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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바삭 Apr 19. 2018

8. 가해자들 2

송주의 짧은 글 모음

나쁜 손


투자사와 미팅 후,

식사를 함께 했다.

일이 잘 성사된 것 같은 안도감에

반주가 돌았다.

나이가 좀 있어 뵈는 본부장님이

젓가락질하는 내 손에

자기 손을 살포시 얹었다.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잘 될 거야.”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

기분이 몹시 불쾌하지만,

내색은 못했다.

잠시 후,

숟가락질하는 내 팔뚝을 꾹 잡고는

"걱정 마셔."

므흣하게 웃으셨다.


자리를 파한 후,

합석했던 여자 대표에게 이야기 한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 다는 표정.

“난 못 봤는데?”

"이거 일종에 성추행이잖아요."

"아니 그게 무슨 성추행이야~

그분, 그럴 분 아니야. 내가 보장해!

야~ 사회적 지위로 보나 뭐로 보나

오바하지마. 아니야."

“안희정은요?”

잠시 머뭇하던 대표.  

“네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런 거겠네.”

그냥 나한테 풀어. 낮술 할까?"

“대표님 지금 그.. 이윤택 방조했던

그... 여자 같아요. 이름이 기억 안 나네.

먼저 갈게요."    



나쁜 매너


어떤 영화

조연 여배우 최종 캐스팅 현장.  

노출씬이 있는 영화다.

투자사 직원들이 한 신인 여배우를

아래 위로 훑는다.

곧 신체 사이즈를 묻는다.

허리는?

엉덩이는?

가슴은?

수술은?

직원들,

진지한 표정으로 다이어리에 받아 적는다.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배우.

우렁찬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그녀가 회의실을 나서자,

직원들은

"거기 수술해서 좀...."

"잘 모르겠네."

"사석에서는 땡큐죠."

"땡큐지."

"허허허허~"

다들 므흣하게 웃는다.


회의실을 따라 나갔다.

여배우에게

"괜찮아요? 속상하죠."

"제가 신인이여서 그래요.

앞으로 제가 더 잘 하면 되요."

그녀가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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