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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4] 유치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아이가 마스크를 쓰는 이유

by 느리나이


2020.05



코로나 사태로 미루고 미루던 유치원 입학하는 날. 마스크를 절대 쓰지 않으려는 몽이와 아침부터 대치하느라 진이 빠졌다. 촉각 방어가 심한 몽이는 귀와 목 주변에 옷깃이나 뭔가가 닿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외출할 때 마스크를 씌워줄 수가 없었다. 촉각 방어가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이전 기억 때문인지 아예 시도 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을 하셨기에, 면 마스크에 끈을 연결 하여 귀가 아닌 머리 뒤쪽으로 끈이 오게끔 만들어 씌워준 후 첫 등원을 하였다.


몽이처럼 발달지연인 아이들은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기엔 어려움이 있다. 많은 엄마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아이의 기관 생활인데 제일 처음 고민해야 할 것은 분리교육이냐 통합교육이냐 이다. 분리교육은 말 그대로 특수학교의 유치부나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을 말한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일반 아이들과 함께 하는 통합 수업을 선호하며, 늦된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보육기관인 장애아 통합어린이집 이나 교육기관인 유치원 특수반 정도가 있다.


*유치원 특수반
특수교육을 전공한 특수 교사가 원에 상주하며 일반 아이들과 통합수업을 할 때에도 따로 특수반 아이들을 챙긴다. 특수학급은 아이가 1~4명인 경우 1 학급(특수교사 1명)으로 배치한다.
각 지역에 있는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국공립유치원을 중심으로 특수학급이 설치된 곳 중에서 배치받을 수 있다. 특수학급으로 선정된 아이들은 ‘꿈이든 카드’를 통해 발달 치료비를 소액 지원받을 수 있다.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
정원의 20% 내에서 장애아 종일반을 편성. 운영하거나 장애아 종일반을 별도로 편성.운영하지 않은 채 미취학 장애아를 3명 이상 통합 보육한다. 3명당 1명의 교사가 배치되며, 보육진흥원을 통해 교육을 받은 통합교사가 배치된다.
장애 통합 어린이집의 경우 아이사랑 보육 포털(http://www.childcare.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하원길에 나는 놀라운 모습을 발견하였다. 몽이가 제대로 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너무 놀라 선생님께 여쭈어 봤더니.. 친구들이 모두 쓰고 있어 몽이도 쓰는 게 어떻냐고 권하셨고, 다른 아이들을 둘러본 몽이는 선생님이 마스크를 씌워주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다.


한 주 뒤, 코로나로 인해 주 1~2회 정도만 등원하는 몽이가 등원하는 날이었고, 하원 시간에 만난 몽이는 활동시간에 만든 왕관을 쓰고 있었다. 촉각 방어가 심한 몽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모자 하나 말고는 절대 쓰지 않고, 머리에 무언가 두르는 거 조차도 허락해주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도 친구들이 쓰고 있어서 쓴 것 같았다.



돌 무렵 ‘상어 가족’ 노래 율동을 따라 하며 춤추고, 머리 어깨 무릎 발과 같은 동요를 불러주면 엄마를 따라 춤을 추던 아이가 퇴행이 오면서 제일 약해진 건 행동 모방이었다. 이때만 해도 아이가 자라서 율동이 유치해서 하지 않는 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휴직을 하고 치료 개입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고 나서 제일 좋아진 것도 행동 모방이다. 어느 순간 하지 않던 것들을 다시 해주기 시작하고 있었다.


발달센터 선생님은 몽이가 ‘행동 모방’, ‘언어 모방’, ‘공동 주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의 활동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렵게 입학한 유치원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주일에 하루정도 등원할수 있었고 그 때마다 몽이는 조금씩 성장하는 걸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곧 경기도 유치원과 학교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 유치원을 등원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야 제발 물러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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