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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Jan 22. 2020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지난 2019년 1월, 애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는 걱정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혁신이란 단어와 멀어지고 있던 아이폰은 점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었고, 아이폰의 고가 정책과 중국 IT기업들의 약진22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었으며,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 환원 정책도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애플을 바라보는 눈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아이폰Xs와 Xr의 고가 마케팅 이후 돌아온 아이폰11의 저렴해보이는(?) 가격은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아이폰 수요를 다시 증가시켰고, 서비스 매출도 전년 대비 20% 정도의 신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새롭게 등장한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를 필두로한 악세서리 매출 증가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애플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프로'는 해가 지난 현재까지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는 미국에서 249달러, 우리나라에서는 32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사용자의 귀 내부 모양에 따라 소리를 조절하여 어떤 사용자의 귀에도 동일한 음색을 들려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주변 소음에 따라 이를 감쇠할 수 있는 음파를 발생시켜 주변의 소음을 차단시켜주는 노이즈 캔슬링 효과적으로 동작하며, 무선 이어폰에서도 음성 비서 서비스(애플 Siri)를 호출하여 사용할 수 있는 등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했습니다.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 홍보 이미지, 에어팟 프로가 가장 먼저 선보인 기술은 아니지만 가장 호평을 받는 기기로는 뽑힐 수 있을 것 같다.


'에어팟 프로'를 비롯한 애플의 전체적인 무선 이어폰 판매량은 2018년 3,500만대에서 2019년에는 6,000만대 규모로 뛰었으며, 에어팟의 매출만 해도 무려 7조원이나 될 정도였습니다. 애플의 애널리스트들이 에어팟의 영업이익률을 30% 정도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을 반영해보면, 단지 무선 이어폰 영업이익만으로도 2조원이 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 현대 모비스나 LG화학 같은 곳이 연간 영업이익 2조원 수준이니 무선 이어폰만으로도 우리나라 30위권 대기업 안에 들 수 있을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에어팟 프로의 식지 않는 인기 덕분에 올해 애플의 에어팟 판매량은 1억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애플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것에는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단지 에어팟 프로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발전할 수록 제3의 에어팟 프로나 애플 워치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덕분에 2018년 10월 주당 220달러 수준에서 2019년 1월 주당 150달러 수준까지 두달여만에 30% 이상 하락했던 애플의 주가는 그 뒤로 반등하여 2020년 1월 현재 300달러를 돌파하는 수준까지 상승을 했습니다. 2019년 1월 저점 기준으로는 2배가 넘는 주가 상승이었습니다. 애플 정도 규모의 기업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주가 상승이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기존 물건들 중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의 전환은 시계, 이어폰 등 전자기기로 만들기 쉬운 폼팩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여 칩과 배터리가 소형화될수록 시계와 이어폰 외에도 안경, 의류, 신발 등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IT 기업들이 애플 워치와 에어팟의 성공을 통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는 것입니다. 기존까지는 너무 높은 가격의 제품들이 외면을 받을까봐 기술이 있어도 출시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면 가격이 제법 높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안경이나 의류, 신발 등도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미 사람의 힘을 강화해주거나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거의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저 또한 하루종일 있었던 일들을 타임랩스처럼 일정 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매일매일 기록을 도와주는 안경이 있다면 3~40만원 정도의 가격이 되더라도 당장 사서 쓸 용의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준비중이라는 웨어러블 AI 로봇 ( 출처 : 머니투데이 )


이렇게 웨어러블 디바이스 영역이 확대되고, 숫자가 증가할수록 고객에게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와 양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했듯 이렇게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를 이용하여 인공지능을 개발하거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설명했던 바와 같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부터 시작해서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맞춤형 서비스, 구독/공유경제 등은 모두 따로따로 구분된 별개의 기술들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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