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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비 Jun 21. 2023

11. 사춘기와 성(性)

말하기 어렵지만 말 안 하면 더 어려운...

                                       

아이들의 사춘기를 함께 한 시간을 글로 남깁니다.



  얼마 전 둘째 아이 학교에서 <양육자 성교육> 학부모연수가 있었습니다. 푸른아우성 센터에서 강사분이 오셔서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를 둔 부모가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자리였습니다. 첫아이가 사춘기이고 둘째가 사춘기로 진입하는 시기이다 보니 어쩌면 늦었을 수 있는 교육이지만 꼭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2시간 예정이었던 교육은 쉬는 시간 없이 3시간 동안 이루어졌지만 그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집중하며 듣게 되었고 이런 교육을 받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육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춘기 아이 마주하기

1. 아이의 방은 사적인 공간이기에 허락 없이 들어가지 말 것.

  -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는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 공간을 인정해 줄 것. 그렇지 않을 경우 아이가 집 밖에서 그런 공간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임.


2. 감정변화가 심하고 공격적이고 충동적이며 성적상상을 하기 시작함.

  - 독립심이 커지는 반면 주관적 판단이 부족하지만 자립 연습 중이고 호르몬 영향이니 인정해 줄 것.


3. 사춘기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한 시간이며 힘들 때는 내 아이가 아니가 아이 친구라고 생각하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할 것.


4. 성교육은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시작하고 인위적이고 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할 것.

  - 아이에게 성에 대해 물어봐주고 아이의 정보중 비어 있는 부분만 채워주는 방향으로 할 것.



*사춘기 아이의 성교육

1. 집에서부터 성에 대한 에티켓이 필요하고 생활교육이 중요함.

  - 가족부터 서로 예의를 지키고 자연스러운 스킨십교육이 필요함. 아이와의 스킨십이 서로 불편한 때가 온다면 아이에게 의사를 묻고 싫다고 한다면 절대 하면 안 됨. 아이는 스킨십을 원하지만 부모가 불편할 때는 서운해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여 다른 스킨십을 유도하고 스킨십에 대한 보상으로 대가를 요구하면 절대 안 됨.


2. 자기의 신체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은 괜찮지만 절대 타인에게 보여주거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함.


3. 성기는 음부나 음경등 신체 부위의 명칭으로 정확히 지칭할 것.

   - '소중이'로 부른다거나 다른 명칭으로 표현하는 것은 신체 일부만 소중하거나 더 부각되어 보여 우리의 성이 왜곡될 수 있음.


4. 음란물은 불법촬영물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함.

  - 성기를 상품화하고 사람을 도구로 하는 폭력적 영상물이며 19금이 아니라 불법물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줘야 함. 영상물에 노출되었을 시 그 모습에 속지 않도록, 내면화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함.


5. 자위행위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함.


6. 건강한 성관계의 기준이 관계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성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알려줘야 함.

  - 성(性)에 대해 관계중심적이고 주체성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함.


7.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 상대의 싫다는 표현은 거절의 표현이므로 즉시 행동을 정지하고 반복하지 말도록 교육시킬 것.

  - 실수했을 때는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확실한 긍정의 표현이 아니면 모두 거절임을 인식시킬 것.

     (No means No, Yes means Yes.)


8. 아이를 잠재적인 가해자프레임에 넣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함을 명심할 것.


  교육을 받고 나서 그동안 내가 잘못알고 있던 부분,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사실 아이들과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껄끄럽고 민망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들과 꼭 이야기해야 할 주제임은 확실합니다. 어떻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화두를 던지느냐가 어렵긴 하지만요. 저는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 줬습니다. 아이들은 제 얘기를 들으며 자기가 받은 성교육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말해 주더라고요.  아이들은 성이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성을 존중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우는 중입니다. 이렇게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며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교육 도중 강사님의 이야기 중 충격적인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온라인 그루밍'이었습니다. 어플이나 SNS를 통해 아이들에게 접근하여 아이의 정보나 사진 등을 요구하며 결국엔 그것을 빌미로 더 큰 성범죄를 저지르는 행태였습니다. 그 실태가 너무나 끔찍하고 참담할 정도였고 아이들이 온라인상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에 착잡했습니다. 관련 법안들은 미흡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의 연령은 너무나 어립니다. 강사님은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성교육안에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교육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부모의 관심이 아니라 때로는 간섭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고 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30년 전 받았던 성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이 받는 성교육을 우리 부모들도 함께 받고 알아가야 함을 느낍니다.  우리 아이를 성폭력으로 부터 지켜내고 우리 아이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시대 부모들이 알아야 할 오늘날의 성교육입니다.



*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aoo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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