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부터 엄마, 아빠 껌딱지가 된 아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략 1주일 정도 전부터 였던 거 같다. 홍시가 아주 조금씩 엄마한테 강한 애착을 보이기 시작했다. 잘 놀다가도 정양이 눈 앞에서 사라지면 홍시는 정말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보면 정양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홍시도 화장실 문 앞으로 따라가서 주먹으로 화장실 문을 계속 노크하면서 그 앞에서 울면서 기다리고 있는다. 내가 옆에 있어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했다.
그리고 잘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목욕을 시키고 정양한테 전달하면, 정양은 홍시를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 옷을 입히고 로션을 발라주곤 했었다. 그리고 그다음엔 정양이 홍시를 재울 때도 있고 바통 터치해서 내가 재울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바통 터치해서 내가 재우려고 들어가고 정양은 인사하고 방에서 나올라하면 세상 서럽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운다.
이렇게 처음에는 엄마에 대한 애착만 보이다가 이제는 내가 눈앞에서 사라져도 울기 시작한다. 물론 엄마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하긴 하지만, 확실히 이제는 엄마, 아빠에 대한 애착이 강해 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홍시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육아 책을 보면서 중간중간 아이가 엄마, 아빠한테 강한 애착을 보이는 시기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갑자기 엄마, 아빠 껌딱지가 되어버리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아침이나 저녁시간에 엄마, 아빠 껌딱지가 되는 건 크게 상관이 없었다. 옆에 최대한 있어주면서 놀아주면 되기에 '홍시가 힘들어하는 시기이니 잘 놀아줘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문제는 밤에 자는 시간이었다.
홍시는 태어나서 나와 정양과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잠든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같은 방이지만 아기침대에서 따로 재워서 수면교육을 시켰고, 생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홍시 방을 만들어줘서 수면습관을 만들어 주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다행히 홍시는 잘 적응해 줬고, 항상 밤에 깨지 않고 8-9시간씩은 쭈욱 잤었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홍시가 새벽 4시쯤 깨서 엄마, 아빠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엔 홍시가 배고프거나, 목말라서 새벽에 깨서 우는 건가 싶어서 물, 우유도 먹이고 떡뻥도 줘보고 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잠에서 깬 홍시한테 물이나 우유를 조금 마시게 한 다음 옆에서 토닥토닥해주면 바로 다시 잠들기는 했다. 하지만 잠들고 나서 잠시 후 조용히 방에서 나오려고 하면 정말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다시 일어나서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벽 4시에 깨다가, 요새는 밤 12시, 새벽 2시... 정해진 시간 없이 아무 때고 눈을 떠서 엄마, 아빠를 찾는다. 이런 패턴을 1주일간 반복해보니 홍시가 밤에 잠을 깨서 엄마, 아빠를 찾는 게 배고프거나 목이 말라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낮시간에도 그렇고 아마 홍시는 지금 엄마, 아빠가 옆에 필요한 시기인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랑 정양은 맞벌이 부부이기에 홍시가 지금과 같이 밤에도 엄마, 아빠를 찾는 껌딱지 시기가 오래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홍시가 지금 엄마, 아빠를 찾는 데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랑 정양이 육아 발달 전문가는 아니기에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시기에 강제적으로 엄마, 아빠와 떨어져 있는 훈련을 시키는 것보다는, 옆에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줘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최근에 읽었던 육아서적이 발달심리학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아마 거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관련 서적을 좀 찾아볼 생각이다. 물론 내가 공부한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해답을 찾는다는 확신은 없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찾아봐야 부모로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