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공짜는 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말은 한때, 내 삶의 방향이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
상을 받은 적은 있었어도,
추첨으로 무언가에 ‘당첨’되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내 손은 그야말로 '똥손'이었고,
노력하지 않은 어떤 공짜 선물도
내게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너무도 익숙한 이 말씀조차
입술로는 중얼거리면서도
마음으로는 스쳐 지나가곤 했다.
‘구하면 주시겠지.
안 주신다면,
그건 하나님 뜻이 아닌 거고.’
믿고 있었지만,
어쩐지 이 말씀만은
내 이야기가 아닌 듯함 거리감.
하나님의 임재를 믿으면서도
그 말씀은 긴가민가했다.
‘복이 오지 않으면, 올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더 필요한 사람을 위해
포기해야 할까?’
그렇게 말씀 앞에서
머뭇거리던 내게
하나님의 음성이 다시 다가왔다.
“하나님은 빛이시라,
그에게는 어둠이 조금도 없으시다.”
하나님은 단 한 번도
대충 넘기신 적이 없는 분.
정확하시고, 분명하시며,
거룩하신 하나님.
그렇기에 “주신다”는 약속 또한
어정쩡하지도 애매하지 않았다.
가장 알맞을 때에,
정확하게,
반드시 이루어질 약속이다.
그러나 그 약속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주겠느냐.”
주시는 이는 아버지요,
받는 이는 ‘아들’이다.
누구든
그게 아들이라면, 딸이라면,
비록 한때 멀리 떠나 있었더라도
진심으로 돌아와
회개의 마음으로 아버지를 찾는 자라면,
그분은 반드시 주신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너, 딸 맞아?’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딸’이야?'
그리고 조심스럽게
작은 고백 하나를 꺼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굳게 믿어왔던 내 삶.
'아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있었다.'
내가 스스로 찾아냈다고 믿었던 사랑,
내가 기도하고 구했기에
주어진 줄 알았던 은혜,
그 모든 것은
내가 이룬 ‘당첨’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를 향해 주어진
**아무 조건 없는 공짜의 은혜**였다.
내가 아무리 노력했어도,
내가 아무리 애썼어도,
그 사랑은 애초부터
값없는 선물이었다.
밤새 태풍이 지나가고,
바람에 휘청이던 나뭇가지도,
창을 두드리던 빗소리도 멈춘
이 고요한 아침, 이 하루도,
아무 대가 없이 내게 주어진 선물.
그리고,
이 자리의 주인은 여전히
나의 아버지이셨다.
그분은
나의 하나님이시며,
공짜의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