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의 짝꿍은 설탕일까 소금일까?
소서 : 양력 7월 7일경.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여름을 떠올리면 먹고 싶은 음식이 참 많다. 아삭하고 베어 물면 은은한 단맛이 물들듯 번지는 딱딱한 복숭아. 찌는 냄새부터 신나는 옥수수. 살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냉면. 남들은 더위에 입맛이 달아난다는데 나는 어쩐지 먹고 싶은 것투성이다. 늘 메뉴판이 꽉꽉 차있는 여름이지만 나에게 최고는 콩국수다.
물복(물렁한 복숭아)과 딱복(딱딱한 복숭아) 중 어떤 것이 취향인지 고르는 것만큼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다. 콩국수, 설탕파인가 소금파인가. 어디선가 지역별로 선호도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찾아보니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과 경상도에서는 소금, 전라도와 충청도 일부에서는 설탕을 넣어먹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강경한 설탕 파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설탕을 넣은 콩국수를 좋아했다. 가족들은 모두 소금을 넣어먹는다. 어째서 나만 이런 취향을 갖게 되었을까.
나에게는 한 가지 이론이 있다. 이름하여 ‘고달이론’. 고소한 것은 달달하게 먹을 것. 예를 들어 미숫가루와 콩국수는 모두 설탕을 넣어 달게 먹는다. 비슷한 이유로 나는 군고구마에 김치 조합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고달 이론에 따르면 달달한 군고구마는 고소한 두유와 함께 먹는 것이 베스트! 닭갈비 등의 요리에 들어가 있는 고구마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매우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면 삶은 감자는 꼭 소금을 찍어야 한다…
다시 콩국수 얘기로 돌아와서. 강경 설탕파인 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다양하게 맛보는 것을 즐기고 있다. 처음엔 소금을 살짝 넣어 먹다가 1/3 정도 남았을 때 설탕을 넣는다. 앞서 넣었던 소금 덕에 특히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달달 콩국수로 마지막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는다.
콩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높은 확률로 의외의 식당에서 마주치게 된다. 이를테면 해물찜이 주력메뉴지만 여름에만 특선으로 판매하는 경우! 반가운 깜짝 손님이다. 해물찜을 먹으러 갔더라도 뜻하지 않게 마주친 콩국수에 살짝 마음이 기운다. 함께 간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한 그릇 주문을 해보기도 한다. 덩달아 여름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는 건 덤.
작은 더위라는 뜻의 소서지만 느껴지는 더위는 결코 작지 않다. 어디를 가든 땀이 줄줄, 양산과 선크림은 필수다. 무시무시한 삼복더위를 앞두고 있지만 그래도 고소한 콩국수를 생각하면 괜히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콩국수는 여름에만 살짝 얼굴을 비추는 손님이니 부지런히 만나야 한다. 덥기만 한 여름을 괜히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