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kerJ Apr 10. 2024

월 천 이야기를 10번 썼더니 생긴 놀라운 변화

여전히 월 천을 벌고픈 나는 바뀌었다

내가 '그 놈의 월 천, 저도 벌어보겠습니다' 브런치북의 첫 글을 쓴 날로부터 2달이 지났다. 시작은 내가 하루에 100번 적는 목표 문장에 월 천을 넣어 쓰면서부터였다.


나는 24년에 평일 4시간 일하고 월 천 만원 이상 벌었다.


올 해 2월 1일의 나는 이문장을 100번씩 쓰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내 안에 드는 의심, 회의감 어린 생각들을 저 문장을 100번 써 가며 눌러버리는 듯한 효과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날에는 마음이 즐겁거나 가볍지 않았다. 쓰면 쓸 수록 이 문장과 아직 너무도 거리가 먼 현재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100번쓰기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오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 이럴 바엔 아예 '월 천 벌고 싶은 나'를 끝까지 파보자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게 2달 간 이 글까지 총 10개의 '월 천 버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적으면서 나는 몇 가지 변화를 겪었다.


1. 월 천으로 이루고 싶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다들 알겠지만 돈은, 월 천은 하나의 수단이다. 월 천 버는게 목표일 순 있지만 목적이 될 수는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월 천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로 무작정 월 천을 100번씩이나 적고 있었다. 아마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웠던 거겠지. 글을 쓰면서 그 부분을 발견했다. 나는 가장 가까이로는 남편에게, 가족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싶었다'. 내 능력뿐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월 천은 나에게 그 상징이었다. 너무나 흔해졌지만 여전히 누군가 '월 천 번다'고 하면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그런 수입의 기준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남편의 수입'을 넘어서는 지점이기에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그럼 나는 왜 그토록 인정을 받고 싶은 걸까? 자연히 이 질문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2. 월 천을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이 전에는 막연히 내가 '인정욕구'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글이 연재되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인정이 있어야만 안심하고 나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을 원하는 상태와 '인정이 없으면 안되는 상태'의 차이는 크다. 내가 언젠가부터 후자의 상태로 살아왔다는 걸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게 참 아프고 슬펐지만 꼭 마주해야 하는 진실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월 천을 벌기 위해 가장 우선으로 해야 되는 일이 '인정이 없으면 안되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깨닫기까지가 어려워 그렇지, 나는 해결책을 발견하고 나면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는 장점이 있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인정이 없으면 안된다는 뜻은 과하게 의존적인 상태라는 뜻이다. 그렇게 나는 '나와의 관계'를 단단히 다져가며 '홀로서기'를 연습하고 있다. 아직은 악플수준도 아닌 부정적 뉘앙스의 댓글만 봐도 발끈할 정도로 휘청이지만 내 목표는 이제 '누가 대 놓고 악의적으로 돌을 던져도' 나만큼은 나를 믿어주고 지켜주기 때문에 잠시 아파도 곧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아주 작은 것에도 깊이 감사하고 마음껏 행복해해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쉽게 나를 뒤흔들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3. 더 이상 월 천버는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괴리가 고통스럽지 않게 되었다.


2달 전의 나는 이 브런치북의 연재가 끝날 무렵에는 월 천까진 아니어도 현실적으로 바라볼만한 수준으로 수입이 좀 늘어있길 바랐다. 그런 자기계발서 같은 일이 벌어져 내가 월 천 근처까지 해낸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로 완결을 지을 수 있길 내심 원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매 달이 간당간당하다. 엄마가 무슨 명목을 붙여서든 주시려고 애쓰는 용돈이 죄송하면서도 참 다행인, 그런 수준이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달라진 건 내 마음이다. 거의 매일을 들들 볶았던 것 같다. 언제까지 이 것만 벌면서 살거냐고. 애들을 기관에 그렇게 오랜 시간 두고서 왜 아직도 이만큼 밖에 벌지 못하냐고. 분명 매일 뭔가를 하고 있지만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무능하고 안 될 사람으로 보기도 했다. 월 천을 목표로 쓸수록 현재의 내가 초라해졌다. 그러던 내가 나아가고 있는 나를 살펴준다. 그걸 넘어서 그냥 내 존재 자체로 참 괜찮다 고맙다 좋다 해준다. 여전히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이 말을 더 자주 해주려고 애쓴다. 하루의 고군분투를 가장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 나니까 나라도 힘껏 알아준다. 더 이상 나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는다. 


4. 월 천 버는 사람의 마음으로 살게 되었다.


월 천 벌게 된 내 모습을 그리면 떠오르는 장면에 내가 그 돈으로 남편에게 뭔가를 사주고 다른 가족들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 외에 내가 돈 쓰는 모습은 없었다. 내가 원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집중해서 보낼 수 있는 공간에는 당연히 돈이 들겠지만 그 공간 속에서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하면서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월 천이 아니라 월 억을 주고도 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월 억 이상의 가치를 가진 마인드셋을 먼저 제대로 갖추기로 했다. 이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내가 제공하는 상품, 서비스를 구매하면 나는 자연히 월 천을 벌게 되는 거고, 그 사람들은 아마 그럴만한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일테니까. 감사와 긍정, 기쁨의 마인드셋을 만들어가는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내가 얼마나 그간 부정적으로, 쉽게 짜증내며 살아왔는지를 마주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덕분에 더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원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돌아서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5. 월 천보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특히 남편과 돈 버는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다. 물론 지금도 한다. 다만 돈얘기만 하진 않는다. 삶의 여러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었다. 때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면서 우리가 정말 우선으로 두어야 할 가치에 대해 합의하기도 한다. 남편이 좋은 집, 쾌적하고 깔끔한 공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넉넉한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잘 알기에 나도 자꾸만 그걸 기준으로 나를 몰아갔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100번 쓰는 목표문장을 '월 천'에서 '나는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는 사람이 되었다'로 바꾸겠다고 했을 때 월 천에도 반응하지 않던 남편이 "그렇게 되면 나한테도 좋겠네"라고 했을 때 많이 놀랐다. 남편도 한편으로 나와 같은 걸 원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남편뿐만 아니라 내 컨텐츠로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다른 사람들과도 이제는 '관계'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나와의 관계'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게 되었다. 그것만큼 내 마음과 내 삶에 중요한 관계는 없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올 해 안에 월 천만원을 벌고 싶다. 다만 이제는 그 목표를 떠올릴 때 의구심이 들거나 불안하거나 조바심이 나지 않을 뿐이다. 내가 지금 이 길을 잘 걸어가기만 하면 분명히 월 천만원 그 이상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거라는 걸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월 천 시리즈 중 절반 이상의 글 다음 메인에 오를 정도로 과분한 관심을 받았다. 이 브런치북을 통해 나와 월 천 버는 이야기에 동행해 준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