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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Apr 25. 2024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중국생활

고등학생 때 나의 몸무게는 생애 처음 보는 무게를 달성하고야 말았다. 신체검사 시간이었다.  내 앞의 친구가 몸무게 측정을 하고 내 차례가 되어 올라갔다. '선생님 이거 이상한데요? 앞 친구 바늘이 영점이 오기 전 제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다시 측정해도 되겠습니까?." 결과는 동일했고 세 자리였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고 있는 것 같았다.


졸업하면서 살을 빼기 시작했고 군대 제대 후에는 최고대비 20킬로 이상 감량을 할 수 있었다. 그 뒤에도 나의 살들은 운동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였다. 운동을 하면 효과가 바로 보였다. 무엇보다 옷이 몸에 맞아서 편하고 좋았다. 20,30대에는 살과의 밀당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40대가 되고 예전과 같이 운동을 하였지만 좀처럼 효과가 없었다.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으니 실망하게 되고 포기하게 되는 날들이 많아졌다.


우리의 영원한 숙원 다이어트는 참 하기도 힘들고 유지하는 건 더더욱 힘들다. 나 역시 과체중과 지방간을 유지하고 있고, 각종 성인병 방지를 위해서라도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나이가 듦에 따라 몸이 예전 같지 않다. 20,30대 했던 운동량을 해봐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 과체중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바지 허리춤은 단추가 아닌 나일론, 양복은 허리 벨트는 고사하고 단추를 풀러야 했다. 그러니 더워도 윗 옷은 벗지 못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으로 이직하면서 아내는 아무거나 먹지 말고 웬만하면 밥을 해 먹도록 하라고 하였다. 특히 중국에는 기름진 음식이 많으니 살이 찌기 쉬울 것 같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이곳에 와서 먹어보니 기름진 음식과 튀김요리도 많았고, 면종류의 음식도 많았다. 먹고 나면 속이 더부륵해서 탄산음료를 찾게 되거나 맥주를 마셨다. 이대로 먹다가는 다시 세 자리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침은 사과, 당근, 양배추, 삶은 계란으로 정했다. 시리얼은 매일 먹지 않고 가끔 먹고 있다. 점심은 당근, 양배추, 사과에 물을 넣어 갈아서 먹고 있고, 저녁은 밥을 해 먹는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배가 고픔을 느끼지만 차를 마시면서 견디고 있다. 3개월을 이렇게 먹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그렇게 운동을 해도 빠지지 않던 살들이 무려 7.5킬로가 빠진 것이다. 이곳은 중국 남부지역이라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야외운동은 자주 하지 못 했다. 운동량은 조금 적어졌고 식단은 많이 변하였다. 식습관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중국음식을 못 먹는 것도 아니고 나름 입에 맞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 먹기에는 뭔가 불편하기도 했고 탄산음료로 느끼함을 달래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식단을 바꾸게 되었다. 예전과 다른 환경이라면 주위에 식사를 제외한 간식을 두지 않았다. 쉽게 먹을 수 있었던 간식이 내 주위에 없고, 누군가 옆에서 먹어서 덩달아 먹게 되지도 않은 환경이 다른 점이다.


환경이 변하여 먹는 식습관에 변화를 주었더니 다이어트의 효과가 있었다. 직접 경험하고 보니 나이가 들수록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왜 하지 못 했을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유지할 수 있을까' 묻는다면 환경이 변하면 장담할 수 없지 않을까. 그동안 뚱바오로 살았는데 이제는 필명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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