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를 키우다보면 옆에서 대단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곤 한다. 특히 한 명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많이 듣는 편인데, 아무래도 한 명 키우는 것도 버겁다보니 두 명은 대체 얼마나 힘들까 하며 실제보다 더 크게 상상하게 되기도 쉬운 것 같다. 실제로 쌍둥이 육아는 2명이라 2배가 아니라 4배로 힘든 일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일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항상 4배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1/2로 느껴지는 때도 없지 않다. 오늘은 쌍둥이 육아가 4배로 느껴질 때와 1/2배로 느껴질 때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한다.
쌍둥이 육아가 4배로 힘들 때.
1. 신생아 시절
쌍둥이 육아가 4배로 힘들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신생아 때이다. 쌍둥이는 사실 임신과 출산 때부터 단태아보다 많은 위험성과 어려움을 겪곤 하지만 내 경우에는 임당관리 외엔 다행히 큰 이벤트 없이 쌍둥이치고 조산도 하지 않고 37주에 무사히 만났기 때문에 제외된다. 앞서 나에게 있어 아이들 신생아 시절은 제일 많이 죽고싶었던 때라는 글을 쓴 적이 있을 정도로 나에게 아이들 돌 전까지의 시간은 지금까지 중 제일 힘들었다.
3시간마다 두 명에게 동시에 젖병 물리는 것은 그나마 쌍둥이육아 필수 아이템 중 하나인 UFO수유쿠션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었는데 그게 잘 안 통할때는 어쩔 수 없이 혼자 둘을 안고 손과 턱으로 젖병을 고정한 채 먹이는 수 밖에 없었다. 재우는 것 역시 최고 난관 중 하나였는데 남편과 둘이 있을 때는 한 명씩 안을 수 있었지만 혼자 있을 때에는 둘을 눕혀놓고 토닥거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둘이 한명씩 맡아서 재워도 지치는 일을 혼자서 둘을 재우려니 참 막막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2. 외출할 때
우선 외출준비 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한명도 잡아 놓고 기저귀 갈고 옷 갈아입히고 양말과 신발신기고 하는게 쉽지 않은데 둘 데리고 나갈 짐을 챙기는 것부터 둘 다 준비시키는 것까지 하다보면 그냥 다 때려치고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든다. 외출을 해서도 난관은 계속된다. 차라리 못 걸을 때는 유모차를 태우거나 (물론 유모차로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것대로 힘들지만..) 안고 업고 하면서 데리고 다니면 되는데 둘 다 걷고 뛰고 하기 시작하니 잘 안기지도 않고 자기들 가고픈대로 움직이는걸 통제하고 계속 따라다니면서 데리고 다니는 게 어지간한 운동 뺨치게 에너지가 든다. 이것 역시 성인이 2명 이상 있으면 각각 맡아서 커버하면 되지만 늘 그럴순 없는 법... 하원을 혼자서 해야되는 나로서는 둘을 한꺼번에 데리고 나와서 차에 태우는 것부터가 미션이 된다.
3. 둘이 동시에 요구할 때
둘 다 안아달라고 하거나 둘이 서로 다른 것을 한번에 요구할 때는 참 식은땀이 난다. 둘 다 안는건 신생아 땐 무겁진 않아도 목을 가누지 못하니 조심스러워서 자세가 힘들어지고 커가면서는 실제로 무게가 많이 나가서 버거워진다. 두 돌이 지난 지금도 혼자 있는데 둘이 동시에 안아달라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면 잠깐이라도 안아줘야 지나가는데 거의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느낌으로 끙차 힘을 주고 일어나야 한다. 자칫 허리가 아작나기 쉬운 순간이라 더 무섭다. 둘이 서로 다른 책을 읽어달라 할 때에는 차라리 쉽다. 누구든 먼저 내민 책부터 순서대로 읽어주면 둘 다 무릎에 앉아 잘 듣는데 문제는 한 명은 책 읽어달라 하는데 나머지 한 명은 자기와 어딜 가자고 손을 끌어당길 때다. 꼼짝없이 둘 중 하나는 실망시켜야 하고 실망한 한 명의 울음보를 견뎌야만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달래도 자신의 요구가 좌절되는 순간의 울음을 완전히 피할 순 없다. 무엇보다 몸이 두 개가 아니어서 둘 다의 요구를 한번에 들어주지 못하는 한계가 느껴져서 나도 속상하고 답답해진다.
쌍둥이 육아가 1/2배로 느껴질 때.
1. 둘의 상호작용을 볼 때
신생아 때는 둘이 붙여놔도 서로를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하나의 장애물로 여길 뿐이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서는 돌이 되기 전부터도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한다. 그 상호작용이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고 때로는 뺏고 뺏기기도 하고, 서로를 견제하면서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챙기고 아껴주는 상호작용을 볼 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듯 뿌듯하고 기특하다. 이 상호작용은 자라면서 점점 다양해지고 구체적으로 변해가는데 그것도 참 신기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김을 두 장 가져가서 나머지 한 명에게 하나를 건네줄 때, 앉을 의자를 가져오는데 자기 것보다 다른 한 명의 의자를 먼저 가져와줄 때, 서로 안아줄 때, (때리고 나서) 미안하다고 할 때, 심지어 최근에는 말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말이 빠른 친구가 나머지 아이에게 '베베(참외를 잘못 발음한 것)아니야~ 참외 해봐~' 하고 가르쳐주기까지 하는 걸 보고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2. 엄마 아빠 없이 둘이 놀 때
1번이랑 비슷할 수도 있는데 1번은 보기에 참 뿌듯하고 기특해서 배부른 마음이 든다면, 2번은 실질적으로 내 몸이 편해진다. 둘이라 나에게 동시에 요구할 때도 있지만 둘 다 나를 찾지 않고 서로가 대상이 되어 놀 때도 있는데 그 때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나름 자유의 몸이 된다. 그럴 때는 주로 집안일을 하게 되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육아 중에는 쉼처럼 느껴져서 좋다. 만약 내가 한 명만 키웠다면 내가 온전히 아이의 대상이 되어 혼자 노는걸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같이 있는 내내 아이와 놀아주고 상호작용을 해줘야 할걸 상상해본 적이 있는데 상상만으로도 조금 아찔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힘들 때는 3개, 덜 힘들 때는 2개라 결론적으로 힘든 게 더 커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잘 보면 신생아 시절은 죽을만큼 힘들어도 결국 끝이 있는 시기라 이미 지났고, 외출할 때와 둘이 동시에 요구할 때도 그 순간에는 힘들고 난감해도 조금씩 스킬이 늘면서 나아지는 부분이 있다. 나는 아직 두 돌까지 키운지라 장단점을 이만큼만 알 뿐이라 키워나가면서 새로운 장단점을 알아나가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만으로 얘기하자면, 나는 애를 안낳는 옵션을 제외하고는 한명 육아보단 쌍둥이 육아를 택할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위에도 은근히 쌍둥이 낳는게 로망이라는 지인들이 많은데 동시에 쌍둥이 육아는 참 험난하고 두렵게 느끼는 것 같다. 그 지인들을 포함해서 쌍둥이 육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한 마디만 해주고 싶다. "쌍둥이 육아는 4배로 힘들 때가 있지만, 8배로 기쁠 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