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은 사랑이다

간병은 사랑을 배우는 수행길이었다

by 찰라

에필로그


간병은 사랑이다


긴 여정을 돌아보니,

간병의 날들은 끝없는 시험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는 수행의 길이었다.


수없이 반복된 물 한 컵의 나눔,

젖은 이마를 닦아주던 작은 손길,

비틀거리는 몸을 붙잡던 순간마다 나는 알았다.


사랑은 말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몸짓 속에서 자라난다는 것을.


간병은 때로 나를 지치게 하고,

한계를 시험하며,

절망의 그림자 앞에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 순간마다

당신의 미소,

당신의 숨결,

당신의 살아 있음이

나를 다시 일으켰다.


내가 당신을 살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신이 나를 살게 한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아내를 간병하며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잠시 짬을 내어 학원을 다니고,

요양원에서 실습하며 치매 환자와

기저질환 중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여

사회복지사 자격을 얻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환자를 돌보는 일의 본질은 곧 사랑이라는 사실이었다.


사랑은 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데서 비롯되고,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헤아려

그 마음을 받아주는 태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간병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이 완성되는 가장 깊은 자리였다.


아픔을 함께 짊어지고,

눈물을 함께 흘리며,

희망을 함께 일구는 동안

사랑은 고통조차 품어내는 힘이 되었다.


나는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아내를 간병해 왔다.

그리고 그 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비록 병상에 누워 있지만,

나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

아니, 아플수록 오히려

아내를 더욱 사랑하고 싶다.


간병은 내게

고통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니라,

사랑의 가장 맑은 이름이었다.


간병은 곧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길이며,

앞으로도 나를 살아가게 할

가장 큰 힘일 것이다.


사랑이여,

영원하라!




“사랑은 병실의 작은 등불처럼,

지치고 무너진 영혼을 다시 일으킨다.

오늘도 나는 그 불빛을 따라,

끝없는 길을 함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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