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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로망 또는 나의 로망

- 2층 침대

by 노을

내가 어릴 때 대부분의 집에는 다락방이 있었고 몸집이 작은 우리들은 다락방에서 떠들고 만화책도 보 뒹굴며 놀았다. 살고 있는 집이 작다. 가족 두 명중 하나는 60을 넘었고 다른 하나는 그의 짝이 이미 60을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 60을 향해 어슬렁거리며 가고 있다. 둘은 잠잘 때 서로 부딪히는 것이 싫다며 작은 집에 어울리는 이층 침대를 마련했다.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는 태평은 1층을 2층을 선호하는 나는 자동으로 2층 당첨. 둘 다 적지 않은 나이에 2층 침대라니 좀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지만 웃기게도 태평과 나 둘 다 2층 침대를 사고 싶어 해서 이 크고 무거운 물건을 집에 들이는데 크게 이견이 없었다.


어릴 적 친구와 여동생과 같이 놀던 다락방처럼 아늑하고 좋아서 나는 낮시간에도 자주 2층 침대에 머문다. 책을 읽어야지 하고 책을 펴 들면 이내 졸음이 쏟아져 길게 누운 자세에서 금세 잠에 빠져들고 책과는 다르게 영상물을 볼 때 나의 눈은 이상하리 만치 반짝이며 그 순간 2층 침대는 1인실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오늘 내가 누린 멋진 순간이다. 옥수수를 먹으며 무겁지 않은 내용의 책을 읽은 것. 사실 옥수수를 3개나 먹으며 얼마나 책에 집중했겠나 마는 그냥 좋았다.


가끔 상상해 본다..... 내가 80이 되었을 때도 이 나무 사다리를 씩씩하게 오르내릴 수 있을까.......


해야지!!! 방법이 없지 않은가 오르내릴 수밖에. 그러니 매일 운동하고 쉼 없이 움직여야 한다. 결국 요즘 모든 이야기의 종착점은 "운동해야 한다"이다.


하자 하자 운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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