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 이야기:(3) 발달센터 제대로 찾기
진화된 정보의 바다로 인한 과도한 관심 때문인지 실제로 자페 스펙트럼이나 지적장애와 같은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아서 인지 몰라도 주변에 ‘아동심리 발달센터’는 공공연하게 볼 수 있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화성은 전국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지역이라 좀 더 많이 있는 듯하다. 카페나 커뮤니에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센터들도 있다.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라는 책에서는 ‘스펙트럼 장애’의 범위를 ADHD부터 발달장애까지를 포함한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이 모든 스펙트럼 장애는 뇌의 기능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한다. 그리고 단순 자폐증에서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질병들도 스펙트럼 장애로 분류가 되었고, 최근 스펙트럼 장애의 비율은 6명 중 1명이라고 한다. 거기에 따른 원인은 정보전달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경우를 정리할 수 있게 된 것도 있지만, 그 밖에 급변하는 환경이 뇌의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검정고무신 기영이의 자폐 친구 사귀기]에서는 우리나라가 자페 스펙트럼 발병률이 높은 편이며, 여아보다 남아가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즉, 응용 행동 분석)을 통한 치료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왔지만, 아직 한국은 전문치료사가 많지 않다. 자폐스펙트럼/발달 장애 아이들이 흔히 할 수 있는 치료는 감각통합, 놀이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ABA치료 등이 있고, 많은 엄마들이 어떤 걸 먼저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다. 치료를 시작했다고 해서 그 고민이 끝나지 않고 아이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주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어린이집에서 부정적 피드백을 처음 접하고, 영유아 검진에서 심화 권고를 받았을 때 대학병원부터 전화를 했지만 기본적으로 예약이 6개월 이상씩 밀려있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찾아간 곳이 아동 발달센터이다. 아이를 처음 키우는 나 같은 초보 엄마보다 전문적으로 학습한 분들이 아이의 행동을 읽고 설명해주길 바랬다. 그 당시 내가 발달센터를 고르는 기준은 ‘주말에도 수업이 가능한가’였다. 그 이유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주말에 밖에 아이를 데려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정적인 시 간을 활용하기 위해 모든 치료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발달센터를 골랐다. 그 선택에는 치료사들의 수준과 능력이 보편적으로 비슷하다고 하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후회로 남았다. 언어지도나 아동심리 상담사 같은 특수교육종사자들의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감각통합치료나 놀이치료와 같이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는 더 눈에 띄게 차이점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수업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지하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또 아이마다 기질이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유명한 선생님이라도 우리 아이와 맞지 않다면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당시 나는 ‘발달센터는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은 다녀야 효과를 본다’ 고해서 뚜렷한 결과물이 없어도 함부로 옮기지 못했고, 아이에게 맞는 센터를 찾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버렸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발달센터를 고르는 팁은 첫 번째, 첫 상담을 주목해라. 감각통합수업이나 놀이 수업은 아이가 영유아기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가장 많이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더 어렵다. 나는 첫 상담에서 아이를 얼마나 파악하고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필요하고 앞으로 학습계획이 어떻게 되는기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선생님과 센터를 고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겪은 센터 중 하나는 원장 선생님이 아이가 상동 행동을 보이는 것만 보고 ‘감각통합수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감통 수업을 진행하였고,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두 번째, 그 수업이 특화된 센터를 가는 것이 좋다. 사실 이 말은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다. 종합발달센터에서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어치료나 감각통합 특수체육과 같은 특수성을 가진 치료는 그 분야에 특화된 곳이 훨씬 체계적으로 진행이 가능했다. 언어 수업은 언어발달센터, 감통 수업은 감각통합센터 (인지 수업은 보통 언어센터에 함께 있기도 하다). 감각통합수업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에 가서 처음 상담받았을 때, 아이와 40분 정도의 면담(감각통합활동) 후 아이가 실제 어떤 감각이 둔한지 예민한지 어떤 감각을 조절하기 위해 어떤 수업이 필요하며 부모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치료계획을 안내받고 매시간 계획에 맞는 피드백과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아이가 발달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엄마들은 발달센터를 찾아간다. 엄마들은 특수교육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은 발달센터를 가는 이유는 센터에 아이의 치료와 발달을 맡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가 아이에게 필요한 지도와 놀이를 배우기 위해서 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질 좋은 치료도 아이의 스트레스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주 1~2회, 1회당 1시간(40분 치료, 10분 상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정도로 진행하는데 아이의 일주일(168시간)에 비해 터무니없는 시간이다. 그래서 주 치료사는 엄마가 되고, 발달센터는 보조가 되어야 한다.
느린 아이들을 키우는 카페에 들어 가 게시글을 보면 아이생각에 밤에 잠을 못 자거나 심한 경우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천천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체력과 정신을 유지하여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해보자.
*이 글은 전문가의 의견이 아닌 느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주관적인 경험과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