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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Oct 26. 2019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왜 뜨고 있나?  

쿠알라 룸푸르를 중심으로 본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이야기 

말레이시아 글을 연재하고 있다 보니, 말레이시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찾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일까를 매일 고민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기 좋은 점, 살기 어려운 점, 음식점, 카페 등 문화적인 부분 등을 풀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나의 브런치는 어느덧 50만 조회수를 바라보고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 외에도 현지인들과 함께 진행했던 EBS오디오 천국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치안, 사업 기회,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 민족 특성 등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다뤄 볼 기회가 있었다. 여러 에피소드 중 특별히 관심을 많이 받은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주제는 '이민', '자녀 교육' 그리고 '국제학교'였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개괄적인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내가 자녀를 키우는 입장은 아니지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자녀 교육, 국제학교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았고 나 역시 유사한 관심을 갖게 됐다. 주재원으로 말레이시아에 정착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와 함께 한 달 살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덕분에 말레이시아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 바로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 방송을 시작하게 된 주요한 배경이었기도 하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던 분들께 보은하는 마음으로라도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 교육 등에 대한 글을 풀어본다. 




왜 자녀와 함께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를 하는가?

유행처럼 번졌던 한 달 살기가 휴식 목적인 경우도 많지만 말레이시아는 휴식 이외의 거주, 교육, 이민을 위한 답사, 살아보기 '체험'도 많은 편이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영어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나라이자, 다민족 국가의 장점을 살려 중국어, 말레이어 등을 동시에 배우고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오죽하면 전 세계 'EXPAT(주재원)'이나 디지털 노매드의 국가, 도시별 선호 투표에서 말레이시아, 그중에서도 쿠알라 룸푸르가 '언어' 측면에서 가장 좋은 도시 1위로 선택됐을까. 


말레이시아는 동남아 국가 중 교육 수준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생활비가 저렴하고, 주거비도 싸다. 음식 천국이라고 불리는 것만큼 한국인에게 잘 맞는 음식도 많고, 치안도 좋은 편이다. 세계 100위 권 안에 드는 학교도 있으며, 1년 내내 좋은 날씨, 다양한 민족, 문화, 언어 등을 경험할 수 있고, 자연환경까지 아름다우니, 주변국들과 비교해 보면 이보다 자녀 교육에 좋은 환경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지, 기 좋은 곳이 맞는지 한번 경험해 보려는 분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국제학교 답사, 거주지 이전 등의 목적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한국인들이 말레이시아를 꾸준히 찾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 중장기를 기준으로 본 교육 수요 

말레이시아에 오시는 분들이 보통 자녀 교육을 위해 선택하는 것은 단기로는 영어 캠프, 중단기로는 국제 학교 입학이 있다. 단기 영어캠프는 자녀를 영어 사용 환경에 자연스레 노출시켜 영어를 익숙하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는 점, 중국어, 말레이어도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단 점에서 인기가 높다. 게다가 공휴일이 많은 말레이시아의 특성상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도 쉽게 놀러 갈 수 있고, 매일 수영을 해도 절대 지치지 않는(?)-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질리지 않을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방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짧지만 큰 선택을 하는 것이다. 


중단기로 볼 때는 이주 배경과 중요성이 좀 더 무겁고 심각해지지만, 그 또한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의 끝없는 경쟁 분위기, 교육환경, 사교육비, 미세먼지, 사회 환경 등을 생각하면 아이를 좀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그 마음을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내가 아이가 없다고는 해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말레이시아를 선택하고 싶은 부모님들의 큰 결정은 '무조건 지지한다'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충분히 공감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해외 유학, 국제 학교 진학 등은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말레이시아 국제학교가 자녀 교육의 대안으로 인기인가? 

말레이시아 국제학교가 좋은 선택이 되는 이유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에 비해 학비나 생활비가 저렴하기 때문이요, 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 중국, 일본, 베트남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도 하지만 장단점을 비교해 볼 때, 말레이시아가 상대적으로 전반적 평가가 좋기 때문이다. 예컨대 캄보디아는 교육 인프라가 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졸업을 하고도 학력 인증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어렵게 공부하고 나서 학력 인증도 못 받을 상황이라면 '대략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황사, 혐한 분위기 등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영어를 말레이시아처럼 많이 쓰지 않으니, 일단 중국어는 쉽게 배우지만 영어를 같이 배우기는 말레이시아가 낫다.


일본은 영어 사용 환경이 아니기도 하고, 알다시피 반한 감정이 큰 이슈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베트남은 한인 사회, 커뮤니티가 굉장히 크고, 일부 지역 물가는 베트남이 쌀 수도 있지만, 한국인 자녀들을 보내는 국제학교 비용은 베트남이 말레이시아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그리고 영어 사용을 잘하고, 물가는 더욱 저렴하지만 치안이나 총기 소유에 문제가 있는 필리핀은, 자녀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예전보다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영국의 식민지를 거쳤고, 제도나 법률 등이 영국의 토대를 따르고 있으며, 전체 인구 3천2백만 중에 외국인 비중이 10%가 넘는다는 것은 말레이시아가 영어 활용 환경에서, 거주 조건, 물가나 치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많다는 방증이다. 2018년 우리나라의 해외 송금액 기준 '이민' 혹은 '교육'목적의 말레이시아 향 송금액이,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트위닝 프로그램, 듀얼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어서, 호주나, 영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서 졸업하는 학생들이 꽤 많다. 자매결연 학교, 분교 등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교환학생이나, 이중전공, 학점 교류 제도처럼 이중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졸업장도 두 개를 따로 받을 수 있어서, 향후 글로벌 인재로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지인 친구들도, 영국, 호주,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들이 많은데, 외국어 구사 능력도 무척 출중할뿐더러 주로 글로벌 기업, 병원, 법률 사무소, 회계사 등으로 취업하거나 일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말레이시아 교육 경험을 발판 삼아 성장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자녀교육을 위한 말레이시아 이주, 어느 도시를 많이 선택할까.  


2018년 기준 말레이시아 거주 한인 수는 약 2만 명이 넘는 것(주말레이시아 대사관 자료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단연 쿠알라룸푸르, 즉 KL에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여 산다. 그중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은 한국대사관이 가까운 암팡 Ampang이나 주거 환경, 상권이 잘 발달된 몬 키아라 Mont Kiara, 데사 스리 하타마스 Desa Sri Hartamas, 데사 파크 시티 Desa Park City 등을 들 수 있다. 조금 외곽이기도 하지만 향후 대학 진학이나 어학 공부와 관련해 수방 Subang, 푸총 Puchong 등을 선택하는 한국인도 늘어난 편이며, 요즘은 IT 기업들이 많이 모여있는 사이버 자야 Cyber Jaya, 수도는 아니지만 페낭, 조호바루 등에 한국인들의 이주가 많아지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산다는 건 그만큼 생활에 도움을 얻기 좋은 환경이란 뜻이며, 고된 해외 생활에 조금이나마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일부러 한인이 없는 곳들만 찾는 분들도 있다. 인간관계, 한국적 커뮤니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은 거다. 하지만 뭐든 극단적인 것보다는 적절한 것이 좋듯, 외딴곳에 자녀와 함께 살아가면서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끼고 결국 해외 생활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본 적 있다.   


이렇게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짐과 더불어 국제학교도 많이 생기는 중이다. 통계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전체 국제학교 수가 이미 100여 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선택의 다양함, 새로운 국제학교들이 많아지면서 경쟁도 하고 발전해 나가는 일은 반가운 일이지만, 신설 학교들의 교육 환경, 시스템이 부실하다거나, 향후 예상치 못하한 문제들을 부모가 직접 풀어가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생활 적응 자체도 쉽지 않은 데다가, 이민국, 비자, 학교의 요구, 상대방의 불성실한 태도 등을 '고독한 투사'처럼 상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결국 아무리 많은 국제학교가 생겨나고 있다고 해도, 다른 지역보다 인프라, 주거, 교육 환경도 훌륭할뿐더러, 문제가 발생할 때 도움을 받기 쉬운 쿠알라 룸푸르가 가장 좋은 대안이 되는 것이다. 



쿠알라 룸푸르, 왜 더 특별한가?


KL은 인구 180만 명이 사는 연방 수도로, 다른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월등히 편리하다. 주거 환경도 좋고, 쇼핑몰, 편의점, ATM, 은행, 관공서, 우체국 등이 지척에 있다는 건 생각보다 무시 못할 큰 장점이다. 암팡 지역에 한국 대사관이 있다는 게 무슨 말인가. 긴급 상황에서 대사관의 도움을 받기에도 좋다는 것이다. 비자, 여권, 공증 등 한국에선 쉬운 것들도 해외에선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뿐인가. 당장 아이들이 한밤 중에 뭐라도 먹고 싶다고 졸라대면 집 밖에 걸어 나가 편의점에서 뭐라도 사 올 수 있을 만한 편의성은 있어야 '여기서 살길 참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밤이든 낮이든 아이가 배고프다고 하면 뭐라도 먹이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아닌가. 말레이시아는 차가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힘든 곳이다. 덥고, 비가 오고, 대중교통이 아무리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긴 구간을 걷는 사람들은 오로지 '해외 여행자'들 뿐이다. 집을 골랐는데 주변에 식당 하나 없으면 매번 그랩 Grab택시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얘긴데 금액도 금액일뿐더러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절대로 없어야 할 일이지만 아이가 다치거나 아플 땐 또 어떤가. 당장 24시간 클리닉이라도 뛰어가야 한다. 편의성이 좋지 못한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런 면에서 쿠알라 룸푸르는 모든 것이 월등하다. 식당이며, 쇼핑몰, 영화관부터 시작해 주거 시설, 문화 시설도 훌륭하다. 차가 없이는 생활하기 힘든 말레이시아에서 횡단보도, 인도를 통해 내가 원하는 목적지를 가장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곳은 쿠알라 룸푸르가 유일하다. 그런 면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편의성이 높은 곳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조호르 주의 주도 조호 바루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기도 하고 도시 개발이 KL보다는 못 미치기 때문에 물가는 저렴하더라도 치안, 범죄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많다. 아무리 물가가 싸고 살기는 좋다고 하나, 집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진다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쿠알라 룸푸르의 이름 있는 국제학교들 


쿠알라 룸푸르에는 유명한 국제학교들이 많다. KL 외곽 지역에 신생 국제학교가 지속적으로 신설되는 것과는 다른 결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 나라의 수도 중심가에 위치한 덕에 누릴 수 있는 편의성에 더해, 많은 학생들이 몰려드는 역사가 있는 학교들이란 점이다. 역사가 있다는 건, 그동안 다양하고 많은 학생들을 배출해 왔다는 경험이 있다는 것이며, 오랜 역사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세이폴(Sayfol), 무띠아라(Mutiara), 페어뷰(Fairview), 테일러스(Taylor's), ISKL, 브라이튼(Brighton), 이런 학교들이 유명하다. 학교별 특성은 모두 다르지만, 위에서 쓴 것처럼 대체로 한국대사관과 가깝기도 하고, 말레이시아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서 막히지 않으면 10-15분 내로 갈 수 있는 곳들이다. 도시 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기 좋은 곳들이다. 


모두 좋기만 할까? 현지에서 직접 들은 소식들


요즘 많은 관심을 받는 ISKL(The International School of Kuala Lumpur)은 미국식 교육 시스템을 가진 학교다. 학비도 굉장히 비싼 편이며, 가장 중요한 점은 부모의 워크 퍼밋Work Permit이나 은퇴이민 비자MM2H가 있어야만 입학할 수 있다. 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고 있어야 하거나, 혹은 일을 할 수 없지만 10년 기준의 장기 은퇴 이민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정착했을 경우에만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브라이튼은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된 학교라 '반짝반짝' 빛이 날 학교는 맞지만, 정통성과 체계면에서 높은 신뢰도를 갖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페어뷰는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는 있지만 최근 몇 년에 걸쳐 학비가 많이 올랐고 교육 커리큘럼이 조금 부실해지면서 '이익만 밝힌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소문도 있다. 무띠아라는 학년별로 2개 반으로 구성된 학교라 규모가 작은 편이며, 중학교부터는 학비가 껑충 뛰어 부모들의 '등골이 휜다'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스리 우따마는 고학년 선생님들이 자주 바뀐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학생들의 안정감과 교육 연계성 면에서 다른 곳보다 장점이 떨어진다. 


학교 역사로 볼 때 가장 유명한 학교들은 세이폴(1985년), 페어뷰(1978년), 테일러스(1991년) 등이며, 학생수 기준으로 세이폴, 페어뷰, 테일러스가 유사한 학생수를 갖고 있지만, 한국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그중에서 단연 세이폴이다. 사실 한국 학생이 많다고 하면 꺼려하시는 부모님들도 보았다. 다만 나는 그것이 장점이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학교에는 어떤 이유라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하게 된다. 


또한 한국 학생들끼리 서로 돕거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말레이시아에 교육 목적으로 이주하는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진짜 행복은 '적응과 어울림'이지 '고독과 이탈, 부적응'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체계가 잡혀 있고, 수준별 학습을 권장하는 학제(중학교 이상은 영어, 수학을 수준별로 수업) 덕분에,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면학분위기가 우수하고, 해외 유명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페어뷰는 IB 프로그램(국제 바칼로레아)이어서 리서치, 토론, 발표수업이 많아서 좋은 반면, 봉사 점수, 수행 평가라며 학생들이 할게 많아서 버거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마치 우리네 내신 성적과 같은 조건에서 고학년들은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세이폴, 테일러스는 O-Level 시험을 정시처럼 보는 반면, 페어뷰는 IB 체계를 따르기에 신경 쓸게 좀 더 많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테일러스는 방과 후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어 부모 입장에서는 충분히 반가울 장점을 갖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아이가 흥미를 찾을 수 있는 경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세이폴처럼 수준별 수업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거나, 수준 높은 영어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영어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예 입학에서 쓴맛을 보는 아이들도 있다는 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 KL 국제학교 승자는 어디인가? 


세이폴, 페어뷰, 테일러스 모두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암팡 쪽에서 유명하고 전통 있는 학교들인데 그중에 여러 가지 면에서 우수한 학교가 어디일까를 꼽아 본다면, 나는 결국 세이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역사가 있는 학교로서의 전통과 정통성, 안정적인 체계, 저렴한 학비 등이 매력적이고, 한국 학생들이 많다는 점, 학교와 연계된 프로그램이나 주거 환경이 한국인들이 살기에 훌륭하다는 점,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학교와 주거 지역에 모두 몰려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건별, 학년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점인 학비도 같은 학년 기준 세이폴이 가장 저렴하다. 어차피 큰돈 들여야 할 일이라지만, 가성비, 가심비 기준으로 세이폴이 결국 승자라는 뜻이다. 


세 개의 학교 중 학비가 가장 비싼 페어뷰(세이폴 기준 약 2배 정도, 고학년의 경우 1천만 원 중반 수준) 최근 학제 변경의 소문(2020년 기준, 5+5+2로 변경 예정)과 부실한 커리큘럼에 대한 부정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테일러스는 세이폴과 비교했을 때 중국계, 인도계 학생들 비중이 월등히 높다. 세이폴은 60여 개국 출신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 말인즉슨, 자녀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전 세계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부딪히며 직접 교류하고 네트워킹을 해나갈 수 있는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바야흐로, 21세기는 '네트워킹'의 세상이다. 



나도 사랑스러운 조카 세 명이 있다 보니, 내 예쁜 조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내가 여기에 머무르는 동안 돌봐줄 수도 있을 것만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든든하지 않을까 정도의 소망이다. 우리 누나도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영어 학습 프로그램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 언제, 어떻게, 어떤 학교, 어떤 과정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뿐이지,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부모들 마음은 매한가지라고 느낀다. 만약 내가 지금까지 알아본 기준으로 국제학교나 영어캠프 등을 추천해 달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단연 세이폴을 추천할 것이다. 학비도 저렴할뿐더러 여러 가지 조건에서 만족스러운 학교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세이폴Sayfol이 겨울방학 영어 캠프(보통 2주), 국제학교 연계 어학원 프로그램(4주)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진 않다. 보통 말레이시아에 어학연수로 오는 성인들의 경우는 승진과 자기 계발을 위해 직장을 휴직하거나 그만두고 6개월-1년의 과정을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은 그 나이대에 맞는 교육 과정과 단계가 있기 때문에 조금 양상이 다르다. 겨울 방학을 활용해서 2주 단기 영어 캠프, 4주 어학원 프로그램 등을 경험하러 오는 수요가 가장 많은 편이다. 보통은 1월, 2월이 가장 방문이 많다고 한다. 


세이폴 영어 캠프나 국제학교 연계 프로그램의 경우, 다른 어학연수 프로그램과 달리 국제학교와 매우 가까운 호텔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독립적으로 지내면서 편리하고 좋은 시설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이번 겨울에 '삼촌이 쏜다'며 조카들 셋을 초대해 영어 공부를 즐겁게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삼촌 최고'라는 소리를 들어보고픈 욕심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이 크게 달라진 변곡점은 바로 '영어학습'에 대한 열정이 붙었을 때였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는 기준, 타인을 보는 생각, 가치관까지 모두 달라졌다고 할까. (나의 인생 영어 학습 여정) 단순히 한 가지 언어를 남들보다 좀 더 하는 것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이 열린' 느낌을 받았더랬다. 말레이시아에서 지내기에 영어는 매일 쓰지만 요즘은 말레이어, 중국어 등 다른 언어에도 큰 관심이 생긴다. 그런 언어들을 추가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말레이시아처럼 좋은 환경도 없으니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하는 마음'이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기회라면, 주어진 시간 동안 여유를 갖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가족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말레이시아 이주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  


첫째, 아이와 부모의 생활환경이 어떤지, 둘째, 주거 환경과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지장이 없는지, 세 번째, 국제 학교 학비가 선진국에 비해선 저렴하지만, 그래도 학비나 생활비를 감당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녀가 스스로 자립해 나가면서 공부를 즐길 마음이 있을지도 아주 신중하게 살펴보는게 좋다. 


교육비나, 주거 환경, 차량 보유 등 여러 가지 조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너무 욕심부리는 것은 아닌지 등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어린 나이에 해외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등을 배우고 공부하는 데 의지와 열정이 있는지, 또 공부하는 습관이나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제대로 있는지도 꼭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실패한 유학 생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의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결정이 될 수 있는 만큼 성급하게 생각하면 안 되며, 누구나 각자에게 잘 맞고 어울리는 적합한 교육 방식이 있다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무조건 욕심으로 아이를 채근해서도, 학교 특성과 조건에 잘 맞지 않는데 밀어붙여서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형편에 맞지 않는 욕심을 내서도 안된다. 실제로 생활비, 체류비에 문제가 생겨 아이가 학교에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사례도 있었다. 조건에 맞게, 상황에 맞게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아이와 부모와 가족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모쪼록 이 글이 말레이시아에서 자녀 교육, 유학 생활 등을 고려하고 계신 모든 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21세기 에듀 컨설팅 김효숙 대표님 (지니쌤) 추가 인터뷰 ]  


Q: 대표님,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 교육 관련 에피소드에 조언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자녀 교육과 관련한 이슈는 무엇인가요?

A: 요즘은 아무래도 방학이 다가와서 그런지, 어학원 프로그램, 국제학교 영어캠프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으세요. 문의도 많고 많은 분들이 답사를 원한다는 요청도 주고 계십니다. 


Q: 대표님께서는 10년 넘게 말레이시아에서 교육 관련 컨설팅, 도움을 주셨는데 일하시다 보면 가장 힘든 부분이 어떤 건가요? 

A: 교육도 교육대로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학생이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는 동안의 안전과 편안함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비자 문제라든지, 숙소, 식단, 픽 드롭(통학) 관련해서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민국과의 관계, 학교와의 신뢰, 어학원과의 협력도에 따라서도 예상치 못한 많은 걸림돌이 생길 수 있어서, 그런 부분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게 결국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지름길이니까요. 


Q: 요즘은 인터넷이나 유튜브가 워낙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인지라, 어학원, 국제학교, 영어캠프 등 다양한 정보가 넘쳐날 텐데요, 그런 걸 참조해서 말레이시아에 오시려는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물론 좋은 정보가 많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도 시시각각 제공되기도 하고요. 다만 어떤 정보를 어떤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전달하느냐에 따라 오류가 있는 경우도 종종 있고, 부모님들이 그 정보만 믿으시고 나중에 낭패를 보시는 경우도 왕왕 있는 사례거든요. 조회수가 굉장히 높은 동영상 중에도 틀린 정보나 오래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라, 직접 알아보시는 분들은 각별히 유의도 하셔야 하고, 학교 현장을 꼭 직접 두 눈으로 보시는 현장 답사를 하실 것도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Q: 혹시 영어캠프, 국제학교 입학 등 질문을 하시는 분들, 문의하시는 분들 중에 안타까운 사례가 있거나 하진 않나요? 

A: 보통 요즘 젊은 부모님들은 정보에 아주 민첩하신 편이어서, 여러 군데 문의를 하고 비교 분석해서 결정하시려는 경향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그런 중에 이곳저곳에서 받은 정보가 섞이기도 하고, 돈이 부담이 되시는 분들은 일부 과정을 직접 해결하시려는 경향도 있어요. 예를 들면 원서 접수라든지... 그런데 그 과정에 실수가 생기거나, 오류가 한번 생겨버리면 그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때도 있거든요. 조금 아끼려고 하다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건데요, 만약 전문가를 믿고 맡기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너무 여러 군데에 문의하시거나 소통을 복잡하게 하시는 것보다 한 전문가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카운슬링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Q: 저는 이번 글을 쓰기 위해 국제학교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세이폴, 페어뷰, 테일러스, 가든스, ISKL 등의 정보를 많이 듣고 보게 됐거든요. 아는 한인 분들 중에 자녀를 이미 세이폴, 페어뷰, 가든스 등에 보내셨거나 보내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고요. 대표님은 어떤 학교를 추천하시는 편인가요.

A: 저는 꼭 정해진 학교를 추천드리진 않아요. 상담하시는 분들의 조건과 상황을 들어보고, 아이의 능력과 부모님의 경제력, 어떤 조건으로 오시는지도 충분히 여쭙습니다. 결국 조건과 상황이 맞아야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생활이 될 수 있어서요. 다만 요즘 트렌드를 볼 때 우려되는 부분은 새로운 국제학교가 많이 생겨나고 있고, 그런 국제학교로 마케팅이 이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새로운 학교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를뿐더러 어학원이나 컨설턴트와의 관계도 얕은 편이어서, 실질적인 정보,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거나 허둥지둥 댈 가능성이 없다고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저는 생활 편의성과 함께 예산에 맞는 역사와 전통 있는 학교들을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저는 제 개별적으로 이번에 15차 영어캠프를 준비 중입니다. 곧 방학이 다가오고 있으니 문의가 많은 편이고요, 겐팅 국제학교와 영어캠프로 협업하기도 했고, 세이폴과도 좋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에 오시는 분들께 당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A: 아무래도 말레이시아가 자녀 유학, 교육의 조건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낯선 나라에 오셔서 적응을 해나가야 하는 인생의 큰 변화입니다. 아이도 물론이거니와 부모님도 기본적인 영어 실력은 갖추셔야 하고, 현지인들과 어울리고 잘 지내려는 노력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인프라, 시스템, 사고방식 등이 한국과는 매우 다를 수 있으니, 처음에는 일종의 문화 충격도 있으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3-6개월이면 적응하지만 부모님께서 적응을 못하시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 경우 가족 간의 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고, 아이는 말레이시아를 떠나기 싫지만 부모님은 서둘러 떠나고 싶어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초에 자녀 유학이나 해외 생활이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고심하시고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BS 오디오천국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 

진행자 겸 작가: 이주혁 

제가 직접 진행하는 말레이시아 소개 프로그램 [그곳은 어때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진행했던 9회 차 녹음 내용입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10년 넘게 거주하신 베테랑 교육 컨설팅 전문가로서, 21세기 에듀 컨설팅의 김효숙 대표님(지니쌤)께서 해당 프로그램 구성에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말레이시아 교육 전반에 대해 현지인 Dixxon과 함께 진행한 내용으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누르신 후 팟빵에서 무료로 들어보세요. :) 


http://www.podbbang.com/ch/1772785?e=23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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