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직업을 택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공자>
나는 매주 일요일 마음을 수련하기 위해 사하라 인생 학교를 찾는다. 이곳에서 함께하는 이 중에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한 여자가 있다.
“이번 주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수업도 안 듣고 쉴 거예요.”
그녀는 근무 시간 이외에는 항상 탈잉이나 클래스101 같은 교육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수업을 듣는다. 그 종류도 상당히 다양하고 방대하다. 지치지 않으냐고 물으니 오히려 무언가를 배울수록 불안하고 갈증 을 느껴서 쉬지 않고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녀가 배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배우다 보니 그중에 하나 정도는 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수십 개의 수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현실에 만족하지 못했고,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이 미래를 불안해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모두가 꿈꾸는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일반 회사원의 평균 근속 기간은 3년. 이미 사람들은 지금의 직장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요즘 청년들은 퇴근 후의 시간을 ‘배움’에 할애한다. 독서 모임, 살롱, 온라인 취미 클래스 등 다양한 사교 모임과 자기계발 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개인의 성장을 위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더 나아가서는 경제적 자유를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이러한 배움을 본인의 업으로 연결 시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배움은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위안과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얻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한 배움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임은 틀림없다.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하면 그 또한 자기 위안을 위한 일종의 망각제로 전락 할 수 있다. ‘나는 합리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오히 려 안주하게 만든다.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 도리어 인생을 정체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성장의 속도를 높이고 더 높은 단계의 성취와 의미와 보람을 얻기 위해서는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본인의 배움 안에서 충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배움을 업으로 연결하려는 행동이 필요하다. 목적의식이 결여된 성장을 추구해왔다면 일단 멈춰야 한다. 미래의 불안 때문에 더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분 주함을 내려놓고 잠시 일시 정지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나의 업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지금껏 습득해온 다양한 지식을 누군가에게 나만의 방식으로 나누어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같다. 나의 경우 1인 기업 개인 브랜딩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나 또한 배움에 대한 갈증과 지적 허영심,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욕심을 바탕으로 꽤나 긴 시간 동안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찾아서 경험하고 배워왔다. 그런 시간을 거친 후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나의 배움을 정리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집어넣기만 한다고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동안 내가 배워왔던 것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며 뿔뿔이 흩어져 있던 배움의 결과물들을 엮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나의 경험과 배움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찾고 그것들 사이에 하나로 통하는 목적이 무 엇인지 찾아내는 일이었다. 내가 필요로 했던 각각의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고 배우면서 그 시간을 통해 내가 그것들을 진정으로 잘하고 좋아하는지에 대한 확신 을 얻었다. 확신의 끝에 다다랐을 무렵 새롭게 떠오른 질문이 바로 이 것이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어떻게 ‘나만의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것인 가?’
그때부터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실행에 옮겼다. 콘텐츠화해서 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가장 먼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넣었고, 교육 플랫폼에 글쓰기 강의를 등록했다. 독서 모임을 만들어 안내자 역할을 시작했고,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고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토크 콘서트를 기획했다. 이외에도 나만의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계속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것은 나의 콘텐츠가 사람들이 원하고 찾는 상품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여러 콘텐츠가 하나둘 쌓이면서 많이는 아니지만 수입도 생겨났고,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하나씩 실행해갈수록 나의 업이 명확해졌고, 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이런 방식으로 한 스텝씩 1인 기업으로서 브랜딩을 해가고 있다. 초반에는 더뎠던 속도에도 조금씩 속력이 붙고 있다.
처음부터 수익만을 생각하고 시작했다면 지금까지 끌고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나의 업을 놓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과 나의 고유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려움과 불안도 있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업으로 만들겠다는 나의 마음이 모든 고통의 시간을 빠르게 흘러가게 만드는 동시에 현실과 이상의 충돌을 견뎌내는 힘을 주었다. 그때부터 그것은 나의 일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나의 인생 그 자체가 되었다. 사람들이 1인 기업 브랜딩을 어려워하고 포기하는 이유는 브랜딩을 자신의 삶 전체를 위해서라기보다 눈앞의 수익과 성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목적으로는 ‘평생의 업’을 찾기 어렵다. 처음부터 모든 일에 완벽한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잠시 멈춰서 어떤 배움이 필요한지 알고, 그다음 배움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후, 그 속도가 더디더라도 끝까지 믿고 가다 보면 언젠가는 ‘온리 원Only one’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현실을 존중하되 이룰 수 없는 꿈, 그걸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현실의 조각 그림을 뛰어넘어 진실을 창조하려고 하는 고민이 바로 이상과 현실을 결 합하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신영복, 《담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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