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다. SNS에 포스팅하는 글, 책 원고를 위해 쓰는 글, 업무보고를 위해 작성하는 글, 일상에서 느끼고 관찰하며 쓰는 일기 등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어떤 날은 잘 써지는 날도 있고, 한 글자도 못 쓸 때도 있다.
어떤 분야든 처음에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는데,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 그래도 쉬지 않고 쓰는 이유는 글을 쓰다보면 아래와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 글쓰기는 고통을 견디고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8년전 해고로 인해 내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이 찾아왔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이렇게 만든 세상을 원망했다. 남탓 세상탓만 했다. 극심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졌다.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다. 다시 살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보니 나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 단어 문장을 쓸 때 마다 참기 힘들었던 고통이 떠올라 많이 울었다. 그러나 글 하나가 완성되고 나면 그 고통이 사라지고 내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하나씩 글이 모여 하나의 책원고가 완성되는 날 그 고통이 많이 사라졌다.
2) 글쓰기는 나의 오래된 기억을 보관할 수 있다.
인생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기억, 행복했던 추억 등을 기록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잊혀진다. 그것을 글로 남기는 순간 언제든지 다시 그 오래된 기억 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영원히 보전하고 보관할 수 있다. SNS나 책으로 출간된 나의 에세이 글을 볼 때마다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참 순수하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함께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3) 글쓰기는 인생의 문제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인생의 큰 문제와 마주하게 되면 당장 어떻게 해야할지 멍해진다. 이럴 때 종이 한 장을 펼치고 펜을 들고 하나씩 써보면 도움이 된다. 제일 위에 현재 그 문제가 무엇이고, 이런 상황에 왜 직면하게 되었는지, 이것을 어떤 방법을 써야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등등 쭉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마인드맵 도구 등을 활용해도 좋다. 이렇게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최종적으로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다이어리를 펴고 쓰기 시작한다.
4) 글쓰기는 잠깐이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시 수용소에서 온갖 고문을 받으며 생사의 기로에 있던 빅터 프랭클이나 안네 프랑크도 글을 쓸 때는 잠시나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서 지치고 괴로울 때 글쓰기 만큼 잠깐이라도 나답게 해주는 도구는 많지 않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릴 때마다 글을 쓴다. 쓰는 순간만큼은 정말 다 잊고 행복하다.
이 밖에도 글쓰기의 효과는 많다. 하지만 저런 효과가 있다고 해서 억지로 글을 쓰지 말자. 자연스럽게 글이 쓰고 싶을 때 한 문장이라도 끄적이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인생의 흩어진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일이다. 어렵더라도 매일 10분씩만 글을 써보자. 그렇게 한 달만 써보면 위에 언급한 글쓰기의 효과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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