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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y 21. 2020

No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거절하기 쉽다

이처럼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생각을 통일하면 우리의 생각을 움직이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집단과 허브의 생각에 따르지 않도록 만드는 힘도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집단의 의견에 따르지 않는 사람을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앞서 소개한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는 후속 실험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동조 현상이 발생하는 조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실험 대상자 이외에 의도적으로 오답을 말하는 연기자가 고작 1명인 경우에는 실험 대상자도 틀린 것을 선택하는 동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오답을 말하는 연기자가 3명일 경우 덩달아 오답을 말하는 동조 현상이 가장 강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오답을 말하더라도, 그중 단 한 사람이라도 다른 답을 말할 경우 오답률이 25%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답을 말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소신 있는 답변을 하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실험 참가자에게도 소신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솔로몬 애쉬의 실험에 자극을 받은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권위에의 복종' 실험을 통해 애쉬의 실험 결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는 실험의 목적을 알지 못한 채 선생님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때 실험 참가자들의 앞에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와 그 안에 학생 역할을 맡은 연기자가 있었는데, 실험 참가자들은 학생이 문제를 틀릴 경우 전기충격을 가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실험 참가자는 칸막이 안에 있는 학생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의 강도를 높이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칸막이 너머의 연기자는 실험 참가자들이 전기 충격을 가할 때마다 마치 실제로 고통을 받는듯한 연기를 수행하였는데, 이 소리는 실험 참가자들이 똑똑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실험 참가자 대부분이 학생의 괴로운 목소리를 몇 번 듣고는 더 이상 실험을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실험 진행자가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모두 책임지겠다'라는 말을 하자 실험 참가자의 65%가 가할 수 있는 최대 전기 충격치이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수치인 450V까지 전기 충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 중 다른 사람이 실험 진행자의 지시에 거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경우 실험 참가자들의 복종 비율은 급격하게 감소하여 최대 충격치까지 가하는 사람의 비율이 10%까지 감소하였고, 해당 실험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듯한 또 다른 권위자가 실험을 그만두라고 명령할 경우 복종 비율은 0%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때 전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였던 노텔은 1997년 10월 사내 조직 발전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전환점(Tipping Point)'라는 조직의 변화 과정을 모의시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노텔은 20개 팀을 만들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조직 내에 퍼지도록 만드는 과정을 두고 경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속도는 아이디어가 퍼지는데 필요한 정책(보상 정책 등)과 조직 내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과 접촉한 횟수에 달려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날 경우 아이디어가 퍼지는 속도가 느려졌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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