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침서가 Oct 27. 2022

따끔따끔 트레이닝

김얀의 <돈독한 트레이닝>을 읽고

SNS에 본문을 살짝 찍어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어떤 책이냐고 물어봐 주셨던 책이다. 먼저 솔직히 말하자면 내 자의로는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다. 그런데 너무 몰입해서 읽었다. 요즘 내 최대의 고민이자 불안의 근원이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돈에 대해서 자유로운 사람이 내 주변에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나에게 평생 쉽지 않은 게 돈이었다.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고, 초반에는 작가의 상황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가슴 떨며 읽다가 아, 이게 아니지, 비록 비슷했을지 몰라도 결국 지금의 작가는 이 상황을 벗어난 거잖아? 그걸 인식하면서부터 갑자기 책의 모든 내용이 따끔따끔 내 살을 파고들어 읽는 내내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나는 프리랜서이고 혼자 독립해 살고 있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프리랜서가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잘 될 때도 막연한 불안함이 있고 조금만 잘 안돼도 나락으로 떨어진다. 나 역시 이전의 작가처럼 프리랜서란 한계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도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나이만 먹고 있는 내가 좀 싫어졌다. 지금 같은 시대에 주식도 코인도 하나도 모르고 (하진 않더라도) 적은 예금과 적금이 전부인 나, 당장 통장을 보면서 내가 국민연금을 내는 게 과연 어떤 의미인가 고민하고, 국민건강 보험료가 조금만 올라도 기겁을 하는 나 말이다. (나도 한때는 더 많이 벌어서 더 많이 내면 되지 뭐. 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진짜 무섭다..) 물론 작가가 책을 쓸 때 독자가 이런 마음을 느끼라고 쓴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신 차리고 공부하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딱 현실 자각용 뼈 때리는 책이었다. 


작가도 나와 같은 상태에서 돈에 대한 공부를 하고 고정수입을 만들기 위해 눈 딱 감고 다시 회사 생활을 하고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을 여러 방법으로 활용해 불려나가는 방식. 물론 짠 테크도 함께. 서로에게 멘토, 멘티가 되어준 주변 사람의 방식들도 함께 보여준다. '돈터뷰'에서 그들이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격렬히 와닿았다. 돈이란 경험이자 기회고, 시간을 버는 일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그만큼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 말이다. 그리고 모른척하고 싶지만 모른척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 


나처럼 정말 무지한 사람들은 이 책만 보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책 속에 언급되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불렸다고 해도 딱 알아듣기는 힘들다. 나는 지금도 돈이라는 것이 공부와 의지로 되는 것인가 의문도 든다. 다만 나는 지금 겨우 이 책의 시작 부분에 머물러 있구나를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 이 책을 보며 공부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적게 하려면 적은 돈이라도 잘 관리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이 말은 뒤집어도 마찬가지였어요.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많이 쓰기 위해서 돈은 반드시 필요하잖아요. │미스페니 p.191

이전 08화 탈육체에 대한 욕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