이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 그동안과 앞으로 사이에서 사랑 노래를 군가처럼 불러본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가 올 것만 같다. “두려워 마 네게도 너만의 미래가 주어졌어. 새로운 세계 설레임 뿐 믿을 수 없는 설레임 뿐” (새로운 세계, 재주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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