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일은 런던에 도착해서 시력이 좋아진 겁니다. 어떻게 건물의 모서리가 상세히 보이는 걸까요?
이에 대해서 옥스포드 Tour에서 만난 영선씨도 의견을 같이 합니다.
맞아요. 저도 시력이 좋아졌다고 느꼈어요. 어떻게 이렇게 맑죠?”
그냥 멋져서 찍은 풍경
게다가 빗줄기도 거의 없습니다. 비가 오다가 금새 그칩니다.
호스텔의 캐나다 친구 레이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합니다.
“놀랍게도 난 런던에 온지 10일째인데 비오는 날이 없었어.”(비오는 런던 아니었어?)
이런 뉘앙스의 말을 하는 거죠.
스모그에 안개, 비의 이미지로 예상한 런던이 아니라니?
그런데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만난 유럽 친구들에게 날씨 이야기를 했더니 깔깔 대며 웃습니다.
“Young, 런던에 언제 방문했는데?”
외국 친구들에게 저는 Young으로 불렸습니다.
“8월!”.
“런던은 일년 중에서 딱 한달, 깨끗해. 8월! 네가 그 기간에 방문한거야.”
스모그, 안개가 연중 11개월 가득하다네요.
8월에 방문한 런던만 보면 날씨와 공기가 깨끗한 도시라고 기억하겠죠.
일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로를 선택할 때 일이 잘 될 때의 모습만 바라보고 시작하면 곤란합니다.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가 되기 마음을 먹고 법을 공부할 때는 사건을 해결하며 의뢰인의 문제를 풀어내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보람을 예상하죠. 막상 변호사로 일을 시작하면 현실은 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명확하지 않은 사건들과 의뢰인의 요청이 도덕적이지만은 않아서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유한 사람이 세금 회피를 위한 조언을 요청할 때, 법적으로는 합법적으로 해결하더라도 윤리적으로 회의감이 들 수 있지요.
게다가 항상 승소할 수 없습니다. 긴 시간동안 열심히 준비했지만 패소해서 의뢰인이 억울한 피해자가 되면 실망과 자책이 큽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일이 잘 되었을 때만 생각하고 입직하면 일이 잘 진척되지 않거나 예상외의 상황을 다룰 때 힘들 수 있습니다.
런던의 날씨로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일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